디스프레드 리포트: 무기한 선물 DEX 춘추전국시대 (下)
디스프레드 리포트: 무기한 선물 DEX 춘추전국시대 (下)
오라클 및 오더북 기반 탈중앙화 무기한 선물 거래소 / Written by Earl Cho, Research Associate

1. 오라클 기반 무기한 선물 DEX 서론
오라클 모델은 외부의 시장 리더로부터 자산의 시장 가격 (오라클)을 그대로 빌려와서 거래 가격에 사용하는 트레이딩 엔진입니다. 즉 AMM, 오더북과는 다르게 가격 발견 메커니즘을 스스로 구축할 필요 없습니다.
따라서 오라클 거래소에 관해서는 트레이더를 “테이커”, 유동성 공급자 (LP)를 “메이커”로 간단히 구분하여 호칭하겠습니다.
각 프로젝트단의 전략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오라클 가격을 그대로 마켓 임팩트 없이 체결할 수 있으므로 매우 테이커 친화적인 네이티브를 기반으로 합니다. 테이커가 주의해야 할 부분은 주문을 넣은 시각과 블록이 생성될 때까지의 시간차가 발생하므로 해당 시간 차이로부터 발생하는 슬리피지가 유일합니다.
그리고 다른 트레이딩 엔진에 비해 테이커가 유리함을 가진다는 뜻은 동시에 그 리스크를 메이커가 짊어져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마켓 임팩트 없이 메이커의 모든 자산을 다 가져가지 못하도록 안전장치 (ex. 스프레드, 최대 주문 허용량 등)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오라클 왜곡을 통한 익스플로잇을 행동할 수 있는 주체는 테이커이므로 메이커가 해당 리스크 또한 가져갑니다. 따라서 불리할 수 있는 메이커를 위해 프로토콜은 해당 포지션을 위해 높은 요구 수익률을 준비해야 합니다. 단, 올바른 가격을 지속 발견하기 위해 프로토콜이 지출하는 것은 오라클 가격 피드 비용에 불과하므로 쉐어받을 수 있는 프로토콜 수익이 많아 해당 요구 수익률을 충당하기 용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개념적으로는 테이커 친화적으로 많은 유저 (트레이더)를 모으는 것을 필두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여 비교적 높은 거래 수수료를 발생시킴으로써 유동성 공급자의 니즈를 충족하는 순서로 비즈니스가 구축됩니다.
단점으로서는 이론적으로 제3자의 시장 리더가 만들어내는 시장 가격을 팔로우하여 거래 가격을 발견하므로, 스스로가 시장 리더가 될 수 없다는 한계점을 들 수 있습니다. 물론 바이낸스를 필두로 CEX가 95% 이상의 거래량을 점유하는 현 단계에서 걱정할 부분은 아니며, DEX로의 시프트가 일어나고 나서 모델 수정을 계획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모든 프로덕트가 오라클에 의존하므로, 오라클에 문제가 생길 경우 프로토콜의 존망이 위협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라클 위험에 대한 대책의 유무가 프로토콜의 질적 요소를 판단하는 중요한 함수 중 하나입니다.
2. 오라클 기반 무기한 선물 DEX 프로젝트
2.1. GMX
오랫동안 모두의 기대를 한몸에 받아온 현물 & 마진 탈중앙화 거래소입니다. 레버리지 트레이딩을 제공하나, 선물 계약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 LP의 유동성을 차입하는 방식인 마진 거래를 통해 레버리지를 실현합니다. 따라서 엄밀히는 무기한 선물 DEX라고 할 수 없지만, 오라클 기반 DEX라는 장르를 개척한 동시에 현재 온체인 거래를 리드하고 있는 GMX를 건너뛰고 이야기를 풀어나갈 순 없습니다.

그림 1. 23년 1월 31일 기준, 90일간 디앱 별 매출액 비교 (출처: 토큰 터미널)
GMX는 근래 굉장한 거래량을 바탕으로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현재 리테일 투자자가 주요 시장 참가자인 온체인 환경 특성상, 테이커 친화적인 트레이딩 경험이 이목을 끌면서 트레이더가 모이게 된 것이 주된 요인으로 보입니다. 또한 실제 사용자의 함수인 거래량이 성장을 견인함으로써 LP 유인을 위한 보상을 충족시켜줄 수 있었으므로, 유동성을 부트스트래핑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2022년부터 아비트럼 등 롤업 기반의 레이어2 생태계가 주목을 받으면서 자본의 유입이 이루어졌으며, 아비트럼 오딧세이까지 겹쳐져 이 모든 순풍이 GMX가 무분별한 토큰 발행 없이 닭과 달걀의 문제를 해결하는 조력자가 되어주었습니다.
심지어 그림 1에 표시된 GMX 매출 규모는 사실 거래 수수료에서 LP 보상 (거래 수수료의 약 70%)을 제외한 매출 총이익에 해당합니다. 이에 반해 dYdX 매출의 경우, 매출원가를 토큰 발행 ($DYDX)으로 처리하므로 이를 차감하지 않은 수치가 매출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거래 수수료 발생 액수 자체는 이미 GMX가 dYdX를 앞지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 2. GMX 발생 수수료 및 매출 (출처: 토큰 터미널)
다시 말해서 GMX에서 제공하는 LP 보상 비용은 실제로 발생한 거래 수수료의 70%를 나눠주는 것으로 유동성 보상을 해결합니다. $GMX 발행으로 해결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는 단기 투기적 유동성이 아니며 높은 거래량을 기반으로 한 실제 거래 수수료를 통해 비용을 충당할 수 있기 때문에, 요즘 자주 언급되는 “Sustainable Real Yield”의 대명사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거래 수수료라는 수익 모델이 뚜렷한 동시에 토큰 발행을 통해 비용을 처리하지 않으므로 명확한 가치 평가가 가능한 프로젝트는 투자자의 이목을 끌기 매우 유리합니다. 그리고 GMX는 거래 수수료부터 남은 30%의 매출을 그대로 거버넌스 토큰 스테이커에게 분배합니다. 즉 가치 획득 로직 또한 매우 뚜렷합니다. 따라서 유동성 공급자보다는 매출 쉐어율이 낮으나, 한정된 발행량을 바탕으로 미래에 발생할 거래량의 지속적인 상승분을 획득하고자 하는 알기 쉬운 유인이 $GMX 홀더를 보다 다이아몬드 핸드로 만들어 왔습니다.
물론 성장의 동력이 다한 가치주처럼 이익을 모두 배당하는 것이 장기적인 판단으로 적합한지에 대한 논의는 있으나, 사업 확장 및 신사업 개발에 대한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한 이 산업에서 재투자 혹은 이익 실현의 선택지를 주는 것은 홀더에 대한 로열티로 생각되기도 합니다.
또한 디파이 산업 특유의 “결합성”이 가장 잘 활용된다면 별도의 사업 직접 투자 없이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결합성을 토대로 GMX의 사업이 원활하게 확장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GMX의 유동성 공급자 포지션인 $GLP를 활용한 다양한 결합 사례입니다.
$GLP는 GMX 트레이더로 하여금 레버리지 거래를 가능하게 하도록 자산을 빌려줄 수 있는 여러 자산이 섞여 있는 풀 토큰입니다. 유동성 공급에 대한 보상으로 프로토콜로부터 거래 수수료와 트레이더로부터 차입 수수료를 받으나, 변동하는 위험 자산 비율에 대한 베타 불확실성과 높은 스테이블코인 비율이 해당 포지션을 애매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림 3. $GLP 구성 요소 (출처: GMX)
이에 대한 해결책은 다른 프로젝트가 먼저 제시했습니다. 예를 들어 레이지 트레이드 (Rage Trade)가 유동성을 공급받기 위해 개설한 Delta Neutral Vault의 Risk-On Vault는 남는 유동성을 GMX에 제공하여 $GLP 포지션을 갖으나, $ETH와 $BTC의 가격 변동은 헷지합니다. 즉 GMX는 별도의 조치 없이 델타 중립 $GLP 포지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물론 GMX가 해당 포지션을 직접 제공했다면 레이지 트레이드에 유동성을 일부 뺏길 필요가 없었을 것이나, 결과적으로 상부상조임은 틀림없습니다.
$GLP 포지션 홀더를 위해 추가적인 선택지를 제공해 주는 결합성 사례 또한 있습니다. 존스다오 (JonesDAO)는 $GLP를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차입한 후 $GLP를 추가로 매수하는 마진 레버리지 포지션 볼트를 구축하여 추가적인 일드와 더 높은 포지션 베타를 제공합니다. 도펙스 (Dopex)는 $GLP를 활용한 옵션 상품을 계획하고 있으며, $GLP 포지션의 헷징 혹은 추가적인 수익을 더욱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레이지 트레이드와 존스다오가 출시한 $GLP 볼트 모두 순식간에 예치량이 한도에 도달하였으며, 특히 존스다오의 경우 다른 모든 볼트의 TVL을 합한 값 보다 $GLP 볼트 하나의 TVL이 현재 더 높습니다. 이와 같이 결합성이 십분 활용됨으로써 GMX에는 더 많은 유동성의 유인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존스다오 등은 기존의 GMX 유동성 제공자를 온보딩 할 수 있으므로 상부상조입니다.
2.2. GMX 리스크
1. 마진 트레이딩 모델
(1) 펀딩 비용이 아닌 차입 수수료
GMX는 마진 트레이딩 모델을 사용하여 레버리지 거래를 실현하므로 트레이더는 유동성 공급자에게 차입 수수료를 지불하게 됩니다. 따라서 롱과 숏 모두 포지션 유지를 위한 비용이 양수에 해당하며, 거래 체결 가격인 오라클 가격은 현물 가격을 기반으로 하기에 숏 포지션에 대한 유인이 선물 거래에 비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레버리지 거래 특성상 헷지를 위한 숏 포지션 수요가 많으나, 이에 대하여 현-선물 차익 혹은 펀딩 수익을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별도의 오라클 기반 무기한 선물 DEX에 의해 시장 점유율이 넘어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롱 숏 불균형이 발생할 우려가 있으며, 롱 포지션을 위한 유동성만이 지속적으로 메마르게 될 경우 Utilization Ratio 유지를 위한 현물 거래 수수료 책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로 슬리피지 및 제공된 유동성 이상의 차입이 불가능한 모델로서 리테일을 위한 테이커 친화적 성격을 고려하면 기관을 위한 거래소와는 역할을 달리하게 되어 해당 항목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기관의 유동성 및 거래량은 오더북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현상 유지를 고려하면 더욱 그러합니다.
(2) 한정적 거래 자산 온보딩
순수한 현물 유동성을 기반으로 레버리지를 제공하므로 새로운 거래 자산을 온보딩 하기 위해선 유동성 풀에 해당 거래 자산이 추가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거래 자산의 확장은 한정적이며, 롱테일 자산의 레버리지 거래 지원은 더욱 어렵습니다. 물론 오라클 기반 거래소 자체적으로 오라클 조작을 통한 유동성 탈취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므로 거래 가능한 자산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2. 오라클
GMX는 체인링크의 서포트를 받으며 높은 거래량을 가진 거래소의 가격 정보를 직접 가져오는 자체 오프체인 오라클이 사용됩니다. 따라서 오라클 인프라가 어떻게 구축되어 있고, 어떻게 계산하는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외부의 오라클에 의존하는 것 자체에 위험을 제기할 수 있지만, 중앙화된 오라클에 의해 유저는 GMX 오라클을 신뢰해야 한다는 과제가 뒤따릅니다.
2.3. 다른 오라클 기반 무기한 선물 DEX
GMX의 마진 트레이딩에 대한 한계점을 해소하기 위해 등장한 여러 오라클 기반 무기한 선물 DEX가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 gTrade (Gains Network)가 있으며, 현재 테스트넷을 운영 중인 유니웨일도 이에 해당합니다.
해당 모델은 실제 유동성을 차입 & 상환하는 것이 아니라, 선물 계약의 방식으로 포지션 종료 시 P&L만을 트레이더와 유동성 공급자가 스테이블코인으로 차익을 주고받는 형식입니다. 이로부터 차입 수수료가 아닌 기존 무기한 선물 시장에서 사용되는 펀딩 비용 형식을 도입할 수 있습니다.
유동성 공급은 100%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트레이더가 이익을 내면 해당 이익분 만큼 유동성 풀이 줄어들고, 트레이더가 손실을 입으면 그만큼 풀에 더해지는 모델은 GMX와 동일합니다. 따라서 유동성 공급자는 트레이더의 반대 포지션을 수동적으로 잡아주는 베타 중립 마켓 메이커 포지션을 명확하게 가져갑니다. 크립토 시장 참가자라면 모두가 높은 리스크 프로파일을 가진다는 개념은 언제까지나 유효하지는 않을 것이기에, 델타 중립의 니즈를 충족하면서 패시브 알파를 제공하는 포지션은 분명히 수요가 있을 것입니다. 또한 해당 포지션은 그에 더해 거래 수수료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초자산의 유동성을 공급받을 필요가 없으니, 비교적 온보딩 할 수 있는 자산이 다양하다는 장점도 가져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로 슬리피지 슬로건을 계속해서 내세우는 GMX와는 달리, 프로토콜 자체적인 계산식을 통해 스프레드를 부과하여 가상의 마켓 임팩트를 반영하고자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는 테이커에게는 불리하나, 메이커에게는 유리하기에 유동성을 다지는 것과 프로토콜의 안전성에 기여할 수 있는 항목입니다.

그림 4. 마켓 임팩트를 적용하기 위한 스프레드 계산식 (출처: Gains Network 미디엄)
거래 자산 별 고정 스프레드에, 위의 계산식과 같이 플랫폼에 존재하는 미결제 약정과 시장 리더 (ex. Binance)의 유동성 깊이의 함수로 변동 스프레드가 더해지는 방식입니다. 오라클과 마켓 임팩트를 악용하여 프로토콜에 끼칠 수 있는 잠재적인 악영향을 최소화시킴으로써 공급받은 유동성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의도입니다.
순전히 차입할 수 있는 자산의 유동성을 한도로 레버리지 트레이딩을 제공하는 GMX와는 달리, gTrade와 유니웨일은 P&L 만을 주고받기 때문에 제공받은 유동성 대비 포지션 총 명목 금액에 대한 자유도가 높습니다. 이로부터 자본 효율성을 높게 확보하는 대신 스프레드와 같은 안전장치가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GMX가 가상의 유동성이라는 개념에 한계를 포착하고 실제 유동성만을 사용하기로 한 프로젝트이기는 하나, 자본 효율성에 대한 도전은 계속되는 모습입니다.
추가적인 GMX에 대한 차별점으로, 이들은 공개적으로 제3의 탈중앙화 오라클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gTrade의 경우 체인링크를 사용하며, 유니웨일은 더 나아가 피스 네트워크와 체인링크 등 여러 가지 오라클 소스로부터 데이터를 집계하여 단일 실패 지점 위험을 보완하고자 하는 로드맵을 제시했습니다.

그림 5. GMX, gTrade, Uniwhale 세부 모델 비교 (출처: 유니웨일 미디엄)
GMX에 대한 여러 가지 차별점을 제공하며 등장한 오라클 기반 무기한 선물 DEX이나, 온체인 시장 참가자로부터 충분한 채택을 받을 수 있는지는 두고 봐야 할 것입니다. 이미 레버리지 트레이딩 플랫폼의 리더로 자리 잡았으며, 스프레드조차 부과하지 않는 GMX를 넘어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인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라클-선물 계약 기반 DEX가 당장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부분으로, GMX는 자본 효율성의 한계를 가진다는 것을 공략할 수 있겠습니다. GMX는 $GLP 포지션 및 다양한 결합성 통해 많은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으나, 여전히 높은 레버리지를 통한 대량의 거래를 소화하기 힘든 현물 유동성 차입 모델이라는 점은 명확합니다.
2023년 1월 25일 기준 GMX에서 현재 대표 거래 자산인 $ETH의 Utilization Ratio (차입률)가 78.7%에 달하며, 달러 기준 $121m 상당의 $ETH 풀 대비 차입 가능한 $ETH가 $25m뿐 입니다. 리테일 테이커에게는 최적의 플랫폼이나 이 정도로는 몇몇의 고래 트레이더조차 수용하기 어렵습니다.
그에 반해 선물 계약을 기반으로 P&L을 정산하는 gTrade와 유니웨일은 공급받은 유동성 이상으로 레버리지 거래에 대한 마켓 메이킹이 가능하므로, 자본 효율성이 높습니다. 스프레드는 부과되나 높은 자본 효율성으로 대량 거래를 수용할 수 있는 메커니즘과 베타 중립 마켓 메이킹 포지션이라는 유동성 공급의 낮은 진입 장벽으로, 고래 리테일을 주요 타깃으로 GMX의 우위를 점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오더북 기반 무기한 선물 DEX 서론
모두에게 친숙한 트레이딩 엔진인 오더북은 AMM 및 오라클 기반 거래소와는 달리 별도의 장황한 설명이 필요 없었고, 가장 자연스럽게 리테일과 기관 모두에게 선호되는 모델로서 자리 잡아 왔습니다.
기본적으로 오더북 플랫폼은 장부만을 제공하고, 테이커와 메이커 간의 만남을 주선하는 브로커리지 모델을 기반으로 합니다. 유동성 공급자에 해당하는 메이커는 액티브한 마켓 메이킹 및 헷징 전략이 요구되어 일반 리테일은 유동성 공급에 참여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역으로 기관 및 전문 트레이더에게 알파가 주어진다는 것을 의미하여 온체인 시장에도 풍부한 유동성이 공급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와 전통이 깊은 오더북이라는 트레이딩 엔진을 온체인에서 구현하는 것은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유니스왑보다도 한참 먼저 탄생한 2017년 초창기의 온체인 오더북 기반 거래소, IDEX 및 이더델타는 오더북 갱신 주기가 이더리움 블록 생성 주기에 한정되어 굉장히 불편한 트레이딩 경험에 봉착했었습니다. 또한 지정가 주문을 제출하거나 철회하는 데 있어서 매번 지불해야 하는 가스비라는 비용으로부터 결국 CEX 트레이더와 마켓 메이커의 채택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오더북 거래 시스템은 온체인에 합당하지 않은 모델로 여겨졌고, AMM을 선보인 유니스왑이 에어드랍과 함께 조명을 받기 시작하며 현재까지 온체인 거래 표준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현선물 거래를 원하는 온체인 유저들로 하여금 친숙함과 낮은 진입장벽을 제시해 줄 수 있고, 심지어 기존 전문 트레이더의 알파 마켓 메이킹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오더북이라는 보물은 지속적으로 개발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온체인에서 오더북을 실현하기 위해 가장 먼저 고안된 방법은 바로 오프체인 오더북이었습니다. 블록 생성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빠른 속도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중앙화된 주체가 오프체인 (AWS)에서 오더북의 갱신과 테이커/메이커 주문끼리의 매칭을 해결하고, 거래의 기록 및 P&L의 정산만을 블록체인에 기입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사실 해결책이라기보다는 트레이드-오프였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해당 트레이드-오프는 탈중앙화 거래소라는 정체성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는 단점을 수반합니다. 기존의 CEX 대비 탈중앙화 거래소가 가지는 비교 우위 중 하나인 중개인 위험을 포기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정보의 비대칭이 유발하는 중개인 위험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지만, 중앙화된 오프체인 오더북의 문제는 해당 오더북에서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오더북에 존재하는 유동성이 시장 원리에 따른 실제 유동성인지 거짓 유동성인지, 그리고 중앙화된 주체에 의한 프론트 러닝은 발생하고 있지 않은지를 파악할 수 없으며 플랫폼을 “신뢰” 해야한다는 과제에 봉착합니다. 더욱이 탈중앙화되어 있지 않으니 검열 저항성 또한 걱정해야 합니다.
다행히 비수탁형 및 무허가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수탁 위험과 Unbanked 문제의 해결이 가능하며, 중개인 비용 또한 제거할 수 있으므로 해당 모델에 의의는 있습니다. 따라서 마지막 과제인 “탈중앙화 혹은 온체인 오더북” 의 실현을 기술의 발전으로 달성할 수 있다면 오더북 모델은 곧장 탈중앙화 거래소의 엔드게임 후보로 등극할 수 있습니다.
온체인 환경에 최적화된 모델을 찾기 위해 새롭게 탄생한 AMM 모델의 경우 누구나 거래를 위한 풀을 생성하고 마켓 메이킹에 쉽게 참여할 수 있어 부트스트래핑이 용이하고, 시장 참가자 모두가 동등한 위치에서 시장을 만들어간다는 철학이 있습니다. 대신 x*y=K 특성상 대량 거래에 대한 스케일링을 만족하기 어려웠으나, 집중화된 유동성 혹은 가상 유동성 등 자본 효율성의 업그레이드에 대한 시도가 계속되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오더북 모델의 경우 마켓 메이커 역할 군을 담당하는 주체가 확연히 구분되나, 이미 주식 시장과 중앙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검증된 엔진으로서 온체인에 적응해나가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각자 다른 시작점에서 발전을 기하고 있으나, 탈중앙화 거래소의 엔드게임을 목표로 한다는 방향은 동일합니다. 어느 모델이 과연 온체인 시장 가격을 이끄는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할 것입니다.
4. 오더북 기반 무기한 선물 DEX 프로젝트
4.1. dYdX
등장 이후 오랜 기간 동안 부동의 온체인 선물 거래량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더북 기반 탈중앙화 무기한 선물 거래소입니다. dYdX가 바로 오프체인 오더북을 통해 온체인 선물 거래소를 도입한 프로젝트이며, 공격적인 트레이드 마이닝을 통해 굉장한 유동성을 확보하여 가장 원활한 트레이딩 경험을 제공하는 거래소 중 하나로 주목받았습니다.
dYdX가 메인 넷을 론칭한 시기는 아직 탈중앙화 무기한 선물 계약의 존재 의의 자체가 희미했던 시기로써, CEX에 상주하고 있는 트레이더와 마켓 메이커를 온보딩 하기 위해서는 매우 공격적인 마이닝 보상을 제공해야 했습니다. 따라서 거래 수수료 할인 및 레퍼럴 보상 강화 등 거버넌스 토큰의 유틸리티를 확보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유동성 요구 비용 혹은 모종의 이유로 인해 프로젝트 매출을 초과하는 가치의 토큰을 지속 발행했던 dYdX는 하락장과 함께 강력한 매도 압력을 방어하지 못했고, 여전히 지속 가능하지 못한 모델을 논하는 예시에 틈틈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림 6. dYdX는 $DYDX 홀더와 수수료를 나누지 않으나, 지속적으로 매출을 초과하는 액수의 토큰을 발행 (출처: 토큰 터미널)
따라서 dYdX는 중앙화된 오더북과 토큰 이코노미라는 현재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2023년 2분기 dYdX V4의 출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V4 주요 목표는 코스모스로 이전하여 자체 앱 체인을 출시하는 것으로 오더북과 토큰에 관련 문제에 대한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그림입니다.
코스모스로 이전함으로써 (1) 밸리데이터 네트워크가 관리하는 탈중앙화 오프체인 오더북의 형태로, 빠른 주문 및 매칭이라는 장점은 누리면서 중앙화라는 단점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또한 (2) 기 발행된 dYdX의 거버넌스 토큰이 레이어1 네이티브 토큰이라는 역할을 맡을 수 있어, 자체적인 POS 합의 메커니즘에 사용되기에 부족했던 유틸리티와 매도 압력에 대한 해결책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의도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이 앱 체인을 통한 오더북 기반의 탈중앙화 파생상품 거래소를 실현하고자 하는 트렌드는 비단 dYdX에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인젝티브 프로토콜의 경우 메인넷 런칭 당시 2021년 11월 처음부터 코스모스를 기반으로 “인젝티브 체인”에 앱 체인 오더북을 출시했으며, 현재는 인젝티브 체인의 디앱 생태계가 확장되면서 헬릭스 (Helix)라는 이름으로 앱 체인 오더북이 구동되고 있습니다.
그 외로 오랜 기간 현물 & 파생상품 All-In-One 앱 체인 거래소를 개발해 온 베가 프로토콜, 근래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세이 네트워크 모두 코스모스 기반 앱 체인 오더북입니다.
프로토콜 별로 탈중앙화 혹은 온체인 오더북을 실현하는 방식은 물론 각자 다릅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오더북의 주문 처리는 AMM 보다 높은 컴퓨팅 파워를 요구하며 마켓 메이킹의 경우 특히 높은 확장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독립된 앱 체인에서 모든 리소스를 독점하는 형태로 자리를 잡겠다는 의도는 탁월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심지어 단일 담보 자산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하여 P&L에 따라 정산만 하면 되는 선물 거래 특성상, 현물 자산의 브릿징과 유동성 파편화를 걱정하는 유니스왑 — 유니체인 딜레마에 빠질 필요도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앱 체인은 온체인 프로젝트의 강력한 장점 중 하나인 “아토믹한 결합성” 을 포기해야 하나 오더북 기반 선물 거래소는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AMM과 오라클 엔진과는 다르게, 오더북에 예치되는 자산은 담보금으로 사용될 최소한의 스테이블코인과 수수료 할인 등 부가적인 기능을 위한 프로젝트 토큰 정도입니다.
망고 마켓 익스플로잇 사태와 같이, 포지션 담보금을 머니 마켓에 사용하는 결합에 대한 리스크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그 외 도펙스와 같이 담보금으로 $2CRV를 사용하여 얻을 수 있는 정도의 결합 이득보다 앱 체인 모델이 제공하는 장점이 더 크다면, 앱 체인을 채택하는 것은 타당할 것입니다.
즉 치명적인 트레이드-오프 없이 탈중앙화 오더북을 실현할 수 있고 거버넌스 토큰의 강력한 유틸리티까지 챙길 수 있으니, 앱 체인을 마다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4.2. 탈중앙화 오더북에 도전하는 다른 방법
앱 체인을 통해 탈중앙화된 밸리데이터 네트워크가 오더북을 관리함으로써 중앙화 문제를 해결한 방식과는 달리, 높은 연산 능력과 확장성을 가진 체인에서 모든 오더북 활동을 온체인에 기록하는 온체인 오더북을 실현하고자 하는 접근법이 있습니다. 바로 과거 IDEX와 이더델타가 봉착했던 문제를 정공법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방법이라 볼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완전한 온체인 오더북의 메인넷을 출시한 플랫폼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현재 관련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는 프로젝트로는 (1) zkSync 2.0을 탑재할 계획인 지그재그 (ZigZag), (2) LOBSTER라는 매칭 방식으로 온체인 오더 매칭 시스템을 구현하겠다는 클로버 (Clober), (3) zkLink, Starkware, zkSync를 아우르는 멀티체인 탈중앙화 오더 매칭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ZKEX 정도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4.3. 오더북 모델 리스크
오더북 모델은 주식 시장 및 중앙화 암호화폐 거래소 등에서 이미 검증된 모델로서, 기존의 것을 온체인에 적용하는 방향으로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동시에 오더북 기반 DEX는 CEX와 가장 원초적인 경쟁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AMM과 오라클 모델은 온체인 환경 특이적으로 새롭게 고안된 모델로서, 결합성이라는 성장 동력 및 무허가 온보딩이 용이한 시스템 등 CEX가 가지지 못한 특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더북 모델은 온체인 환경에서도 결합성의 여지가 많지 않아 보이며, 새로운 거래 자산을 온보딩 하는데 있어서 전문 마켓 메이커를 동원해야 한다는 과제는 CEX와 동일합니다.
따라서 “탈중앙화 무기한 선물 계약”이라는 근본적인 메리트가 대중에게 인식되기 전까지는, CEX에 비하여 수수료와 유동성 그리고 UI/UX라는 원초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특히 선물 거래의 온체인 거래소의 수수료 경쟁력은 전체적으로 CEX에 매우 뒤처져있는 상태입니다. 물론 같은 오더북 거래소의 후발주자로서 유동성과 거래량의 규모의 경제가 없었기에 어느 하나는 차별점을 필요로 했고, dYdX의 경우 단순 수수료 인하를 통한 J-커브가 아닌 트레이드 마이닝으로 부트스트래핑 비용을 지불하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수익보다 토큰 발행 액수가 컸기 때문에 기존의 $dYdX 토큰 홀더가 손해를 보았을 뿐, 이 아이디어 자체는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그리고 트레이드 마이닝의 개념을 사용자에게 플랫폼의 소유권을 부여하는 개념으로 확장시켜, 오더북 테이커와 메이커도 모두 함께 해당 플랫폼의 성장과 가치 획득을 도모한다는 관계를 명확히 알리는 노력과 토크노믹스가 필요할 것입니다.
맺음말
탈중앙화 선물 계약은 누구나 가질 수 있고 스스로 자산을 보관할 수 있는 비 수탁형 지갑을 통해, 신뢰해야 하는 중개인 없이도 무위험 선물 거래의 실현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로서 지속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현재는 가격 발견 모델을 기준으로 총 3가지로 탈중앙화 선물 거래소의 대분류를 열거할 수 있으며, 각자가 가지는 장점을 부각시키면서 온체인 거래의 수요를 각자 충족시켜 주고 있습니다.
AMM 모델은 무허가 원칙에 충실하여 자산을 온보딩 할 수 있고 누구나 손쉽게 유동성 공급자가 될 수 있어 부트스트래핑이 가장 용이하여, 롱테일 자산까지 섭렵하며 이론적으로 가장 많은 거래 자산을 취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미 온체인 현물 거래의 표준으로 자리 잡은 AMM을 기반으로 하기에 다양한 디파이 프로토콜과의 결합성이 기대되며, 향후 성장 동력의 척도가 될 것입니다.
오라클 모델은 별도의 가격 발견 비용 없이도 쉽게 테이커와 메이커 간의 계약 체결의 주선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어, 테이커 친화적인 트레이딩 경험을 제공하면서도 메이커에게 충분한 보상을 마련할 수 있는 혁신을 제시합니다. 이후 리테일뿐만 아니라 고래까지 포섭할 수 있는 유동성과 자본 효율성을 갖출 수 있는지가 향후 성장의 관건이 될 것입니다.
오더북 모델은 이미 오랜 기간 검증된 트레이딩 엔진으로써, 온체인에 구현하는 것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가는 것만으로도 손쉽게 기존의 트레이더와 마켓 메이커를 대거 온보딩 할 수 있는 포텐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더북 모델은 앱 체인의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될 수 있는 후보이며, 혹은 확장성 등 기술의 발전을 통해 완전한 탈중앙화 오더북을 실현할 수 있다면 온체인 선물 거래소의 엔드게임에 매우 가까워질 것입니다.
누가 승자가 될지는 섣불리 점칠 수 없습니다. 또한 꼭 하나의 모델만이 살아남으리란 법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AMM은 롱테일 자산을 담당하고, 오라클 모델은 리테일 트레이더의 천국이 되며, 오더북은 기존 오더북 트레이더와 전문 마켓 메이커의 장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각자 역할을 달리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시장 점유율 뿐만 아니라 시장의 파이 자체의 크기조차 프론티어 단계에 위치한 온체인 파생상품 섹터의 대표 주자, 탈중앙화 무기한 선물 거래소의 춘추전국시대는 단연 주목할 가치가 있습니다.
Disclaimer: 이 자료는 특정한 자산의 판매 및 투자 권유를 위한 제안이 아니며, 투자 의사결정의 조언을 위하여 작성한 것이 아닙니다. 이 자료에 수록된 내용은 본인의 투자 관점을 나타내지 않고 순전히 교육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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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4월 12일 hot
[방구석 리서치] 분산 밸리데이터 기술-DVT- 톺아보기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합의 알고리즘이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된 이후 ‘중앙화’ 논란이 끊임없이 불거진다. 여기서 ‘중앙화’란 위임받은 ETH가 많은 소수의 밸리데이터(리도 파이낸스, 코인베이스 등)가 다른 밸리데이터보다 더 막강한 권한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 이더리움이 완전히 PoS로 전환되기 전(‘더 머지’ 업그레이드 이전)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스테이킹할 수 있는 최소 수량은 32 ETH였다. 2023년 3월 24일 기준 1 ETH가 약 240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최소 7680만 원이 필요한 것이다. 개인이 오롯이 감당하기엔 쉽지 않은 금액이다. 그래서 등장한 방법이 바로 가상자산 거래소나 디파이 플랫폼의 스테이킹 서비스다. 이용자들이 소량의 ETH를 플랫폼에 위임하고 해당 플랫폼은 이더리움 노드를 실행하고 그렇게 모은 32 ETH를 예치해 밸리데이터를 활성화한다. 물론 밸리데이터가 블록 생성 타이밍을 놓치는 등 네트워크에 피해를 입힐 경우 ‘슬래싱(삭감)’이라는 벌칙을 받게 되며, 해당 밸리데이터에게 위임한 이용자의 자산 역시 일부 또는 전체 삭감된다. 그렇기에 어느 정도 검증된 것으로 여겨지는 밸리데이터에게 스테이킹 물량이 몰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2023년 3월 24일 기준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스테이킹된 총 1780만 개 ETH 중 리도 파이낸스(0xF82aC5…, 0xb049e… 등)가 스테이킹한 물량(총 560만 개 ETH)의 비중은 31%에 달한다. 또 다른 유동성 스테이킹(Liquidity Staking) 플랫폼 ‘로켓 풀’의 비중은 2%로 집계된다. 이외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비중은 12%, 크라켄 7%, 바이낸스 6% 순이다. 나머지 비중이 9%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리도 파이낸스 등을 포함한 9개 밸리데이터에게 91%의 물량이 집중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상하이 업그레이드가 내달로 다가오면서 중앙화 현상이 다소 해결될 것이란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상하이 업그레이드가 성공한 이후에야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32 ETH를 스테이킹한 이용자들이 자금을 인출할 수 있게 된다. 상하이 업그레이드와 더불어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크게 화제가 되는 키워드는 2가지다. 유동성 스테이킹 파생상품 (Liquidity Staking Derivatives,LSD) 분산 밸리데이터 기술(Distributed Valitor Technology, DVT) 유동성 스테이킹은 ETH를 스테이킹하면 하락장이 와도 당장 그만큼의 ETH를 처분할 수 없다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나온 개념이다. ETH를 스테이킹한 이용자에게 일종의 어음과 같은 역할을 하는 가상자산을 지급한다. 예를 들어, 리도 파이낸스는 이용자에게 ETH를 스테이킹한 수량만큼의 stETH라는 토큰을 제공한다. 유동성 스테이킹 업체들은 스테이킹된 ETH 총량과 어음 토큰(stETH 등) 발행량과 같게 유지하기에 보통은 1 ETH와 1 어음 토큰의 가격이 동일하다. 그러나 이는 스테이블 코인과는 다르다. 정상적인 스테이블 코인이 1 달러에 페깅(pegging)되는 것과는 달리 유동성 스테이킹 토큰은 그 수요와 공급에 따라 1 ETH와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대표적인 유동성 스테이킹 플랫폼으로는 리도 파이낸스, 로켓 풀 등이 존재한다. 코인베이스도 2022년 8월 cbETH(Coinbase Wrapped staked ETH)를 출시한 바 있다. 상하이 업그레이드가 성공하면 자금 인출이 가능해지고, 이로 인해해 유동성 스테이킹 파생상품의 청산이 가능해지면서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생태계의 다각화가 예상된다. 그럼에도 이더리움 생태계 내 스테이킹 비중은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비해 낮은 편이다. 테조스 네트워크에 스테이킹된 토큰 물량은 전체의 77%로, 그 비중이 블록체인 네트워크 중 가장 높다. 반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스테이킹된 토큰 물량은 전체의 14%에 불과하다. 이더리움 밸리데이터 중 하나인 비트코인 스위스(Bitcoin Suisse)는 분산 밸리데이터 기술(DVT)이 스테이킹 중앙화, 단일 실패 지점(single points of failure), 슬래싱 위험성을 낮추고 리스테이킹(re-staking)을 통해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연 이자율(APR)을 높일 것으로 진단한다. (여기서 단일 실패 지점은 밸리데이터가 자신의 프라이빗 키를 분실한 경우 밸리데이터에게 자금을 맡긴 이용자들도 자신의 자금을 찾을 수 없게 되는 위험성을 의미한다.) 이번 <방구석 리서치>에서는 DVT가 어떻게 이더리움의 중앙화 현상을 해결할 수 있을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DVT는 밸리데이터가 여러 노드에게 블록 생성 의무를 나눠줄 수 있게 하는 오픈소스 형태의 프로토콜이다. 그 의무를 받은 노드가 오프라인 상태가 되거나 오류가 생길 경우 밸리데이터가 이어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결함성을 제공한다. 만약 블록 생성 의무를 분배 받은 노드 중 33% 미만이 오프라인 상태가 된다고 해도 나머지 노드가 유효한 서명을 만들어낼 수 있다. DVT를 구성하는 기술은 다음과 같이 크게 4가지다. 분산 키 생성 샤미르의 비밀 공유 다자간 연산 비잔틴 장애 허용 분산 키 생성은 단일 구성원이 프라이빗 키를 제어할 수 없게끔 하는 기술로, 모든 구성원들이 프라이빗 키를 분배 받는다. 모두가 같은 프라이빗 키를 암호화된 형태로 받는다는 점에서 여러 명이 각자의 프라이빗 키로 동시에 서명해야 하는 멀티 시그(multi-sig)와는 다르다. 그중 비신뢰형(trustless) DKG는 샤미르의 비밀 공유를 생성한다. 샤미르의 비밀 공유는 프라이빗 키를 분배 받은 n명 중 임의의 참여자(t+1 < n)가 프라이빗 키를 복원할 수 있게 하는 이론이다. 다만, 참여자들은 프라이빗 키 자체는 알 수가 없다. 참여자들이 샤미르 비밀 공유 값을 공개하고 프라이빗 키를 복원한 후에야 트랜잭션에 서명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여러 명이 나눠 가진 조각을 합쳐야만 ‘프라이빗 키’라는 퍼즐이 완성되는 셈이다. 다자간 연산(Multi Party Computation)은 암호화를 통해 여러 구성원에게 연산을 분산하는 방식이다. 이 또한, 여러 명이 동시에 서명해야 하는 멀티 시그와 유사해 보인다. 멀티 시그는 서로 다른 프라이빗 키로 생성된 온체인 서명이 필요하지만, MPC는 오프체인에서 생성된 단일 서명을 요구한다. 오프체인 서명이기에 분산원장에 기록되지 않아 프라이버시를 강화할 수 있으며, 별도 네트워크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비잔틴 장애 허용(BFT)은 비잔틴 장군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전체 참여자 중 3분의 2가 정상 작동한다면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움직이게끔 하는 합의 알고리즘이다. DVT에서는 BFT를 토대로 하나의 노드를 ‘리더’로 선택하고 만약 그 리더가 오프라인 상태가 되거나 손상되면 12초 이내 다른 노드에 역할을 다시 할당한다. 이처럼 DVT 기술을 활용한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Obol과 SSV가 있다. Obol이 비허가형(permissionless) 오픈소스 프로토콜이라면, SSV는 허가형(permissioned) 개인간(P2P) 네트워크 레이어란 점에서 차이가 있다. Obol 네트워크에서는 실행(Execution) 클라이언트, 합의 클라이언트, 분산 밸리데이터 클라이언트, 밸리데이터 클라이언트가 하나로 모여 클러스터(cluster)를 형성한다. 클러스터 규모에 따라 온라인 상태여야만 하는 분산 밸리데이터 수는 다음과 같다. Obol 네트워크에선 탈중앙화 네트워크와는 다른 통신 프로토콜을 사용함으로써 슬래싱 리스크를 줄인다. 통상 탈중앙화 네트워크에서는 가십(Gossip) 프로토콜을 채택한다. 가십 네트워크는 내결함성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오히려 그 장점이 단점으로도 작용한다. 만약 한 노드가 잘못된 메시지를 전파할 경우 다른 노드들이 그 메시지대로 수행하고, 그 행위가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Obol 네트워크는 이런 가십 프로토콜이 ‘단일 실패 지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Obol 네트워크에서는 TCP를 활용함으로써 클러스터들은 각자 메시지를 업그레이드한다. 예를 들어 한 클러스터가 악의적인 정보를 퍼트린다고 해도 이를 다른 클러스터가 무작정 나르지는 않는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그 결과, 악의적이거나 잘못된 정보가 배포된 데 따른 슬래싱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 SSV는 두 가지 레이어로 작동된다. SSV P2P 네트워크 레이어와 이더리움 콘트랙트 레이어다. SSV P2P 네트워크 레이어는 실행(Execution) 레이어로서 밸리데이터가 운영되고 이더리움 스마트 콘트랙트에서 밸리데이터 키 공유 할당을 읽어온다. 이더리움 콘트랙트 레이어는 SSV 토큰 보유자들이 의사 결정할 수 있는 거버넌스에 필수적이다. SSV는 허가형(Permissioned) 플랫폼으로, ETH 스테이킹 플랫폼 업체 중 SSV 네트워크 밸리데이터 운영자로 등록해야 한다. 이런 다중 운영자 시스템을 토대로 노드들이 신뢰 없이 작동될 수 있게 한다. 밸리데이터는 밸리데이터 운영자에게 SSV 토큰을 지불하고 밸리데이터 운영자는 그 보상으로 ETH를 받아 밸리데이터에게 지급한다. SSV는 비수탁형(non-custodial) 기술을 바탕으로 완전히 신뢰를 요구하지 않는(trustless) 유동성 스테이킹을 가능하게 한다. SSV 네트워크도 Obol 네트워크와 마찬가지로, 오퍼레이터 노드가 각자 트랜잭션을 검증하기 때문에 단일 노드에서 발생한 위변조 행위가 다른 노드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DVT는 유동성 스테이킹 프로토콜에서 스테이킹의 중앙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미들웨어로서 활용될 것이다. 서로 다른 유동성 스테이킬 프로토콜끼리 분산 밸리데이터 클러스터를 구성해 DVT 기술을 공유할 수 있다. DVT를 적용하면 다운타임과 슬래싱 리스크를 줄여 유동성 스테이킹 프로토콜 운영자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각 운영자별 단일 실패 지점을 제거해 유동성 스테이킹 프로토콜이 또 다른 위험을 떠안을 필요 없이 오퍼레이터 풀을 구성할 수 있게 한다. 클라이언트 구성과 지역을 다각화해 관련 위험을 감소하며 유동성 스테이킹 프로토콜이 보다 탈중앙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한다. 상하이 업그레이드 이후 유동성 스테이킹과 더불어 분산 밸리데이터 기술(DVT)이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니 그 이전부터 DVT 관련 종목을 파악해두는 것이 좋겠다. SSV(ssv.network)는 자체 토큰 SSV를 발행했으며, 해당 토큰은 바이낸스, 쿠코인, 유니스왑에 상장됐다. 다만, Obol Labs는 아직 자체 토큰에 대한 ICO를 진행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코인마켓캡에 등록된 OBOL은 다른 프로젝트의 토큰이다. [출처] 이더리움 스테이킹 물량 비중 관련: 난센) https://pro.nansen.ai/eth2-deposit-contract 이더리움 스테이킹 APR 관련: 이더리움 재단) https://ethereum.org/en/staking/ 테조스 및 이더리움 스테이킹 물량 비중 비교: 비트코인 스위스) https://www.bitcoinsuisse.com/research/decrypt/season-2022/shanghai-upgrade-for-investors DVT 기술 관련: 판테르 프로토콜 블로그) https://blog.pantherprotocol.io/understanding-distributed-validator-technology-dvt/ 앵커 블로그) https://www.ankr.com/blog/trustless-liquid-staking-removing-intermediary-risk-with-ssv-technology/ 오볼 DOCS) https://docs.obol.tech/ SSV 네트워크 DOCS) https://ssv.network/network/' [방구석 리서치] 분산 밸리데이터 기술-DVT- 톺아보기' 포스트의 썸네일 -
2023년 04월 11일 hot
웹3 게임 토크노믹스 엔드게임
웹3 게임 토크노믹스 엔드게임 이상적인 게임 토크노믹스에 대한 생각 Disclaimer: 본 보고서의 저자는 본 보고서를 조사하거나 초안을 작성하는 동안 미공개 중요 정보 등을 이용하여 관련 토큰을 구매하거나 판매하지 않았습니다. 각 보고서의 내용은 해당 보고서의 각 작성자의 의견을 반영하고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제공되며, 토큰을 구매 또는 판매하거나 프로토콜을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목적으로 서술되지 않습니다. 이 보고서에 포함된 어떠한 내용도 투자 조언이 아니며, 투자 조언으로 해석되어서도 안 됩니다. Why blockchain? 작년 하반기 이후 ‘웹3 게임’, 특히 ‘게임 토크노믹스’를 중심으로 리서치를 이어왔으며, 크게 총 3편의 글을 출간했다. 1편: Do Dive into Web3 Game: 웹3 게임을 위한 평가 프레임워크 2편: Do Dive into Web3 Games: 토큰 경제와 콘텐츠 설계 3편: 웹3 게임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주로 엑시 인피니티(Axie Infinity)와 스테픈(Stepn) 등 시장에서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웹3 게임 프로젝트들을 중심으로 기존 P2E 시스템을 적용한 웹3 게임들의 실패 요인을 분석하고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서술하였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웹3 게임은 왜 블록체인을, 혹은 토큰화 자산을 도입해야 하는가? 이번 글은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웹3 게임 토크노믹스에 대해 논해보려 한다. 프레임워크 설정하기 웹3 게임 토크노믹스 논의를 위해 위와 같이 인게임 경제와 비즈니스 영역에서의 토크노믹스 두 가지 형태로 프레임워크를 설정하겠다. 인게임 경제 영역에서는 게임 플레이어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어떤 인게임 자산을 토큰화할 것인지, 발생과 소각 메커니즘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플레이어 경험을 어떻게 증진시킬 것인지가 핵심으로 취급될 것이다. 반면, 게임 외부인 비즈니스 영역에서의 토크노믹스는 프로젝트, 재단, 투자자 등 해당 프로젝트들과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토큰을 활용하여 어떠한 행동 발생을 유인할 것인지가 핵심으로 취급될 것이다. 인게임 경제의 경우 인게임 경제 영역에서 토큰화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자산은 크게 ‘재료(input)’와 ‘최종재(final goods)’로 구분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게임 상에서 플레이어들의 경제 활동은 다양한 재료를 생산 및 조합하여 최종재를 획득하고, 더 많고 질 좋은 최종재는 더 많은 양의 재료 자산을 생산하는 과정으로 정의된다. 웹3 게임의 경우에도 대부분 이와 같은 공식을 따르는데, 엑시 인피니티가 채택한 방식과 같이 재료 아이템을 FT(Fungible Token)로, 최종재를 NFT로 토큰화하여 인게임 경제를 구성하고,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더 많은 보상 수령을 위해 더 많고 질 좋은 최종재 NFT를 끊임없이 수요하게 만드는 순환 경제를 말한다. 대부분의 웹2 게임 경제는 게임 플레이를 통해 재료 아이템을 획득하고 자본 유입만이 가능한 폐쇄 경제 상에서 구동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밸런싱 작업을 통해 하이퍼 인플레이션 등의 인게임 경제 위협 요소를 억제하는 것이 (완벽히는 아니지만) 가능하다. 하지만, 웹3 인게임 경제 상에서는 토큰화된 재료 및 최종재 아이템들이 외부 시장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기존 인게임 경제에 비하여 문제가 아주 빠르게 발생한다(예: SLP 토큰의 가격 급등락 혹은 유통량 급증). 이는 이전 글에서 인게임 토큰이 가진 특성으로 인해 웹3 게임에 인게임 토큰을 도입할 의의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이(웹3 게임의 불안정성)는 다음과 같은 인게임 토큰의 특징에서 기원하는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 PvE 플레이를 통해 획득 가능: 별다른 조건 없이 일정 플레이 시간을 투입하는 것으로 토큰 획득이 가능, 다계정 혹은 봇에 의한 토큰 획득 경로로 악용될 가능성 존재 - 개방성: 인게임 생태계에 한정되어 상호작용하는 것이 아닌 누구든지 매매 가능한 개방된 환경에서 취급됨 게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인게임 토큰의 순발행량(발행량-소각량) 조정을 통한 지속적인 적정 가격 유지가 필수적이지만, 상기한 특징들로 인해서 토큰의 발행 및 소각처 설계를 통한 지속가능성의 도모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인게임 아이템을 토큰화시켜 자산 가치를 형성하고 유저들에게 소유권을 부여하여 자유로이 매매하도록 하는 방안은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든지 P2E 시스템으로 귀결하도록 만들며 지속가능성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인게임 경제에 토큰화 자산을 도입하면서도 지속가능성을 달성할 수 있을까? 다음과 같은 방안을 생각해 보자. 1안: PvE 플레이가 아닌 PvP 경쟁에 따라 한정된 양의 보상을 플레이어에게 지급 2안: NFT 형태로 주어지는 최종재 보상이 더 많은 재료 아이템 혹은 FT 보상을 야기하지 않도록 설계 대안 분석 1안의 경우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보상 풀의 크기를 한정시켜 놓은 후에 게임 플레이 성과에 따라 플레이어에게 토큰화 자산을 보상으로 수여하는 방식이다. 플레이어는 PvE 플레이를 통해서 보상을 획득할 수 없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고, 혹은 자본을 투입하여 타 플레이어와의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웹3 게임 중에서는 대표적으로 AXS 토큰을 활용하여 시즌별 보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엑시 인피니티’와 NCG를 중심으로 싱글 토큰 경제를 구축한 ‘나인 크로니클(Nine Chronicle)’이 이러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2안의 경우 최종재가 부가적인 인게임 자산을 생성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인게임 경제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인플레이션 요소를 배제하는 방식이다. 해당 대안 상에서는 최종재 보상이 더 이상 인게임 자산을 생산하는 기능을 갖지 않고 플레이어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심미적 기능에 한정된 쓰임새를 가진다. 대표적으로 최근 인기를 끌었던 트레저다오의 ‘더 비콘(The Beacon)’이 이러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더 비콘의 플레이어들은 게임 플레이를 통해 일정 조건을 달성하면 캐릭터 및 개인 공간을 꾸밀 수 있는 NFT를 얻을 수 있다. 한 더 비콘 유저의 캐릭터 및 방 풍경; 출처: 더 비콘 다만, 위와 같은 구조를 구축한다고 해도 결국 유저들에게 보상으로 주어지는 자산에 어떻게 가치를 지속적으로 축적시킬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선결과제로 작용한다. 인게임 경제 구조의 도입 자체로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재미나 경험을 증진시키는 효과를 발생시킬 가능성은 거의 존재하지 않고, 오히려 인게임 경제는 폐쇄적으로 운영하면서 게임 외부 환경에서 상호작용하는 거버넌스 토큰에 가치를 축적시킨 후 시즌별 유저 보상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인게임 토큰(FT 및 NFT)의 도입은 유저 경험의 증진과 지속가능성 달성 사이의 딜레마에 빠져있다. 게임 플레이를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의도한다면, 인게임 환경에 선진입한 유저들이 후발 주자들의 진입비용으로 수익을 얻어가는 폰지 구조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 지속가능성이 낮은 반면, 지속가능성 달성을 위해 인게임 환경에서 발생과 소각 시스템을 엄격하게 구성한다면, 기존 웹2 게임 환경과 같이 폐쇄적인 경제 시스템과 다를 바 없어져 토큰화 자산의 도입이 유명무실해지는 양상이 발생하게 된다. 리니지라이크 장르와 같이 인게임 환경 안에서 지속적으로 자본을 투입하는 계층과 게임 플레이를 통해 돈을 벌어가는 계층을 나누어 설계하는 방안도 제시할 수 있겠으나, 인게임 토크노믹스의 도입이 그러한 설계 구조에 어떠한 용이성을 더해줄 것이라 생각되지는 않는다. 결과적으로, ‘웹3 환경’에서 ‘토큰화 자산을 도입’하여 ‘인게임 경제를 구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우며, 차라리 기존 웹2 게임들과 같이 폐쇄적인 인게임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즌별 플레이 보상으로 거버넌스 토큰 혹은 NFT를 부여하는 방식이 실현가능한 웹3 게임 구조로 보인다. 이상적인 게임 토크노믹스 예시 상기한 인게임 토크노믹스의 부적절성으로 인해 게임 토크노믹스 설계의 주요 대상은 자연스레 게임 외부 영역으로 이동한다. 게임 외부 환경에서 토크노믹스를 적용함으로써 펀딩 과정을 용이하게 진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게임 프로젝트 운영에 있어서 투자자(Investor)와 플레이어(Player)들의 긍정적 행동을 유발하는 데에도 강점을 가진다. 토큰을 통해 다양한 집단에서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그들의 행동을 생태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현재 블록체인, 그리고 토크노믹스 도입의 가장 큰 이유가 될 수 있다. 생각해 볼 수 있는 토크노믹스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Investor <> Auction - 투자자는 토큰 옥션을 통해 게임 프로젝트에 자본을 제공하고 토큰을 구매 Investor <> Staking pool - 투자자는 보유한 토큰을 스테이킹 풀에 락업하고 스테이킹 보상 및 거버넌스 권한 등을 수령 - 게임의 KPI를 스테이킹 보상률과 연동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음 Player <> Game - 게임 플레이에 필요한 구독권이나 입장권 등을 토큰에 연동하여 플레이어들의 수요 창출 - 플레이어들은 게임 플레이 성과에 따라 토큰 보상 수령 Investor <> Market <> Player - 투자자와 플레이어들이 시장에서 토큰에 대한 수요 및 공급 형성 이와 같은 토크노믹스를 기반으로 다음과 같은 여러 장치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ve토크노믹스(by 커브 파이낸스) or 스테이킹 경쟁 게임(by Bridgeworld) - 스테이킹 풀에 토큰을 일정 기간 락업해야만 보상 수령 및 거버넌스 권한 획득이 가능 - 토큰 양뿐만 아니라 락업 기간에 비례하여 보상률 및 권한의 양이 증대 - 커브 파이낸스와 같이 여러 참여 주체들이 참여하는 플랫폼 비즈니스인 경우, 한정된 토큰 인플레이션 양을 두고 경쟁 구조 설계 가능 - Bridgeworld와 같이 스테이킹 시스템을 게임화 시켜 참여 주체들이 부스팅 기능이 있는 NFT를 끊임없이 수요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으로 설계하는 방법도 존재 일반적인 토큰 옥션을 진행하는 대신 프로젝트 기여도 등에 따라 토큰을 차등 분배하는 레트로액티브 에어드롭(Retroactive Airdrop) 방식 사용 Echelon Prime 사례 살펴보기 Echelon prime은 Paradigm의 투자를 받은 웹3 게이밍 플랫폼으로, 필자가 상기한 토크노믹스 구조를 PRIME이라는 싱글 토큰을 중심으로 유사하게 구현하였다. 플랫폼에서 구동되는 첫 게임으로 Parallel이라는 TCG 장르의 AAA급 게임이 클로즈드 베타 상태에 있으며,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성패를 판단할 단계는 아니지만, 안정적인 토크노믹스 구조를 가지고 있어 살펴볼 의의가 있다고 판단된다. NFT 세일과 Caching을 통한 토큰 분배 - Echelon prime은 특정 NFT를 스테이킹하면 NFT의 희귀도와 양에 비례하여 PRIME 토큰을 분배하는 ‘Caching’이라는 작업을 수행 - 프로젝트 측은 NFT 세일을 통해 자본을 모집하고 투자자들은 NFT 스테이킹을 통해 토큰을 수령 플레이어들은 PRIME 토큰을 게임 플레이 자산인 카드 NFT를 구매하는 데에 사용하고, NFT 보유량은 플레이 보상으로 주어지는 PRIME 보상량에 비례 - Echelon Prime 플랫폼에서 론칭 준비 중인 Parallel의 NFT를 PRIME 토큰으로 구매할 수 있고, 게임플레이 풀에 할당된 PRIME 토큰 보상을 플레이어들이 플레이 성과에 따라 수령할 수 있음 NFT 보유량에 따른 PRIME 보상비율 그래프; 출처: Echelon prime docs Parallel에는 PRIME 외에 Glints라는 인게임 통화가 있으며, PRIME으로 구매 가능하고 PRIME과 구분되는 역할을 수행 플레이어가 소요한 PRIME 토큰은 게임플레이 풀, 리저브 풀 등에 재분배되어 순환 딱 여기까지 필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게임 토크노믹스의 전형은 지금까지 소개한 바와 같다. 단일 토큰을 활용하여 투자자와 플레이어가 모두 상호작용하는 구조이면서, 토큰의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구조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토크노믹스가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은 딱 여기까지라고 생각한다. 게임 프로젝트의 성공은, 그 핵심 동력은 ‘어떻게 많은 게이머들을 끌어들일 것인지’이며, 이 목표를 위해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사항은 게임의 재미나 퀄리티, 그리고 밸런싱 및 마케팅 등의 운영전략이지 게임 토크노믹스 그 자체는 아닐 것이다. 인게임 토큰을 도입하는 방법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게임 토큰 도입, 더 정확히는 인게임 통화를 성공적으로 토큰화할 수 있는 방법이나 시나리오는 없을까? 필자가 생각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인게임 경제를 외부 환경에 개방하는 데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점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 인게임 경제 자체의 통화 인플레이션율이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인게임 통화의 발생과 소각(일명 ‘faucet and sink’) 비율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해야 하며, 인게임 통화의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에 미치지 않도록 운영 측면에서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두 번째로 인게임 경제를 개방하기 전에 외부 자본의 진퇴에 따라 경제 전체가 흔들리지 않을 만큼의 규모 형성이 필요하다. 이때 ‘규모’라 함은 인게임 통화의 시가총액 등의 양적 규모를 뜻하기도 하지만, 인게임 통화의 쓰임새의 다양성이 충족되어야 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는 Tascha가 UST 폭락 사태 이후 스테이블코인 비즈니스에 대해 설명한 조언 중 하나인 “상관관계가 적은 수요의 필요”와 맥락을 공유한다. UST를 뒷받침하는 것 외에는 LUNA의 사용 사례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디페깅 압력이 충분히 높은 경우 가격을 지지할 다른 수요가 없기 때문에 LUNA 가격은 0으로 밀려나게 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대부분의 법정화폐는 상업 및 무역과 관련된 비투기적 수요가 존재하고, 따라서 투기 세력에 의한 공매도가 심하더라도 통화 정책의 중대한 실수가 없는 한 가격이 0이 되지는 않는다. — 출처: ‘5 Lessons From Terra/Luna Fallout, for Future Stablecoin Designers, Investors, and Regulators’, Tascha 발생과 소각 메커니즘 — 이브 온라인(Eve Online)의 예시 이브 온라인은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MMORPG 게임으로 2003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장수 게임이다. 약 8,000여 개의 각기 다른 항성이 존재하며, 각 항성이 각기 다른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브 온라인은 탄탄한 인게임 경제를 구축한 것으로 유명한데, 일반적으로 많은 MMORPG 게임들이 과도한 인플레이션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인게임 토큰 도입을 고민하는 입장에서 모범 사례로 평가할 만한 대상이다. 이브 온라인 경제의 특징 이브 온라인의 경제는 인게임 화폐인 ISK를 중심으로 순환하는데, 실제 경제와 같이 통화량, 통화 속도, 물가 수준, 생산량 등을 게임사 측이 트래킹 및 분석하여 월별 리포트로 제공하고 있다. 현재 2003년 서비스 이후 ISK 총공급량은 약 8배 증가했으며, 실제 경제에서 달러 M2 통화량이 2000년대 초반에 비해 약 4배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굉장히 건전한 수준의 가상 경제가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2017–2023년 이브 온라인 ISK 통화 공급량 추이; 출처: 이브 온라인 월별 경제 리포트 달러 M2 공급량은 2000년대 초반에 비해 약 4배 상승; 출처: FRED 지속 가능성이 높은 이브 온라인의 경제 시스템은 크게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보통 MMORPG의 경우 캐릭터 성장에 따라 안정적으로 더 많은 인게임 통화를 수급할 수 있는 환경을 특징으로 한다. 하지만 이브 온라인상에서는 그러한 환경이 제공되지 않으며, 거의 모든 곳에서 PVP(유저 간 전투)가 가능하고, 캐릭터 사망 시 아이템이 소각되는 메커니즘을 통해 자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구조를 유도하고 있다. 월 정액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PLEX’라는 구독권의 개념을 가진 아이템을 주기적으로 결제하여 게임 플레이를 이어나가야 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봇을 이용한 무분별한 ISK 생산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진다. PLEX는 인게임 아이템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를 통해 ISK를 획득하여 구매하는 방법도 존재한다. 무료로 이브 온라인을 플레이하려는 플레이어들은 ISK를 생산하여 타 플레이어들이 판매하는 PLEX를 구매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거래 수수료 명목으로 ISK가 소각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거의 모든 아이템이 플레이어에 의해 생산되고 거래되며, 게임사는 NPC 보상을 통해 통화량을 조절하는데에 집중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디스이즈게임에 게재된 한 게이머의 글을 참고해 주길 바란다. 인게임 통화를 토큰화한다는 것은 이브 온라인을 운영하는 CCP 게임즈는 이브 온라인 생태계 내에서 발생하는 ISK 총 공급량 추이, 모든 생산물의 가치, ISK의 통화 속도, CPI(Consumer Price Index) 및 PPI(Producer Price Index) 등의 물가 수준을 수치화하여 월별 리포트로 공시하고 있다. 2023년 2월 이브 온라인 생산, 파괴, 채굴 가치 추이; 출처: 이브 온라인 월별 경제 리포트 2023년 2월 ISK 통화 속도; 출처: 이브 온라인 월별 경제 리포트 2023년 2월 이브 온라인 CPI 분석; 출처: 이브 온라인 월별 경제 리포트 위와 같이 인게임 생태계의 통화, 생산물, 물가 수준을 모두 수치화하여 분석하고 운영 기반으로 활용하는 일은 지속가능한 경제 시스템 구축에 있어서 중요한 일이다. 경제의 구성 요소를 아주 단순하게 살펴보면 위 화폐 수량설과 같이 통화량(M), 통화 속도(V), 물가 수준(P), 총 생산물 가치(Y)의 총 4개의 요소로 분해해 볼 수 있는데, 인게임 경제 요소 분석을 통해서 전체적인 시스템을 조망하고 게임사 측은 통화량 조절(M 변수 조정)을 통해 인게임 경제를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구축해 나갈 수 있다. 결국 인게임 통화를 도입하고 운영한다는 것의 의미는 게임사가 인게임 경제를 책임지는 작은 중앙은행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귀결한다. 개방 경제로의 이행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인게임 통화를 성공적으로 토큰화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선례가 존재하지 않아 방법론을 주장하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방법은 다음과 같다. 물론 앞서 설명한, 인게임 경제의 규모나 인게임 통화에 대한 다양한 수요 형성이 이미 선결되었다고 가정하겠다(다양한 수요란 인게임 통화가 개방 경제에서 다루어지더라도 투기적 수요 외에 (주로 인게임 상에서) 거래 및 소비 등 다른 목적의 수요를 보유해야 함을 의미한다). 인게임 경제를 폐쇄 경제로 출범 - 우선 인게임 경제가 출범할 당시에는 폐쇄 경제로 출범할 필요성이 있다. 충분한 경제 규모가 달성되지 않은 상태의 인게임 경제는 개방 경제 환경에서 대규모 자본 움직임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거나 인게임 화폐의 쓰임이 투기적 수요에 치중될 위험이 높다. - 따라서 게임 출시 당시에는 자본의 유입만을 허용하는 폐쇄 경제로 출범하되, 인게임 경제 규모에 따라 인게임 통화를 토큰화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마치 유니스왑(Uniswap)의 ‘fee switch’ 개념)을 명시해 두는 것으로 충분하다. 토큰화 이후 관세의 적용 - 인게임 통화가 토큰화되었다면, 통화의 유출에 대한 관세가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개방 경제 도입 이후에도 인게임 경제는 전체 시장에 비해 여전히 작은 수준일 것이므로 통화 유출에 대한 높은 관세를 적용하고, 경제 규모 성장에 따라 거버넌스를 통해 관세를 점진적으로 낮춰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게임사는 왜? 이처럼 인게임 토큰을 도입한다는 것의 의미는 진정한 의미의 ‘메타버스’, 즉 가상의 국가를 형성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취급될 수 있다. 그렇다면 게임사들이 이러한 과정을 수행할 동기는 존재할까? 가장 명시적인 동기는 가상 경제의 규모가 현실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인게임 토큰을 도입하고 안정적인 메타버스를 구축하게 되면, 인게임 경제를 현실 시장과 연결시킴으로써 게임 경제 가치를 시가 총액 등으로 수치화하여 표현하고 그 가치를 게임사에 투영시킬 수 있다. 또한 게임의 금융화, 즉 인게임 통화 및 자산을 이용한 금융 상품을 개발하고 운용할 가능성도 있을 수 있으나, 너무 막연한 사례이므로 단순히 언급하는 정도로만 줄이겠다. 마치며 지금까지의 논의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게임 토크노믹스는 인게임 경제에서 도입하는 경우 당위성을 거의 찾을 수 없고, 게임 외부에서 투자자와 플레이어 간의 상호작용에 있어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인게임 토큰을 적용하려는 경우, 실제 현실 경제와 매우 유사한 가상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경제 규모 성장에 따라 점진적으로 개방 경제로 이행하는 시나리오가 필요할 것이다. 게임 토크노믹스의 의의는 플레이 경험이나 재미의 증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게임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자와 플레이어의 긍정적 행동 유발에 있다. 게임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의의를 인게임 경제에 대한 토크노믹스 설계를 통해서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속가능성은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고 돈과 시간 등 자신이 가진 자원을 투입하려는 의도를 보일 때 달성될 수 있으나, 인게임 경제에서 이것이 가능한 경우는 겜블(Gamble) 장르의 게임 외에 거의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웹3 게임의 영역에서의 토크노믹스는 이 글에서 논의한 수준 이상으로 크게 발전시킬 가능성이 남아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진부하지만 원론적인 얘기로 돌아가 블록체인이라는 툴이 게임과 게이머의 경험에 기여할 수 있는 본질적인 부분에서 논의를 이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Immutable Game Studio의 VP를 역임하고 있는 Derek Lau의 글에 나타난 블록체인이 게임에서 사용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언급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겠다. 블록체인이 실제로 게임에서 사용될 수 있는 방안들 — Derek Lau 글에서 발췌 플레이어에게 소유권 및 거래 가능성 제공 - 아이템 제작, 거래 등의 행위를 합법적으로 수행 가능 희소성이 있는 디지털 상품 만들기 - 게임 아이템 희소성을 투명하게 증명 가능 소유권에 대한 기록으로 사용하기 - 게임 아이템에 대한 거래 기록 확인이 용이 게임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해금 - 아이템 거래 수수료 징수, 토큰 및 랜드 세일 등 비즈니스 모델 다양화 게임 생태계의 모든 참여자 간의 인센티브를 조정 - 게임 생태계의 모든 참여자가 게임의 발전으로 인한 이익을 공유 가능 게임 개발자에 대한 기금 모금 방식을 다양화 - 일반적으로 게임 개발을 지속하기 위해 기금을 모금했던 방식에서, 게임 내 자산 판매를 통해 초기에 자금 조달이 가능해짐 제3자가 게임을 기반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허용 - 게임 플랫폼 위에서 프로젝트 주도가 아닌 제3자가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것이 가능 <참고 자료> Echelon prime docs coldplunge, Twitter thread Eve online, Monthly Economic Report — February 2023 DeftCrow, 이브 온라인의 경제가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 Derek Lau, Blockchain game design: analysis of opportunities and design challenges' 웹3 게임 토크노믹스 엔드게임' 포스트의 썸네일 -
2023년 04월 04일 hot
아비트럼 DEX 생태계의 새로운 다크호스, 트레이더 조
아비트럼 DEX 생태계의 새로운 다크호스, 트레이더 조 Joe V2의 새로운 AMM Liquidity Book을 중심으로 Disclaimer: 본 보고서의 저자는 본 보고서를 조사하거나 초안을 작성하는 동안 미공개 중요 정보 등을 이용하여 관련 토큰을 구매하거나 판매하지 않았습니다. 각 보고서의 내용은 해당 보고서의 각 작성자의 의견을 반영하고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제공되며, 토큰을 구매 또는 판매하거나 프로토콜을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목적으로 서술되지 않습니다. 이 보고서에 포함된 어떠한 내용도 투자 조언이 아니며, 투자 조언으로 해석되어서도 안 됩니다. 들어가며 모두의 시선을 한몸에 받은 아비트럼 지난 몇 주간 크립토 시장의 가장 뜨거웠던 주제는 단연코 아비트럼(Arbitrum)의 토큰 $ARB 런칭이었습니다. 옵티미즘과 더불어 이더리움 옵티미스틱 롤업 생태계를 이끌고 있는 아비트럼의 네이티브 토큰 에어드롭은 2023년 1분기의 메인 이벤트 중 하나였고 아비트럼이 시장의 중심에 위치하도록 만들었습니다. $ARB의 에어드롭은 시장에 많은 유동성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아비트럼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초기 공급량인 $10B의 $ARB 중 12.75%를 에어드롭 물량으로 할당하였고 여기서 11.62%와 1.13%로 나누어 각각 유저와 아비트럼 상의 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에게 분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를 현재(23.03.29) 가치로 환산하면 유저에게 약 $1.35B가 분배되었으며, DAO들에게는 약 $131M의 $ARB가 분배될 예정입니다. $ARB 에어드롭 유저/DAO 할당 물량의 가치, 출처 : Dune 에어드롭을 통해 시장 유동성이 $ARB으로 흡수되었고, 그 결과 아비트럼의 TVL(Total Value Locked)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었습니다. TVL이 $1B이 넘는 5개의 네트워크(이더리움, 트론, BSC, 아비트럼, 폴리곤) 중 일주일 및 한 달을 기준으로 가장 높은 TVL 상승을 보여주었으며, 전체 네트워크 중 TVL 기준 4위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출처: DefiLlama). 또한, 에어드롭이 진행된 이후 지난 일주일간 아비트럼 상의 디파이 프로토콜들의 대규모 자금 유출 없이 아비트럼 생태계가 성장해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비트럼 TVL 추이, 출처 : DefiLlama 에어드롭 이후 아비트럼은 생태계에 집중된 유동성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생태계 활성화를 도모해야 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아비트럼 네트워크 위에 자리 잡은 수많은 디앱(DApp)들, 그중에서도 효율적인 자본 활용을 가능하게 해주는 디파이(DeFi) 프로토콜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니스왑 v3(Uniswap v3), 스시스왑(Sushiswap), 카멜롯(Camelot) 등 많은 디파이 프로토콜들이 아비트럼 위에 존재하고 있으며 이들 중 사용자들에게 더 높은 자본효율성, 매력적인 수익률, 뛰어난 위험관리 전략을 제공하는 프로토콜이 경쟁의 선두에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비트럼에서 도약을 꿈꾸는 Joe V2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엄청난 TVL 증가율과 더불어 높은 수수료 보상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프로토콜이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Joe V2’로 $ARB의 에어드롭 이후 $36.8M이었던 TVL이 $58.78M까지 상승하며 일주일 동안 50%가 넘는 상승을 보여주었습니다. Joe V2는 현재 아비트럼 위의 디파이 프로토콜 중 TVL 기준 18위, 그중 DEX(Decentralized Exchange)에서는 8위에 위치해 있습니다. 절대적인 순위만 본다면 상위권에 자리 잡고 있지는 않지만 Joe V2가 보여준 아비트럼 네트워크 내 폭발적인 성장률은 시장의 주목을 이끌기 충분하였습니다. Joe v2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3개의 체인(아발란체, BSC, 아비트럼) 중 아비트럼에서만 272%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프로토콜 내 TVL 1위 자리를 공고히 유지하던 아발란체를 제치고 아비트럼이 1위로 올라섰으며 이는 비슷한 수준의 TVL을 가진 프로토콜들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은 수치임을 알 수 있습니다. Joe V2 체인별 TVL / 아비트럼 위에서 Joe V2의 TVL 추이,출처 : DefiLlama 이를 네트워크 전체로 확장시켜 본다면, 에어드롭이 발생한 3/23 이후 3/29까지 아비트럼 전체 TVL 증가량은 약 $160M이며 이 중 Joe V2는 14.11%($22.59M)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토록 Joe V2가 아비트럼 내에서 많은 유동성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Joe V2는 다른 덱스들과 비교하여 어떠한 장점을 가지고 있었을까요? Joe V2는 어떻게 유동성 공급자들에게 높은 수수료를 제공할 수 있었을까요? 이번 글을 통해 Joe V2가 가지고 있는 특징과 이를 통해 사용자들에게 어떤 이점을 제공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본론 Liquidity Book CPMM의 한계 Liquidity Book(LB)은 트레이더 조(V1)의 AMM에서 발견되었던 자본효율성을 개선하고자 출시된 Joe V2의 새로운 AMM입니다. V1은 유니스왑과 같이 x*y=k의 방식으로 자산의 가격을 결정하는 CPMM(Constant Product Market Maker)을 사용하였습니다. CPMM은 중앙기관 없이 알고리즘 만으로 자산을 거래할 수 있게 해 주며 초기 덱스 시장이 자리를 잡는 데 큰 공헌을 하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하였습니다. x*y=k 방식으로 자산의 거래 가격을 결정하는 CPMM의 특성상, 유동성 공급자(Liquidity Provider; LP)가 자산 풀(pool)에 예치한 유동성이 0부터 무한대까지 모든 가격에 고르게 분포될 수밖에 없었고, 결국 너무나도 많은 유휴 유동성이 남겨지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가령 USDC/USDT 페어풀의 경우 가격이 주로 $1에 고정되어 있는 스테이블코인 특성상 자산 간 스왑(swap)이 대부분 $0.99 ~ $1.1 구간에서 발생하였기 때문에 해당 구간 밖에 자리 잡은 유동성은 버려지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프로토콜의 입장에서는 유동성 공급자가 제공한 자본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하였고, 유동성 공급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제공한 자본에 비해 낮은 수수료를 받는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이러한 비효율적인 자본 활용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트레이더 조 역시 CPMM의 한계점에 대해 공감하였고 이를 해결하고자 작년 새로운 AMM을 출시하였는데, 이는 바로 유니스왑 V3의 집중화된 유동성(Concentrated Liquidity)을 개선시킨 LB입니다. CPMM을 활용하며 유휴 유동성의 증가, 필연적인 비영구적 손실(IL), 거래 이전 표시가와 실제 체결가 간의 괴리를 나타내는 슬리피지 등의 문제를 겪은 트레이더 조는 LB 도입을 통해 자본효율성 증가, 비영구적 손실 감소, 그리고 슬리피지 절감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하고자 했습니다. 지금부터 Joe V2가 LB의 어떠한 기능들을 통해 위 세 가지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Price Bin Price Bin은 특정한 가격(자산 간 교환비율)을 나타내는 개별 구간으로 LB 내에서 자산 페어풀의 유동성은 개별 bin들로 쪼개져 있습니다. 더 직관적인 이해를 위해 이전 AMM 모델인 CPMM과 비교해 보자면, CPMM에서는 LP가 하나의 페어풀에 유동성을 공급하면 해당 유동성이 0부터 무한대까지 모든 가격범위에 걸쳐 분포되는 반면 LB에서는 LP가 자신이 공급하고자 하는 가격 범위를 설정하여 해당 가격을 가지고 있는 bin들에 집중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즉, LB는 price bin을 통해 무한한 가격 곡선 위에서 공급자가 원하는 구간만을 꼽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입니다. price bin, 출처 : joecontent 위 사진은 자산 X(Base Asset)와 Y(Quote Asset)로 이루어진 페어풀의 bin을 형상화시킨 것입니다. 가운데 Active bin은 현재 풀에서 거래가 이루어지는 가격(P14)을 나타내는 bin으로 유일하게 X와 Y 두 자산을 모두 가지고 있는 구간이며 Active bin을 제외한 다른 모든 bin들은 두 자산 중 하나의 자산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LP가 X와 Y 두 자산을 모두 풀에 예치하기 위해서는 현재 거래 가격을 제공하고 있는 Active bin에만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으며, 이외에 다른 bin에 자산을 예치할 시에는 하나의 자산만 예치하여야 합니다. 이때 LP는 각 bin에서 Y 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인 c(composition)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active bin에 유동성을 추가할 때는 해당 bin의 c와 동일한 비율로 두 자산을 예치해야 하고 그 외의 bin에 유동성을 추가할 시에는 X 자산만을 넣거나(c=1) 혹은 Y 자산만을 예치해야 합니다(c=0). 이렇게 X자산 혹은 Y자산만을 가진 bin들은 active bin 내의 두 자산 중 한쪽의 유동성이 고갈된 이후 active bin이 한 칸씩 이동해 감에 따라 그다음 active bin이 되며 active price 역시 새롭게 지정된 bin의 가격에 맞춰 변경됩니다. LB가 price bin을 사용함으로써 가져가는 가장 큰 장점은 하나의 price bin에서 거래가 이루어질 시 제로 슬리피지(slippage)를 보장한다는 것입니다. 슬리피지란 사용자가 거래를 체결하기 직전의 가격과 실제 체결되고 난 후의 가격에서 나타나는 차이를 의미하는 용어로 기존 CPMM 모델에서 발생하는 필연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각 bin은 CPMM의 x*y=k가 아닌 x+y=k 방식을 사용하며 슬리피지 문제를 일정 부분 해결하였습니다. P_i*x+y=k, 출처 : Joe V2 Liquidity Book whitepaper P_i : 해당 풀의 고정가격 x : X 자산의 양 y : Y 자산의 양 위 그래프 LB에서 x+y=k를 활용해 각 bin의 유동성을 나타내는 P_i*x+y=L의 그래프입니다. 곡선 형태의 x*y=k과 달리 어느 구간에서든 기울기, 즉 교환 비율이 일정한 직선 형태인 x+y=k를 활용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하나의 bin 내에서 거래를 체결할 시 슬리피지 걱정 없이 자산을 교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CPMM과 CSMM 비교, 출처 : Delphi Digital Variable Fee 두 자산을 하나의 풀에 넣고 자산 간 상대적 가격으로 거래를 수행하는 덱스의 특성상 비영구적 손실은 덱스 프로토콜들이 해결해야 하는 오랜 숙제였습니다. 비영구적 손실은 자산 가격 변동성의 크기에 비례하여 증가하기 때문에 높은 가격 변동성을 가진 암호화폐 시장에서 LP들의 유동성 공급 유인을 감소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Joe V2의 LB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유동성 공급자들에게 기본 수수료(base fee)와 더불어 자산의 변동성에 비례하는 변동 수수료(variable fee)를 지불하는 시스템을 도입하였습니다. 기본 수수료 : 모든 스왑 거래에서 발생하는 최소 수수료(거래량의 0.01% ~ 0.2%) 변동 수수료 : 자산 변동성에 따라 LP에게 추가적으로 지급되는 수수료 Joe V2의 풀에서 발생하는 모든 스왑 거래는 위 두 가지 수수료를 동반합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될 부분은 Joe V2가 유동성 공급자들이 겪는 비영구적 손실을 일정 부분 축소시켜 주기 위해 도입한 변동 수수료입니다. Joe V2의 변동 수수료는 Surge Pricing이라는 외부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고 내부 트랜잭션만으로 변동성을 실시간으로 계산하는 메커니즘에 의해 산출되는데, 이때 사용되는 파라미터로 는 다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변동 수수료 공식, 출처 : Joe V2 Liquidity Book whitepaper Bin step(s) : 연속된 두 bin간의 가격비율 Volatility Accumulator(v_a) : 거래량과 빈도를 통해 변동성을 측정하는 메커니즘 위 공식을 살펴보면 변동 수수료는 두 파라미터의 곱의 제곱에 비례하여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각 파라미터가 무엇을 의미하며 어떻게 변동 수수료에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앞서 하나의 페어풀 내 유동성은 수많은 price bin으로 쪼개어지고 각 bin은 하나의 고정 가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Bin step은 연속된 두 bin의 간격을 의미하는 용어로 1bp(0.01%) 단위로 표시됩니다. 가령 $ARB/$ETH 페어풀의 bin step이 20bp이고 현재 active bin의 가격이 $1.3라면, 그다음 bin의 가격은 $1.3에서 0.2%가 증가한 $1.3026가 되는 것입니다. Bin step은 기본 수수료와 변동 수수료 비율 결정에 모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파라미터이기 때문에 프로토콜은 시장 상황, 자산의 변동성, 유동성 수요 등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하여 bin step을 설정합니다. 일반적으로 가격 변화가 큰 자산 페어풀의 경우에는 높게, 스테이블코인 페어풀같이 변동성이 작은 자산에는 낮게 bin step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Joe V2의 유동성 풀, 출처 : Trader Joe Volatility Accumulator(VA)는 오라클에 의존하지 않고 내부 트랜잭션을 트랙킹함으로써 실시간으로 페어풀 내 자산의 변동성을 측정하는 시스템입니다. VA의 증가/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두 가지가 존재하는데, 이는 얼마나 많은 bin이 움직였는가 얼마나 자주 트랜잭션이 발생했는가 입니다. LB에서 active bin의 움직임은 고정가격의 움직임, 곧 단일 거래에서 얼마나 많은 가격 변화가 발생했는지를 나타냅니다. VA는 이처럼 bin의 변화 개수로 단일 시점의 변동성을 파악한 이후 바로 다음 거래가 발생할 때까지 걸린 시간을 고려하여 최종 변동성(v_a)을 산출합니다. n+1번째 거래와 n번째 거래와의 간격이 프로토콜에서 산정한 하한선(lower time limt) 보다 작으면 VA는 증가하며, 상한선(upper time limit) 보다 크면 VA는 감소합니다. 즉, 연속된 두 거래가 작은 시간차를 두고 발생한다면 프로토콜이 산정한 기준 간격보다 더 빈번히 트랜잭션이 발생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그 반대의 경우에는 예상보다 드물게 트랜잭션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거래가 몰릴 시에는 변동성을 크게, 거래가 드물게 발생할 시에는 변동성을 작게 산정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중요한 포인트는 VA가 변동성을 측정할 때 거래의 방향성을 고려한다는 점인데, 가령 A가 자산을 매도하여 bin이 5칸 내려간 직후 B가 매수하여 bin이 4칸 상승하였다면, 두 거래 간 시간 간격은 하한선보다 작더라도 총변동성은 9칸만큼 증가하는 것이 아닌 두 거래의 방향성으로 인해 서로 상쇄되어 bin 1칸만큼의 변동성과 동일하게 인식됩니다. 위와 같이 가격 간 거리, 가격의 변화, 그리고 거래의 빈도를 고려한 로직으로 인해 Joe V2의 유동성 공급자들은 자산의 변동성이 클수록 더 많은 variable fee를 받을 수 있게 되어 그들의 필연적인 숙제인 비영구적 손실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유연한 자산 관리 단순히 유동성을 제공할 범위를 설정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이 자금을 예치할 특정한 bin을 고르는 것이 가능한 LB의 특성 덕분에 LP는 시장의 상황, 자산의 변동성, 투자 성향 등을 고려하여 다양한 자산 예치 전략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현재 Joe V2에서 제공하는 예치 전략에는 총 4가지 방법이 있는데 각 전략의 장점과 단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Joe V2의 자산 예치 전략, 출처 : Trader Joe Spot : active bin 주위로 유동성을 집중시키는 전략 - 장점 : 가격 움직임이 적은 변동성이 낮은 자산에서 많은 수수료 획득 - 단점 : 유동성을 집중시킨 구간 밖에서 거래가 발생할 시 IL 증가 Curve : active bin을 기준으로 고르게 유동성을 분포하는 전략 - 장점 : 평균적인 수익률 - 단점 : 수익 극대화에 적합하지 않으며 IL에 노출될 가능성 증가 Bid-Ask : active bin에 가장 적은 유동성을 예치하고 외곽으로 갈수록 예치량을 늘려가는 전략 - 장점 : 변동성이 심한 시장 상황에서 높은 수익률 - 단점 : 리스크 증가 Wide : 모든 구간에 고르게 유동성을 예치(CPMM과 동일) - 장점 :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일정 수수료를 가져가는 패시브 수익전략 - 단점 : 자본효율성 하락 위와 같은 다양한 전략 덕분에 LP는 자산별로, 시장 상황별로 각기 다른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데, 가령 거래가 비교적 고정적인 구간에서 거래되는 스테이블코인 페어풀에서는 Spot 전략을 취하며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서는 Bid-Ask 전략을 취해 리스크를 감수하고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LB는 ERC-1155를 따르는 LP 토큰을 지급하며 유동성 공급자들의 유연한 자산 관리를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덱스 프로토콜 측에서는 유동성 공급자가 페어풀에 자산을 예치할 시 이를 증명하는 LP 토큰을 그가 가진 풀에 비례하여 제공하였습니다. LB 역시 LP들에게 LP토큰을 지급하는데, ERC-721을 따르는 다른 덱스들의 LP토큰과 구별되게 ERC-1155를 따르는 토큰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ERC-1155 토큰은 NFT(Non Fungible Token)로 인식되는 ERC-721 토큰과 달리 FT(Fungible Token)으로 인식되기에 LP가 그가 공급한 유동성을 다시 가져올 시 전체를 소각할 필요 없이 일정 부분만 소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LB는 각 bin을 기준으로 LP토큰을 지급하므로 Joe V2의 LP는 어떤 bin에서(active bin은 제외) 얼마만큼의 유동성을 가져올 것인지 자유롭게 결정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정리하자면 LP는 다양한 전략을 선택하고 유동성을 예치할 수 있으며, 상황에 변화가 발생할 시 원하는 만큼의 자산을 어떻게 리밸런싱 할지 유연하게 정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Liquidity Book의 다양한 기능들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Liquidty Book은 Price bin과 x+y=k를 통해 단일 bin 내에서 슬리피지 문제를 해결하였고 자산 변동성에 따라 증가하는 variable fee를 도입해 비영구적 손실을 완화하였으며 다양한 유동성 예치 전략 및 개별 소각이 가능한 ERC-1155 LP토큰을 통해 유연한 자산 관리를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LP와 트레이더 모두에게 이점을 제공하는 LB를 앞세워 Joe V2는 아비트럼 생태계를 이끌어갈 덱스 중 하나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Joe V2는 특히 높은 수익률로 아비트럼 위의 LP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거래량/유동성(volume/liquidity) 비율은 페어풀 내 예치된 자산의 양에 비해 발생하는 거래 규모를 나타내는 비율로, 자산이 활발히 사용되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됩니다. 따라서 높은 거래량/유동성 비율은 곧 적은 자본으로 비교적 많은 양의 거래가 채결됨을 의미하며 이는 LP 입장에서 낮은 경쟁 강도에 비해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뜻합니다. 아비트럼 위 덱스 프로토콜들에서 공통적으로 가장 많은 유동성이 예치되어 있는 ARB-ETH 풀을 예시로 해당 비율을 살펴보면 유니스왑이 47%, 스시스왑이 35%에 머무는 것에 비해 Joe V2는 175%에 근접하는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직 Joe V2의 절대적 TVL은 유니스왑, 스시스왑과 같은 메이저 덱스 프로토콜에 비해 많이 모자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Liquidity Book을 앞세워 기록하고 있는 가파른 성장 속도는 아비트럼 위의 덱스 경쟁에서 선두에 설 프로토콜로 Joe V2를 눈여겨볼만한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자료> Trader Joe, Liquidity Book Whitepaper, 2022 Joe Content, Introducing: Liquidity Book, 2022 Joe Content, Surge Pricing: improving swaps and protecting liquidity providers, 2022 Trader Joe, Liquidity Strategies, 2023' 아비트럼 DEX 생태계의 새로운 다크호스, 트레이더 조' 포스트의 썸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