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 시리즈 : 일본 토큰 증권 시장의 역사와 현황
STO 시리즈 : 일본 토큰 증권 시장의 역사와 현황
시리즈 1편: 위기를 기회로 바꾼 일본의 암호화폐 시장

본 글의 토큰 증권, 증권 토큰, STO 모두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한 것을 나타내는 동일 용어입니다.
들어가며
국내 토큰 증권 가이드라인 출범
2017년을 시작으로 2021년 정점을 찍은 디지털자산 투자시장은 여러 사건사고들을 거치며 대중에게 끼치는 영향력 측면에서 전통 투자시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습니다. 디지털자산 투자시장이 이처럼 몸집을 불려 나갈수록 투자자가 안심하고 디지털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아졌고 정부도 이를 반영하며 작년 5월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 ‘디지털 자산 인프라 및 규율체계 구축(금융위)’를 포함시켰습니다.

디지털 자산 인프라 및 규율체계 구축, 출처 : 윤석열정부 110대 국정과제
그리고 지난 5일,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에서 토큰 증권(Security Token) 발행 및 유통 규율체계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국내 토큰 증권 시장의 서막을 알렸습니다. 가이드라인이 발표되기 이전에도 2019년 5월 시행된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된 카사, 루센트블록, 펀드블록 등 부동산 조각 투자 플랫폼을 중심으로 토큰 증권 발행 및 유통이 이루어졌지만,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을 개정하여 토큰 증권을 정부 규제 하에 두려는 공식적인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토큰 증권 시장이 열릴 것이 확실해 보이는 가운데, 국내보다 앞서 토큰 증권을 도입하여 실제 자금 조달에 사용하고 있는 사례를 살펴본다면 국내 시장의 발전 모습에 대한 힌트를 얻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국, 싱가포르, 일본 등 전 세계 자본 시장을 선도하는 여러 국가들에서 이미 토큰 증권을 활용한 전적이 있지만, 수년 전에 법 개정을 통해 이미 규제 하에서 토큰 증권을 발행 및 유통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에서 국내 토큰 증권 시장이 가장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일본 토큰 증권 시장의 발전 역사와 현황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본론
일본 토큰 증권 시장의 성장
가상화폐 투자의 선두주자 일본
일본이 대대적으로 법을 개정하고 국가 차원에서 토큰 증권의 발행 및 유통을 관리하고 있는 현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본 가상화폐 투자 시장의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가상화폐 투자 가 활발히 일어났던 국가 중 하나입니다. 그 기저에는 도쿄 시부야에 본사를 두고 있었던 마운트 곡스가 존재하였습니다.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마운트 곡스가 전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였던 2013년, 크립토컴페어(Cryptocompare)어에 따르면 세계 비트코인 시장에서 엔화의 시장 점유율은 20%에 육박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1차 위기, 마운트곡스
영광의 시절도 잠시, 일본 가상화폐 시장에는 첫 번째 위기가 찾아옵니다. 2014년 당시,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약 70%가 체결되던 마운트 곡스에서 발생한 해킹으로 인해 4억 7300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 85만 개가 탈취당하였고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의 수많은 투자자들이 자신의 자산을 반환받지 못하였습니다.

사건 당시 WSJ 헤드라인, 출처 : WSJ
해당 사건 이후 동일한 사태를 방지하고자 법률에 기반한 투자자 보호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개인과 개별 국가를 넘어서 국제적 차원에서 이를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습니다. 대표적으로 2015년 6월 독일 엘마우에서 개최된 제41차 G7 정상회의에서는 아래와 같이 직접적으로 가상 화폐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언급하였습니다.
“우리는 가상 화폐 및 기타 새로운 결제 수단에 대한 규제를 포함하여 모든 금융 흐름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 G7 엘마우 정상회의 성명문 中
또한 자금세탁방지국제기구(Financial Action Task Force, 이하 FATF)가 2015년 6월 발표한 ‘가상 화폐에 대한 위험 기반 접근 방식에 대한 지침(Guidance for a Risk-Based Approach to Virtual Currencies)’에서 각국이 자금세탁방지 및 테러자금조달방지(AML/CFT)를 위한 규제와 등록제를 갖추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가상 화폐에 있어서 투자자보호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2016년 제1차 개정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 마련을 호소하는 국제적인 움직임에 더불어 일본 국내에서도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일본 금융청은 제1차 개정안을 발표합니다. 해당 개정안에서는 자금의 송금 및 결제와 관련한 규율을 담당하는 ‘자금결제법’과 상기한 FATF의 발언 이후 테러자금조달억제 등을 위해 제정된 ‘범죄수익이전방지법’이 대상이 되었습니다. 2016년 개정된 제1차 개정안은 다음 해 4월에 시행되었으며 자세한 내용은 아래 도표와 같습니다.

오직 금융청의 승인을 받은 거래소와 토큰에 한하여 일본 내 투자 행위를 허용하여 암호화폐라는 새로운 자산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를 최소화 하겠다는 의도를 위 개정안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3년 2월 기준으로 현재까지 일본 내에서 가상자산교환업자로서 활동할 수 있는 사업자는 총 30개며 이들은 모두 금융청의 규제 하에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 개정안이 2020년 3월 5일 통과되어 다음 해 3월에 효력을 발휘한 것에 비교하면 일본은 국내보다 약 4년 앞서 가상자산 투자를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일본은 2018년 3월 ‘가상화폐교환업 등에 관한 연구회’를 설치하고 같은 해 4월부터 12월까지 11차례의 협의를 통해 암호화폐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에 적절한 규제를 찾기 위해 의논하였습니다. 또한 2018년 4월, 일본 내 16개의 암호화폐 거래소가 모여 JVCEA(Japan Virtual and Crypto assets Exchange Association)이란 자율규제기구를 설립하였습니다. 국내 5대 주요 거래소가 함께 설립한 디지털 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이하 DAXA)가 2022년 6월 설립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빠른 규제 정비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JVCEA는 금융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일본 내 거래소 운영 및 암호화폐 상장을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2023년 현재까지 JVCEA에 등록된 회원은 총 40명입니다. 이들 중 대부분은 금융청에 등록되어 가상자산교환업자로서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JVCEA는 신규 취급 종목은 물론 회원(거래소)의 거래액, 현물거래 수량, 이용자 계정 수 등 자국 내 암호화폐 투자와 관련한 세부 정보를 정기적으로 공시하여 자국 내 건전한 암호화폐 투자 생태계 조성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2차 위기, 연이은 거래소 해킹사태
마운트 곡스 사태 이후 자금결제법을 개정하고 자율규제기구를 설립하는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에는 다시 한번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2018년 1월, 도쿄에 본사를 둔 코인체크(Coincheck)의 해킹으로 인해 약 5억 3천만 달러에 달하는 5억 개가량의 NEM 토큰이 도난당하는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당시 일본 최대 거래소 중 하나였던 코인체크에 발생한 충격적인 사건은 2014년 마운트곡스 사태를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하였고 더욱 철저한 규제를 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사건 당시 WSJ 헤드라인, 출처 : WSJ
여기에 더해 2018년 12월 금융청에서 발표한 ‘가상통화교환업 연구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제1차 개정안의 자금결제법에 따라 가상통화를 활용한 사업이 공식적으로 인정되자 수많은 파생상품 거래가 활발해져 암호화폐 투자가 주로 투기의 모습을 띄게 되었다고 언급하였습니다. 2017년 당시 일본에서 발생한 암호화폐 총거래량의 80% 이상이 마진거래등 파생상품이었을 만큼 투기적 성질이 짙었으며, 이는 본래 1차 개정안에서 자산을 통화로 명칭을 수정한 목적과 벗어나있음을 암시하였습니다. 또한 차익거래약정(CFD)나 ICO(Initial Coin Offering) 등 토큰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거래 방법이 등장하면서 1차 개정안만으로 이를 규제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인지하고 제2차 개정안을 준비하기에 이릅니다.
2019년 제2차 개정
제2차 개정은 2019년 5월에 이루어졌으며 그다음 해인 2020년 5월부터 시행되었습니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제1차 개정안에서 다루었던 자금결제법과 더불어 한국의 자본시장법에 해당하는 금융상품거래법도 개정 대상에 포함시키며 암호화폐 전반에 있어 규제를 강화하였습니다. 제2차 개정안의 세부사항은 아래와 같습니다.

제2차 개정안에서는 자금결제법의 개정을 통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거래소 자산과 투자자 자산을 엄격히 분리하는 규제를 만들고 거래소 내 투자자의 자산을 콜드 월렛에 보관할 것을 의무화시켰다는 점에서 지난 마운트곡스와 코인체크 사태로 인한 피해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예외적으로 가상자산 교환업무를 원활히 수행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만 핫월렛에 투자자 자산을 보관하는 것을 허용하였지만 그 경우에도 거래소는 투자자의 정상적인 인출을 위해 투자자 자산과 동일한 양의 암호화폐를 자체적으로 보관해야만 합니다.
금융상품거래법에서는 암호화폐를 활용한 파생상품의 규제화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특히, 2023년 2월 현재 국내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토큰 증권과 관련한 개정안도 이때 만들어졌는데, 이는 당시 회의적인 시각이 만연하였던 ICO에 맞서 새로운 자금조달방법으로 부상한 토큰 증권을 규제 하에 두어 확실히 관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ICO는 2018년 1월을 기점으로 그해 10월에 167억 달러에 달하는 자본을 조달할 정도로 일본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거두었지만 당시 명확한 규제와 투자자보호조치가 부족하였기 때문에 투자 사기가 빈번하게 발생하였으며 주주들의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금융청은 ICO의 블록체인 기술과 토큰이라는 장점은 가져오되, 명확한 발행 규칙을 적용하고 투자자보호에 더욱 힘쓰기 위해 유가증권을 응용하여 STO(토큰 증권 발행)이라는 새로운 자금 조달 방안을 정의하였습니다.
STO는 주식이나 사채 발행 등 기존의 자금 조달 방식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유연함과 효율성을 일본 자본 시장에 가져다주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제2차 개정안을 통해 이미 정부 차원에서 법적 기반을 마련해 두었기 때문에 일본의 STO 시장은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요건을 갖출 수 있었고, JSTOA(Japan Security Token Offering Association)의 설립으로 이 서막의 신호탄을 알렸습니다.
일본 STO 시장의 본격적인 시작
JSTOA 설립

JSTOA는 2019년 10월 SBI, 노무라, 라쿠텐증권 등 6개의 일본 핵심 증권사가 모여 설립한 사단법인으로 2020년 5월 제2차 개정안이 시행됨과 동시에 금융상품거래법 제78조 제1항에 의거하여 금융청으로부터 자율규제기관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주요 업무로는 투자자 보호, 토큰 증권 시장 제도 정비, 판매업자 등록 관리 및 금융상품거래업 관련 단체와의 소통이 있으며 활동을 시작한 2019년을 시작으로 매년 사업 계획, 사업 보고서, 대차 대조표 등 내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JSTOA의 무기는 실무자들에 의한 자율규제기관이라는 점입니다. 자국의 금융 산업을 비롯한 법률 및 회계를 담당하는 다양한 기업이 정회원, 찬조 회원, 후원 회원으로 포함되어 있으며 2023년 2월 기준 75개의 달하는 회원사들이 현장에서 실무를 통해 얻는 경험을 바탕으로 토큰 증권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실질적인 규제를 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협회원들 각각의 대표이사 혹은 그에 필적하는 핵심 인물이 JSTOA의 여러 위원회(ST 시장 활성화위원회, ST 시장 업무 위원회, ST 세제 업무 위원회 등)에 참여하여 정기적으로 협의를 진행해 토큰 증권 시장의 당면 과제와 업무 진행 사항을 공시하고 있습니다.
JSTOA 외에도 일본 내에는 토큰 증권 시장 발전을 위한 다양한 기관이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 JSTA(Japan Security Token Association)가 존재합니다. JSTA는 2018년 9월 설립된 비영리기구로 핀테크 기업, 블록체인 스타트업, 부동산 기업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모여 설립하였습니다. 앞서 설명한 JSTOA와의 차이점으로는 JSTOA가 자율규제기관으로서 증권사를 중심으로 토큰 증권 발행 및 유통과 관련된 규제 정비 및 시장 조성에 집중한다면, JSTA는 교육적인 측면에 집중하여 각종 세미나를 개최하고 생태계 연구 조사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하지만 JSTA와 JSTOA는 서로 구분 지어 각자의 역할을 독립적으로 수행하기보다는 JSTA는 JSTOA의 후원회원으로서, JSTOA는 JSTA의 파트너로서 협약을 맺으며 자국 토큰 증권 시장의 건전한 발전이라는 공통 목표 아래에서 협력하고 있습니다.

증권사의 활약
2019년까지 일본의 증권업계는 주식시장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그에 맞춰 개선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아래 그래프에 따르면 일본 증권사의 영업수익은 2019년까지 지속하여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2020년에 들어서며 수익이 상승전환에당 들어섰지만, 코로나와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적인 리스크가 겹치며 영업수익 상승의 지속을 장담할 수 없었습니다.

감소하는 일본 증권사의 영업수익, 출처 : 자본시장포커스 2021–19호
이러한 혼란으로 일본 증권업계는 사업영역을 확장해 수익성을 개선할 필요를 느낀 가운데, JSTOA와 JSTA를 비롯한 다양한 기관 및 정부의 규제 정비 및 블록체인 토큰을 활용한 STO의 높은 자본효율성과 유동성에 주목하여 2020년을 시작으로 일본 내에서 STO를 실제로 활용하는 사례가 증권사를 중심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첫발을 내디딘 주자는 SBI 증권으로, 지난 2020년 10월 자회사인 SBI e-Sports의 보통주식 1,000주(약 5,000만 엔)를 블록체인 컨소시엄 ibet 플랫폼을 통해 토큰 증권의 형식으로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였습니다.

뉴스 헤드라인, 출처 : Securities.io
다음은 2020년 이후 연도별로 일본 STO 활용 핵심 사례를 정리한 것입니다. 해당 사례의 대부분이 개별 증권사가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기보다, 여러 증권사 및 핀테크 기업들과 협업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본 토큰 증권 시장 생태계에 참여하는 다양한 기관/기업, 출처 : NH투자증권
2020년
- 미즈호 증권 : 패밀리마트, 야마다 전기 등 일반 기업에 대한 채권을 STO로 발행하는 실증시험 실시(20.02) — 발행체와 투자자를 직접 연결시켜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 제공
- SBI 증권 : 상기(20.10)
2020년 2월 미즈호 은행의 채권을 STO로 발행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실증실험차 진행되어 투자자가 채권 발행기업의 임직원으로 한정되었기에 SBI의 사례를 기술하였습니다.
2021년
- 미쓰이스미토모 신탁은행(SMTB) : ‘시큐리타이즈’의 플랫폼을 활용하여 신용카드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토큰 증권 발행(21.03) — 토큰 증권 기반 파생상품 최초로 신용평가기관에서 투자적격등급(A-1) 취득
- SBI 증권 : SMBC, 노무라 증권, 다이와 증권과 공통출자하여 주식과 토큰 증권 을 다루는 PTS(사설거래시스템) 운영회사 ‘ODX(Osaka Digital Exchange) 설립(21.04) — 현재는 주식만을 지원하고 있지만 2023년에는 증권토큰 취급 예정
- SBI 증권 : ibet 플랫폼을 통해 자사 채권을 토큰 증권으로 발행(21.04) — 최소 투자금액이 10만 엔으로 책정되어 기관을 넘어 일반투자자에게도 STO 서비스 제공
- 미쓰비시 UFJ 신탁은행 : SBI 증권과 케네딕스(부동산자산운용사)와 협업하여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토큰 증권발행(21.07) — 자사의 토큰 증권 플랫폼 ‘Progmat’를 활용
2022년
- JPX(Japan Exchange Group) : 2025년 4월에 STO 마켓 출시 발표(22.04)
- 미츠비시 UFJ 신탁은행 외 6사 : STO 플랫폼 ‘주식회사 Progmat’ 공동 출자 발표(22.12) — 미츠비시 UFJ 신탁은행의 자회사에서 합작회사로 전환하였으며 내년 9월 이후 회사 설립 목표
2023년
마치며
지금까지 일본 토큰 증권 시장의 발전 과정과 현황을 살펴보았습니다. 2014년 마운트 곡스 사건을 기점으로 규제의 필요성을 느낀 일본은 오히려 이를 발판으로 암호화폐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 빠르게 제도를 정비하였고, 그 결과 현재 STO를 선도하는 국가 중 하나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일본이 제1차, 제2차 개정안을 시행하며 엄격한 규제는 오히려 혁신을 억제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는 반론이 제시되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금융청은 안정성에 무게를 두어 제도의 틀 내에서 투자자들을 보호하는데 집중하였습니다. 실제로 지난 11월 전 세계에 엄청난 파급력을 끼친 FTX 사태에서도 일본 시장 투자자들은 고객 자산의 보호 조치 없이 거래소가 임의로 자산 매각을 진행하지 못하는 금융청의 선제적 조치 덕분에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규제에서 육성으로' 앞서가는 일본의 암호화폐 정책
FTX 사태에서 주목받은 일본의 선제적 암호화폐 규제 지난해 전 세계 암호화폐(가상자산) 시장에 충격을 안겨준 FTX 거래소 붕괴 사태 이후 유독 일본 시장 투자자들은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는 평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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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가 올해 상반기 중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 밝힌 가운데, 2019년부터 토큰 증권과 관련한 법률 규제를 제정한 일본의 사례는 이제 제도화를 시작하려는 국내 시장이 참고할 수 있는 힌트를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국내 토큰 증권 시장과 일본 토큰 증 시장을 발행/유통 구조 및 관련 법률을 중심으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 NH투자증권, 토큰 증권(STO) 시장이 온다, 2023
- 자본시장포커스, 일본의 증권토큰발행(STO) 현황과 시사점, 2021
- FSA, Regulating the crypto assets landscape in Japan, 2022
- 국회입법조사처, 일본의 가장자산(Virtual Assets) 이용자 보호 규율 강화, 2020
- everytreeisblue, 일본은 STO를 어떻게 규제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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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4월 12일 hot
[방구석 리서치] 분산 밸리데이터 기술-DVT- 톺아보기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합의 알고리즘이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된 이후 ‘중앙화’ 논란이 끊임없이 불거진다. 여기서 ‘중앙화’란 위임받은 ETH가 많은 소수의 밸리데이터(리도 파이낸스, 코인베이스 등)가 다른 밸리데이터보다 더 막강한 권한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 이더리움이 완전히 PoS로 전환되기 전(‘더 머지’ 업그레이드 이전)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스테이킹할 수 있는 최소 수량은 32 ETH였다. 2023년 3월 24일 기준 1 ETH가 약 240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최소 7680만 원이 필요한 것이다. 개인이 오롯이 감당하기엔 쉽지 않은 금액이다. 그래서 등장한 방법이 바로 가상자산 거래소나 디파이 플랫폼의 스테이킹 서비스다. 이용자들이 소량의 ETH를 플랫폼에 위임하고 해당 플랫폼은 이더리움 노드를 실행하고 그렇게 모은 32 ETH를 예치해 밸리데이터를 활성화한다. 물론 밸리데이터가 블록 생성 타이밍을 놓치는 등 네트워크에 피해를 입힐 경우 ‘슬래싱(삭감)’이라는 벌칙을 받게 되며, 해당 밸리데이터에게 위임한 이용자의 자산 역시 일부 또는 전체 삭감된다. 그렇기에 어느 정도 검증된 것으로 여겨지는 밸리데이터에게 스테이킹 물량이 몰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2023년 3월 24일 기준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스테이킹된 총 1780만 개 ETH 중 리도 파이낸스(0xF82aC5…, 0xb049e… 등)가 스테이킹한 물량(총 560만 개 ETH)의 비중은 31%에 달한다. 또 다른 유동성 스테이킹(Liquidity Staking) 플랫폼 ‘로켓 풀’의 비중은 2%로 집계된다. 이외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비중은 12%, 크라켄 7%, 바이낸스 6% 순이다. 나머지 비중이 9%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리도 파이낸스 등을 포함한 9개 밸리데이터에게 91%의 물량이 집중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상하이 업그레이드가 내달로 다가오면서 중앙화 현상이 다소 해결될 것이란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상하이 업그레이드가 성공한 이후에야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32 ETH를 스테이킹한 이용자들이 자금을 인출할 수 있게 된다. 상하이 업그레이드와 더불어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크게 화제가 되는 키워드는 2가지다. 유동성 스테이킹 파생상품 (Liquidity Staking Derivatives,LSD) 분산 밸리데이터 기술(Distributed Valitor Technology, DVT) 유동성 스테이킹은 ETH를 스테이킹하면 하락장이 와도 당장 그만큼의 ETH를 처분할 수 없다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나온 개념이다. ETH를 스테이킹한 이용자에게 일종의 어음과 같은 역할을 하는 가상자산을 지급한다. 예를 들어, 리도 파이낸스는 이용자에게 ETH를 스테이킹한 수량만큼의 stETH라는 토큰을 제공한다. 유동성 스테이킹 업체들은 스테이킹된 ETH 총량과 어음 토큰(stETH 등) 발행량과 같게 유지하기에 보통은 1 ETH와 1 어음 토큰의 가격이 동일하다. 그러나 이는 스테이블 코인과는 다르다. 정상적인 스테이블 코인이 1 달러에 페깅(pegging)되는 것과는 달리 유동성 스테이킹 토큰은 그 수요와 공급에 따라 1 ETH와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대표적인 유동성 스테이킹 플랫폼으로는 리도 파이낸스, 로켓 풀 등이 존재한다. 코인베이스도 2022년 8월 cbETH(Coinbase Wrapped staked ETH)를 출시한 바 있다. 상하이 업그레이드가 성공하면 자금 인출이 가능해지고, 이로 인해해 유동성 스테이킹 파생상품의 청산이 가능해지면서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생태계의 다각화가 예상된다. 그럼에도 이더리움 생태계 내 스테이킹 비중은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비해 낮은 편이다. 테조스 네트워크에 스테이킹된 토큰 물량은 전체의 77%로, 그 비중이 블록체인 네트워크 중 가장 높다. 반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스테이킹된 토큰 물량은 전체의 14%에 불과하다. 이더리움 밸리데이터 중 하나인 비트코인 스위스(Bitcoin Suisse)는 분산 밸리데이터 기술(DVT)이 스테이킹 중앙화, 단일 실패 지점(single points of failure), 슬래싱 위험성을 낮추고 리스테이킹(re-staking)을 통해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연 이자율(APR)을 높일 것으로 진단한다. (여기서 단일 실패 지점은 밸리데이터가 자신의 프라이빗 키를 분실한 경우 밸리데이터에게 자금을 맡긴 이용자들도 자신의 자금을 찾을 수 없게 되는 위험성을 의미한다.) 이번 <방구석 리서치>에서는 DVT가 어떻게 이더리움의 중앙화 현상을 해결할 수 있을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DVT는 밸리데이터가 여러 노드에게 블록 생성 의무를 나눠줄 수 있게 하는 오픈소스 형태의 프로토콜이다. 그 의무를 받은 노드가 오프라인 상태가 되거나 오류가 생길 경우 밸리데이터가 이어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결함성을 제공한다. 만약 블록 생성 의무를 분배 받은 노드 중 33% 미만이 오프라인 상태가 된다고 해도 나머지 노드가 유효한 서명을 만들어낼 수 있다. DVT를 구성하는 기술은 다음과 같이 크게 4가지다. 분산 키 생성 샤미르의 비밀 공유 다자간 연산 비잔틴 장애 허용 분산 키 생성은 단일 구성원이 프라이빗 키를 제어할 수 없게끔 하는 기술로, 모든 구성원들이 프라이빗 키를 분배 받는다. 모두가 같은 프라이빗 키를 암호화된 형태로 받는다는 점에서 여러 명이 각자의 프라이빗 키로 동시에 서명해야 하는 멀티 시그(multi-sig)와는 다르다. 그중 비신뢰형(trustless) DKG는 샤미르의 비밀 공유를 생성한다. 샤미르의 비밀 공유는 프라이빗 키를 분배 받은 n명 중 임의의 참여자(t+1 < n)가 프라이빗 키를 복원할 수 있게 하는 이론이다. 다만, 참여자들은 프라이빗 키 자체는 알 수가 없다. 참여자들이 샤미르 비밀 공유 값을 공개하고 프라이빗 키를 복원한 후에야 트랜잭션에 서명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여러 명이 나눠 가진 조각을 합쳐야만 ‘프라이빗 키’라는 퍼즐이 완성되는 셈이다. 다자간 연산(Multi Party Computation)은 암호화를 통해 여러 구성원에게 연산을 분산하는 방식이다. 이 또한, 여러 명이 동시에 서명해야 하는 멀티 시그와 유사해 보인다. 멀티 시그는 서로 다른 프라이빗 키로 생성된 온체인 서명이 필요하지만, MPC는 오프체인에서 생성된 단일 서명을 요구한다. 오프체인 서명이기에 분산원장에 기록되지 않아 프라이버시를 강화할 수 있으며, 별도 네트워크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비잔틴 장애 허용(BFT)은 비잔틴 장군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전체 참여자 중 3분의 2가 정상 작동한다면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움직이게끔 하는 합의 알고리즘이다. DVT에서는 BFT를 토대로 하나의 노드를 ‘리더’로 선택하고 만약 그 리더가 오프라인 상태가 되거나 손상되면 12초 이내 다른 노드에 역할을 다시 할당한다. 이처럼 DVT 기술을 활용한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Obol과 SSV가 있다. Obol이 비허가형(permissionless) 오픈소스 프로토콜이라면, SSV는 허가형(permissioned) 개인간(P2P) 네트워크 레이어란 점에서 차이가 있다. Obol 네트워크에서는 실행(Execution) 클라이언트, 합의 클라이언트, 분산 밸리데이터 클라이언트, 밸리데이터 클라이언트가 하나로 모여 클러스터(cluster)를 형성한다. 클러스터 규모에 따라 온라인 상태여야만 하는 분산 밸리데이터 수는 다음과 같다. Obol 네트워크에선 탈중앙화 네트워크와는 다른 통신 프로토콜을 사용함으로써 슬래싱 리스크를 줄인다. 통상 탈중앙화 네트워크에서는 가십(Gossip) 프로토콜을 채택한다. 가십 네트워크는 내결함성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오히려 그 장점이 단점으로도 작용한다. 만약 한 노드가 잘못된 메시지를 전파할 경우 다른 노드들이 그 메시지대로 수행하고, 그 행위가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Obol 네트워크는 이런 가십 프로토콜이 ‘단일 실패 지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Obol 네트워크에서는 TCP를 활용함으로써 클러스터들은 각자 메시지를 업그레이드한다. 예를 들어 한 클러스터가 악의적인 정보를 퍼트린다고 해도 이를 다른 클러스터가 무작정 나르지는 않는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그 결과, 악의적이거나 잘못된 정보가 배포된 데 따른 슬래싱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 SSV는 두 가지 레이어로 작동된다. SSV P2P 네트워크 레이어와 이더리움 콘트랙트 레이어다. SSV P2P 네트워크 레이어는 실행(Execution) 레이어로서 밸리데이터가 운영되고 이더리움 스마트 콘트랙트에서 밸리데이터 키 공유 할당을 읽어온다. 이더리움 콘트랙트 레이어는 SSV 토큰 보유자들이 의사 결정할 수 있는 거버넌스에 필수적이다. SSV는 허가형(Permissioned) 플랫폼으로, ETH 스테이킹 플랫폼 업체 중 SSV 네트워크 밸리데이터 운영자로 등록해야 한다. 이런 다중 운영자 시스템을 토대로 노드들이 신뢰 없이 작동될 수 있게 한다. 밸리데이터는 밸리데이터 운영자에게 SSV 토큰을 지불하고 밸리데이터 운영자는 그 보상으로 ETH를 받아 밸리데이터에게 지급한다. SSV는 비수탁형(non-custodial) 기술을 바탕으로 완전히 신뢰를 요구하지 않는(trustless) 유동성 스테이킹을 가능하게 한다. SSV 네트워크도 Obol 네트워크와 마찬가지로, 오퍼레이터 노드가 각자 트랜잭션을 검증하기 때문에 단일 노드에서 발생한 위변조 행위가 다른 노드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DVT는 유동성 스테이킹 프로토콜에서 스테이킹의 중앙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미들웨어로서 활용될 것이다. 서로 다른 유동성 스테이킬 프로토콜끼리 분산 밸리데이터 클러스터를 구성해 DVT 기술을 공유할 수 있다. DVT를 적용하면 다운타임과 슬래싱 리스크를 줄여 유동성 스테이킹 프로토콜 운영자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각 운영자별 단일 실패 지점을 제거해 유동성 스테이킹 프로토콜이 또 다른 위험을 떠안을 필요 없이 오퍼레이터 풀을 구성할 수 있게 한다. 클라이언트 구성과 지역을 다각화해 관련 위험을 감소하며 유동성 스테이킹 프로토콜이 보다 탈중앙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한다. 상하이 업그레이드 이후 유동성 스테이킹과 더불어 분산 밸리데이터 기술(DVT)이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니 그 이전부터 DVT 관련 종목을 파악해두는 것이 좋겠다. SSV(ssv.network)는 자체 토큰 SSV를 발행했으며, 해당 토큰은 바이낸스, 쿠코인, 유니스왑에 상장됐다. 다만, Obol Labs는 아직 자체 토큰에 대한 ICO를 진행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코인마켓캡에 등록된 OBOL은 다른 프로젝트의 토큰이다. [출처] 이더리움 스테이킹 물량 비중 관련: 난센) https://pro.nansen.ai/eth2-deposit-contract 이더리움 스테이킹 APR 관련: 이더리움 재단) https://ethereum.org/en/staking/ 테조스 및 이더리움 스테이킹 물량 비중 비교: 비트코인 스위스) https://www.bitcoinsuisse.com/research/decrypt/season-2022/shanghai-upgrade-for-investors DVT 기술 관련: 판테르 프로토콜 블로그) https://blog.pantherprotocol.io/understanding-distributed-validator-technology-dvt/ 앵커 블로그) https://www.ankr.com/blog/trustless-liquid-staking-removing-intermediary-risk-with-ssv-technology/ 오볼 DOCS) https://docs.obol.tech/ SSV 네트워크 DOCS) https://ssv.network/network/' [방구석 리서치] 분산 밸리데이터 기술-DVT- 톺아보기' 포스트의 썸네일 -
2023년 04월 11일 hot
웹3 게임 토크노믹스 엔드게임
웹3 게임 토크노믹스 엔드게임 이상적인 게임 토크노믹스에 대한 생각 Disclaimer: 본 보고서의 저자는 본 보고서를 조사하거나 초안을 작성하는 동안 미공개 중요 정보 등을 이용하여 관련 토큰을 구매하거나 판매하지 않았습니다. 각 보고서의 내용은 해당 보고서의 각 작성자의 의견을 반영하고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제공되며, 토큰을 구매 또는 판매하거나 프로토콜을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목적으로 서술되지 않습니다. 이 보고서에 포함된 어떠한 내용도 투자 조언이 아니며, 투자 조언으로 해석되어서도 안 됩니다. Why blockchain? 작년 하반기 이후 ‘웹3 게임’, 특히 ‘게임 토크노믹스’를 중심으로 리서치를 이어왔으며, 크게 총 3편의 글을 출간했다. 1편: Do Dive into Web3 Game: 웹3 게임을 위한 평가 프레임워크 2편: Do Dive into Web3 Games: 토큰 경제와 콘텐츠 설계 3편: 웹3 게임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주로 엑시 인피니티(Axie Infinity)와 스테픈(Stepn) 등 시장에서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웹3 게임 프로젝트들을 중심으로 기존 P2E 시스템을 적용한 웹3 게임들의 실패 요인을 분석하고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서술하였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웹3 게임은 왜 블록체인을, 혹은 토큰화 자산을 도입해야 하는가? 이번 글은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웹3 게임 토크노믹스에 대해 논해보려 한다. 프레임워크 설정하기 웹3 게임 토크노믹스 논의를 위해 위와 같이 인게임 경제와 비즈니스 영역에서의 토크노믹스 두 가지 형태로 프레임워크를 설정하겠다. 인게임 경제 영역에서는 게임 플레이어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어떤 인게임 자산을 토큰화할 것인지, 발생과 소각 메커니즘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플레이어 경험을 어떻게 증진시킬 것인지가 핵심으로 취급될 것이다. 반면, 게임 외부인 비즈니스 영역에서의 토크노믹스는 프로젝트, 재단, 투자자 등 해당 프로젝트들과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토큰을 활용하여 어떠한 행동 발생을 유인할 것인지가 핵심으로 취급될 것이다. 인게임 경제의 경우 인게임 경제 영역에서 토큰화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자산은 크게 ‘재료(input)’와 ‘최종재(final goods)’로 구분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게임 상에서 플레이어들의 경제 활동은 다양한 재료를 생산 및 조합하여 최종재를 획득하고, 더 많고 질 좋은 최종재는 더 많은 양의 재료 자산을 생산하는 과정으로 정의된다. 웹3 게임의 경우에도 대부분 이와 같은 공식을 따르는데, 엑시 인피니티가 채택한 방식과 같이 재료 아이템을 FT(Fungible Token)로, 최종재를 NFT로 토큰화하여 인게임 경제를 구성하고,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더 많은 보상 수령을 위해 더 많고 질 좋은 최종재 NFT를 끊임없이 수요하게 만드는 순환 경제를 말한다. 대부분의 웹2 게임 경제는 게임 플레이를 통해 재료 아이템을 획득하고 자본 유입만이 가능한 폐쇄 경제 상에서 구동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밸런싱 작업을 통해 하이퍼 인플레이션 등의 인게임 경제 위협 요소를 억제하는 것이 (완벽히는 아니지만) 가능하다. 하지만, 웹3 인게임 경제 상에서는 토큰화된 재료 및 최종재 아이템들이 외부 시장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기존 인게임 경제에 비하여 문제가 아주 빠르게 발생한다(예: SLP 토큰의 가격 급등락 혹은 유통량 급증). 이는 이전 글에서 인게임 토큰이 가진 특성으로 인해 웹3 게임에 인게임 토큰을 도입할 의의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이(웹3 게임의 불안정성)는 다음과 같은 인게임 토큰의 특징에서 기원하는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 PvE 플레이를 통해 획득 가능: 별다른 조건 없이 일정 플레이 시간을 투입하는 것으로 토큰 획득이 가능, 다계정 혹은 봇에 의한 토큰 획득 경로로 악용될 가능성 존재 - 개방성: 인게임 생태계에 한정되어 상호작용하는 것이 아닌 누구든지 매매 가능한 개방된 환경에서 취급됨 게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인게임 토큰의 순발행량(발행량-소각량) 조정을 통한 지속적인 적정 가격 유지가 필수적이지만, 상기한 특징들로 인해서 토큰의 발행 및 소각처 설계를 통한 지속가능성의 도모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인게임 아이템을 토큰화시켜 자산 가치를 형성하고 유저들에게 소유권을 부여하여 자유로이 매매하도록 하는 방안은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든지 P2E 시스템으로 귀결하도록 만들며 지속가능성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인게임 경제에 토큰화 자산을 도입하면서도 지속가능성을 달성할 수 있을까? 다음과 같은 방안을 생각해 보자. 1안: PvE 플레이가 아닌 PvP 경쟁에 따라 한정된 양의 보상을 플레이어에게 지급 2안: NFT 형태로 주어지는 최종재 보상이 더 많은 재료 아이템 혹은 FT 보상을 야기하지 않도록 설계 대안 분석 1안의 경우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보상 풀의 크기를 한정시켜 놓은 후에 게임 플레이 성과에 따라 플레이어에게 토큰화 자산을 보상으로 수여하는 방식이다. 플레이어는 PvE 플레이를 통해서 보상을 획득할 수 없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고, 혹은 자본을 투입하여 타 플레이어와의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웹3 게임 중에서는 대표적으로 AXS 토큰을 활용하여 시즌별 보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엑시 인피니티’와 NCG를 중심으로 싱글 토큰 경제를 구축한 ‘나인 크로니클(Nine Chronicle)’이 이러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2안의 경우 최종재가 부가적인 인게임 자산을 생성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인게임 경제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인플레이션 요소를 배제하는 방식이다. 해당 대안 상에서는 최종재 보상이 더 이상 인게임 자산을 생산하는 기능을 갖지 않고 플레이어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심미적 기능에 한정된 쓰임새를 가진다. 대표적으로 최근 인기를 끌었던 트레저다오의 ‘더 비콘(The Beacon)’이 이러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더 비콘의 플레이어들은 게임 플레이를 통해 일정 조건을 달성하면 캐릭터 및 개인 공간을 꾸밀 수 있는 NFT를 얻을 수 있다. 한 더 비콘 유저의 캐릭터 및 방 풍경; 출처: 더 비콘 다만, 위와 같은 구조를 구축한다고 해도 결국 유저들에게 보상으로 주어지는 자산에 어떻게 가치를 지속적으로 축적시킬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선결과제로 작용한다. 인게임 경제 구조의 도입 자체로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재미나 경험을 증진시키는 효과를 발생시킬 가능성은 거의 존재하지 않고, 오히려 인게임 경제는 폐쇄적으로 운영하면서 게임 외부 환경에서 상호작용하는 거버넌스 토큰에 가치를 축적시킨 후 시즌별 유저 보상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인게임 토큰(FT 및 NFT)의 도입은 유저 경험의 증진과 지속가능성 달성 사이의 딜레마에 빠져있다. 게임 플레이를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의도한다면, 인게임 환경에 선진입한 유저들이 후발 주자들의 진입비용으로 수익을 얻어가는 폰지 구조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 지속가능성이 낮은 반면, 지속가능성 달성을 위해 인게임 환경에서 발생과 소각 시스템을 엄격하게 구성한다면, 기존 웹2 게임 환경과 같이 폐쇄적인 경제 시스템과 다를 바 없어져 토큰화 자산의 도입이 유명무실해지는 양상이 발생하게 된다. 리니지라이크 장르와 같이 인게임 환경 안에서 지속적으로 자본을 투입하는 계층과 게임 플레이를 통해 돈을 벌어가는 계층을 나누어 설계하는 방안도 제시할 수 있겠으나, 인게임 토크노믹스의 도입이 그러한 설계 구조에 어떠한 용이성을 더해줄 것이라 생각되지는 않는다. 결과적으로, ‘웹3 환경’에서 ‘토큰화 자산을 도입’하여 ‘인게임 경제를 구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우며, 차라리 기존 웹2 게임들과 같이 폐쇄적인 인게임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즌별 플레이 보상으로 거버넌스 토큰 혹은 NFT를 부여하는 방식이 실현가능한 웹3 게임 구조로 보인다. 이상적인 게임 토크노믹스 예시 상기한 인게임 토크노믹스의 부적절성으로 인해 게임 토크노믹스 설계의 주요 대상은 자연스레 게임 외부 영역으로 이동한다. 게임 외부 환경에서 토크노믹스를 적용함으로써 펀딩 과정을 용이하게 진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게임 프로젝트 운영에 있어서 투자자(Investor)와 플레이어(Player)들의 긍정적 행동을 유발하는 데에도 강점을 가진다. 토큰을 통해 다양한 집단에서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그들의 행동을 생태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현재 블록체인, 그리고 토크노믹스 도입의 가장 큰 이유가 될 수 있다. 생각해 볼 수 있는 토크노믹스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Investor <> Auction - 투자자는 토큰 옥션을 통해 게임 프로젝트에 자본을 제공하고 토큰을 구매 Investor <> Staking pool - 투자자는 보유한 토큰을 스테이킹 풀에 락업하고 스테이킹 보상 및 거버넌스 권한 등을 수령 - 게임의 KPI를 스테이킹 보상률과 연동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음 Player <> Game - 게임 플레이에 필요한 구독권이나 입장권 등을 토큰에 연동하여 플레이어들의 수요 창출 - 플레이어들은 게임 플레이 성과에 따라 토큰 보상 수령 Investor <> Market <> Player - 투자자와 플레이어들이 시장에서 토큰에 대한 수요 및 공급 형성 이와 같은 토크노믹스를 기반으로 다음과 같은 여러 장치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ve토크노믹스(by 커브 파이낸스) or 스테이킹 경쟁 게임(by Bridgeworld) - 스테이킹 풀에 토큰을 일정 기간 락업해야만 보상 수령 및 거버넌스 권한 획득이 가능 - 토큰 양뿐만 아니라 락업 기간에 비례하여 보상률 및 권한의 양이 증대 - 커브 파이낸스와 같이 여러 참여 주체들이 참여하는 플랫폼 비즈니스인 경우, 한정된 토큰 인플레이션 양을 두고 경쟁 구조 설계 가능 - Bridgeworld와 같이 스테이킹 시스템을 게임화 시켜 참여 주체들이 부스팅 기능이 있는 NFT를 끊임없이 수요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으로 설계하는 방법도 존재 일반적인 토큰 옥션을 진행하는 대신 프로젝트 기여도 등에 따라 토큰을 차등 분배하는 레트로액티브 에어드롭(Retroactive Airdrop) 방식 사용 Echelon Prime 사례 살펴보기 Echelon prime은 Paradigm의 투자를 받은 웹3 게이밍 플랫폼으로, 필자가 상기한 토크노믹스 구조를 PRIME이라는 싱글 토큰을 중심으로 유사하게 구현하였다. 플랫폼에서 구동되는 첫 게임으로 Parallel이라는 TCG 장르의 AAA급 게임이 클로즈드 베타 상태에 있으며,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성패를 판단할 단계는 아니지만, 안정적인 토크노믹스 구조를 가지고 있어 살펴볼 의의가 있다고 판단된다. NFT 세일과 Caching을 통한 토큰 분배 - Echelon prime은 특정 NFT를 스테이킹하면 NFT의 희귀도와 양에 비례하여 PRIME 토큰을 분배하는 ‘Caching’이라는 작업을 수행 - 프로젝트 측은 NFT 세일을 통해 자본을 모집하고 투자자들은 NFT 스테이킹을 통해 토큰을 수령 플레이어들은 PRIME 토큰을 게임 플레이 자산인 카드 NFT를 구매하는 데에 사용하고, NFT 보유량은 플레이 보상으로 주어지는 PRIME 보상량에 비례 - Echelon Prime 플랫폼에서 론칭 준비 중인 Parallel의 NFT를 PRIME 토큰으로 구매할 수 있고, 게임플레이 풀에 할당된 PRIME 토큰 보상을 플레이어들이 플레이 성과에 따라 수령할 수 있음 NFT 보유량에 따른 PRIME 보상비율 그래프; 출처: Echelon prime docs Parallel에는 PRIME 외에 Glints라는 인게임 통화가 있으며, PRIME으로 구매 가능하고 PRIME과 구분되는 역할을 수행 플레이어가 소요한 PRIME 토큰은 게임플레이 풀, 리저브 풀 등에 재분배되어 순환 딱 여기까지 필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게임 토크노믹스의 전형은 지금까지 소개한 바와 같다. 단일 토큰을 활용하여 투자자와 플레이어가 모두 상호작용하는 구조이면서, 토큰의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구조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토크노믹스가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은 딱 여기까지라고 생각한다. 게임 프로젝트의 성공은, 그 핵심 동력은 ‘어떻게 많은 게이머들을 끌어들일 것인지’이며, 이 목표를 위해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사항은 게임의 재미나 퀄리티, 그리고 밸런싱 및 마케팅 등의 운영전략이지 게임 토크노믹스 그 자체는 아닐 것이다. 인게임 토큰을 도입하는 방법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게임 토큰 도입, 더 정확히는 인게임 통화를 성공적으로 토큰화할 수 있는 방법이나 시나리오는 없을까? 필자가 생각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인게임 경제를 외부 환경에 개방하는 데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점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 인게임 경제 자체의 통화 인플레이션율이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인게임 통화의 발생과 소각(일명 ‘faucet and sink’) 비율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해야 하며, 인게임 통화의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에 미치지 않도록 운영 측면에서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두 번째로 인게임 경제를 개방하기 전에 외부 자본의 진퇴에 따라 경제 전체가 흔들리지 않을 만큼의 규모 형성이 필요하다. 이때 ‘규모’라 함은 인게임 통화의 시가총액 등의 양적 규모를 뜻하기도 하지만, 인게임 통화의 쓰임새의 다양성이 충족되어야 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는 Tascha가 UST 폭락 사태 이후 스테이블코인 비즈니스에 대해 설명한 조언 중 하나인 “상관관계가 적은 수요의 필요”와 맥락을 공유한다. UST를 뒷받침하는 것 외에는 LUNA의 사용 사례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디페깅 압력이 충분히 높은 경우 가격을 지지할 다른 수요가 없기 때문에 LUNA 가격은 0으로 밀려나게 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대부분의 법정화폐는 상업 및 무역과 관련된 비투기적 수요가 존재하고, 따라서 투기 세력에 의한 공매도가 심하더라도 통화 정책의 중대한 실수가 없는 한 가격이 0이 되지는 않는다. — 출처: ‘5 Lessons From Terra/Luna Fallout, for Future Stablecoin Designers, Investors, and Regulators’, Tascha 발생과 소각 메커니즘 — 이브 온라인(Eve Online)의 예시 이브 온라인은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MMORPG 게임으로 2003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장수 게임이다. 약 8,000여 개의 각기 다른 항성이 존재하며, 각 항성이 각기 다른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브 온라인은 탄탄한 인게임 경제를 구축한 것으로 유명한데, 일반적으로 많은 MMORPG 게임들이 과도한 인플레이션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인게임 토큰 도입을 고민하는 입장에서 모범 사례로 평가할 만한 대상이다. 이브 온라인 경제의 특징 이브 온라인의 경제는 인게임 화폐인 ISK를 중심으로 순환하는데, 실제 경제와 같이 통화량, 통화 속도, 물가 수준, 생산량 등을 게임사 측이 트래킹 및 분석하여 월별 리포트로 제공하고 있다. 현재 2003년 서비스 이후 ISK 총공급량은 약 8배 증가했으며, 실제 경제에서 달러 M2 통화량이 2000년대 초반에 비해 약 4배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굉장히 건전한 수준의 가상 경제가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2017–2023년 이브 온라인 ISK 통화 공급량 추이; 출처: 이브 온라인 월별 경제 리포트 달러 M2 공급량은 2000년대 초반에 비해 약 4배 상승; 출처: FRED 지속 가능성이 높은 이브 온라인의 경제 시스템은 크게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보통 MMORPG의 경우 캐릭터 성장에 따라 안정적으로 더 많은 인게임 통화를 수급할 수 있는 환경을 특징으로 한다. 하지만 이브 온라인상에서는 그러한 환경이 제공되지 않으며, 거의 모든 곳에서 PVP(유저 간 전투)가 가능하고, 캐릭터 사망 시 아이템이 소각되는 메커니즘을 통해 자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구조를 유도하고 있다. 월 정액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PLEX’라는 구독권의 개념을 가진 아이템을 주기적으로 결제하여 게임 플레이를 이어나가야 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봇을 이용한 무분별한 ISK 생산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진다. PLEX는 인게임 아이템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를 통해 ISK를 획득하여 구매하는 방법도 존재한다. 무료로 이브 온라인을 플레이하려는 플레이어들은 ISK를 생산하여 타 플레이어들이 판매하는 PLEX를 구매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거래 수수료 명목으로 ISK가 소각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거의 모든 아이템이 플레이어에 의해 생산되고 거래되며, 게임사는 NPC 보상을 통해 통화량을 조절하는데에 집중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디스이즈게임에 게재된 한 게이머의 글을 참고해 주길 바란다. 인게임 통화를 토큰화한다는 것은 이브 온라인을 운영하는 CCP 게임즈는 이브 온라인 생태계 내에서 발생하는 ISK 총 공급량 추이, 모든 생산물의 가치, ISK의 통화 속도, CPI(Consumer Price Index) 및 PPI(Producer Price Index) 등의 물가 수준을 수치화하여 월별 리포트로 공시하고 있다. 2023년 2월 이브 온라인 생산, 파괴, 채굴 가치 추이; 출처: 이브 온라인 월별 경제 리포트 2023년 2월 ISK 통화 속도; 출처: 이브 온라인 월별 경제 리포트 2023년 2월 이브 온라인 CPI 분석; 출처: 이브 온라인 월별 경제 리포트 위와 같이 인게임 생태계의 통화, 생산물, 물가 수준을 모두 수치화하여 분석하고 운영 기반으로 활용하는 일은 지속가능한 경제 시스템 구축에 있어서 중요한 일이다. 경제의 구성 요소를 아주 단순하게 살펴보면 위 화폐 수량설과 같이 통화량(M), 통화 속도(V), 물가 수준(P), 총 생산물 가치(Y)의 총 4개의 요소로 분해해 볼 수 있는데, 인게임 경제 요소 분석을 통해서 전체적인 시스템을 조망하고 게임사 측은 통화량 조절(M 변수 조정)을 통해 인게임 경제를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구축해 나갈 수 있다. 결국 인게임 통화를 도입하고 운영한다는 것의 의미는 게임사가 인게임 경제를 책임지는 작은 중앙은행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귀결한다. 개방 경제로의 이행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인게임 통화를 성공적으로 토큰화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선례가 존재하지 않아 방법론을 주장하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방법은 다음과 같다. 물론 앞서 설명한, 인게임 경제의 규모나 인게임 통화에 대한 다양한 수요 형성이 이미 선결되었다고 가정하겠다(다양한 수요란 인게임 통화가 개방 경제에서 다루어지더라도 투기적 수요 외에 (주로 인게임 상에서) 거래 및 소비 등 다른 목적의 수요를 보유해야 함을 의미한다). 인게임 경제를 폐쇄 경제로 출범 - 우선 인게임 경제가 출범할 당시에는 폐쇄 경제로 출범할 필요성이 있다. 충분한 경제 규모가 달성되지 않은 상태의 인게임 경제는 개방 경제 환경에서 대규모 자본 움직임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거나 인게임 화폐의 쓰임이 투기적 수요에 치중될 위험이 높다. - 따라서 게임 출시 당시에는 자본의 유입만을 허용하는 폐쇄 경제로 출범하되, 인게임 경제 규모에 따라 인게임 통화를 토큰화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마치 유니스왑(Uniswap)의 ‘fee switch’ 개념)을 명시해 두는 것으로 충분하다. 토큰화 이후 관세의 적용 - 인게임 통화가 토큰화되었다면, 통화의 유출에 대한 관세가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개방 경제 도입 이후에도 인게임 경제는 전체 시장에 비해 여전히 작은 수준일 것이므로 통화 유출에 대한 높은 관세를 적용하고, 경제 규모 성장에 따라 거버넌스를 통해 관세를 점진적으로 낮춰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게임사는 왜? 이처럼 인게임 토큰을 도입한다는 것의 의미는 진정한 의미의 ‘메타버스’, 즉 가상의 국가를 형성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취급될 수 있다. 그렇다면 게임사들이 이러한 과정을 수행할 동기는 존재할까? 가장 명시적인 동기는 가상 경제의 규모가 현실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인게임 토큰을 도입하고 안정적인 메타버스를 구축하게 되면, 인게임 경제를 현실 시장과 연결시킴으로써 게임 경제 가치를 시가 총액 등으로 수치화하여 표현하고 그 가치를 게임사에 투영시킬 수 있다. 또한 게임의 금융화, 즉 인게임 통화 및 자산을 이용한 금융 상품을 개발하고 운용할 가능성도 있을 수 있으나, 너무 막연한 사례이므로 단순히 언급하는 정도로만 줄이겠다. 마치며 지금까지의 논의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게임 토크노믹스는 인게임 경제에서 도입하는 경우 당위성을 거의 찾을 수 없고, 게임 외부에서 투자자와 플레이어 간의 상호작용에 있어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인게임 토큰을 적용하려는 경우, 실제 현실 경제와 매우 유사한 가상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경제 규모 성장에 따라 점진적으로 개방 경제로 이행하는 시나리오가 필요할 것이다. 게임 토크노믹스의 의의는 플레이 경험이나 재미의 증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게임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자와 플레이어의 긍정적 행동 유발에 있다. 게임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의의를 인게임 경제에 대한 토크노믹스 설계를 통해서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속가능성은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고 돈과 시간 등 자신이 가진 자원을 투입하려는 의도를 보일 때 달성될 수 있으나, 인게임 경제에서 이것이 가능한 경우는 겜블(Gamble) 장르의 게임 외에 거의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웹3 게임의 영역에서의 토크노믹스는 이 글에서 논의한 수준 이상으로 크게 발전시킬 가능성이 남아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진부하지만 원론적인 얘기로 돌아가 블록체인이라는 툴이 게임과 게이머의 경험에 기여할 수 있는 본질적인 부분에서 논의를 이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Immutable Game Studio의 VP를 역임하고 있는 Derek Lau의 글에 나타난 블록체인이 게임에서 사용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언급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겠다. 블록체인이 실제로 게임에서 사용될 수 있는 방안들 — Derek Lau 글에서 발췌 플레이어에게 소유권 및 거래 가능성 제공 - 아이템 제작, 거래 등의 행위를 합법적으로 수행 가능 희소성이 있는 디지털 상품 만들기 - 게임 아이템 희소성을 투명하게 증명 가능 소유권에 대한 기록으로 사용하기 - 게임 아이템에 대한 거래 기록 확인이 용이 게임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해금 - 아이템 거래 수수료 징수, 토큰 및 랜드 세일 등 비즈니스 모델 다양화 게임 생태계의 모든 참여자 간의 인센티브를 조정 - 게임 생태계의 모든 참여자가 게임의 발전으로 인한 이익을 공유 가능 게임 개발자에 대한 기금 모금 방식을 다양화 - 일반적으로 게임 개발을 지속하기 위해 기금을 모금했던 방식에서, 게임 내 자산 판매를 통해 초기에 자금 조달이 가능해짐 제3자가 게임을 기반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허용 - 게임 플랫폼 위에서 프로젝트 주도가 아닌 제3자가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것이 가능 <참고 자료> Echelon prime docs coldplunge, Twitter thread Eve online, Monthly Economic Report — February 2023 DeftCrow, 이브 온라인의 경제가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 Derek Lau, Blockchain game design: analysis of opportunities and design challenges' 웹3 게임 토크노믹스 엔드게임' 포스트의 썸네일 -
2023년 04월 04일 hot
아비트럼 DEX 생태계의 새로운 다크호스, 트레이더 조
아비트럼 DEX 생태계의 새로운 다크호스, 트레이더 조 Joe V2의 새로운 AMM Liquidity Book을 중심으로 Disclaimer: 본 보고서의 저자는 본 보고서를 조사하거나 초안을 작성하는 동안 미공개 중요 정보 등을 이용하여 관련 토큰을 구매하거나 판매하지 않았습니다. 각 보고서의 내용은 해당 보고서의 각 작성자의 의견을 반영하고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제공되며, 토큰을 구매 또는 판매하거나 프로토콜을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목적으로 서술되지 않습니다. 이 보고서에 포함된 어떠한 내용도 투자 조언이 아니며, 투자 조언으로 해석되어서도 안 됩니다. 들어가며 모두의 시선을 한몸에 받은 아비트럼 지난 몇 주간 크립토 시장의 가장 뜨거웠던 주제는 단연코 아비트럼(Arbitrum)의 토큰 $ARB 런칭이었습니다. 옵티미즘과 더불어 이더리움 옵티미스틱 롤업 생태계를 이끌고 있는 아비트럼의 네이티브 토큰 에어드롭은 2023년 1분기의 메인 이벤트 중 하나였고 아비트럼이 시장의 중심에 위치하도록 만들었습니다. $ARB의 에어드롭은 시장에 많은 유동성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아비트럼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초기 공급량인 $10B의 $ARB 중 12.75%를 에어드롭 물량으로 할당하였고 여기서 11.62%와 1.13%로 나누어 각각 유저와 아비트럼 상의 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에게 분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를 현재(23.03.29) 가치로 환산하면 유저에게 약 $1.35B가 분배되었으며, DAO들에게는 약 $131M의 $ARB가 분배될 예정입니다. $ARB 에어드롭 유저/DAO 할당 물량의 가치, 출처 : Dune 에어드롭을 통해 시장 유동성이 $ARB으로 흡수되었고, 그 결과 아비트럼의 TVL(Total Value Locked)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었습니다. TVL이 $1B이 넘는 5개의 네트워크(이더리움, 트론, BSC, 아비트럼, 폴리곤) 중 일주일 및 한 달을 기준으로 가장 높은 TVL 상승을 보여주었으며, 전체 네트워크 중 TVL 기준 4위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출처: DefiLlama). 또한, 에어드롭이 진행된 이후 지난 일주일간 아비트럼 상의 디파이 프로토콜들의 대규모 자금 유출 없이 아비트럼 생태계가 성장해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비트럼 TVL 추이, 출처 : DefiLlama 에어드롭 이후 아비트럼은 생태계에 집중된 유동성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생태계 활성화를 도모해야 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아비트럼 네트워크 위에 자리 잡은 수많은 디앱(DApp)들, 그중에서도 효율적인 자본 활용을 가능하게 해주는 디파이(DeFi) 프로토콜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니스왑 v3(Uniswap v3), 스시스왑(Sushiswap), 카멜롯(Camelot) 등 많은 디파이 프로토콜들이 아비트럼 위에 존재하고 있으며 이들 중 사용자들에게 더 높은 자본효율성, 매력적인 수익률, 뛰어난 위험관리 전략을 제공하는 프로토콜이 경쟁의 선두에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비트럼에서 도약을 꿈꾸는 Joe V2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엄청난 TVL 증가율과 더불어 높은 수수료 보상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프로토콜이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Joe V2’로 $ARB의 에어드롭 이후 $36.8M이었던 TVL이 $58.78M까지 상승하며 일주일 동안 50%가 넘는 상승을 보여주었습니다. Joe V2는 현재 아비트럼 위의 디파이 프로토콜 중 TVL 기준 18위, 그중 DEX(Decentralized Exchange)에서는 8위에 위치해 있습니다. 절대적인 순위만 본다면 상위권에 자리 잡고 있지는 않지만 Joe V2가 보여준 아비트럼 네트워크 내 폭발적인 성장률은 시장의 주목을 이끌기 충분하였습니다. Joe v2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3개의 체인(아발란체, BSC, 아비트럼) 중 아비트럼에서만 272%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프로토콜 내 TVL 1위 자리를 공고히 유지하던 아발란체를 제치고 아비트럼이 1위로 올라섰으며 이는 비슷한 수준의 TVL을 가진 프로토콜들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은 수치임을 알 수 있습니다. Joe V2 체인별 TVL / 아비트럼 위에서 Joe V2의 TVL 추이,출처 : DefiLlama 이를 네트워크 전체로 확장시켜 본다면, 에어드롭이 발생한 3/23 이후 3/29까지 아비트럼 전체 TVL 증가량은 약 $160M이며 이 중 Joe V2는 14.11%($22.59M)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토록 Joe V2가 아비트럼 내에서 많은 유동성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Joe V2는 다른 덱스들과 비교하여 어떠한 장점을 가지고 있었을까요? Joe V2는 어떻게 유동성 공급자들에게 높은 수수료를 제공할 수 있었을까요? 이번 글을 통해 Joe V2가 가지고 있는 특징과 이를 통해 사용자들에게 어떤 이점을 제공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본론 Liquidity Book CPMM의 한계 Liquidity Book(LB)은 트레이더 조(V1)의 AMM에서 발견되었던 자본효율성을 개선하고자 출시된 Joe V2의 새로운 AMM입니다. V1은 유니스왑과 같이 x*y=k의 방식으로 자산의 가격을 결정하는 CPMM(Constant Product Market Maker)을 사용하였습니다. CPMM은 중앙기관 없이 알고리즘 만으로 자산을 거래할 수 있게 해 주며 초기 덱스 시장이 자리를 잡는 데 큰 공헌을 하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하였습니다. x*y=k 방식으로 자산의 거래 가격을 결정하는 CPMM의 특성상, 유동성 공급자(Liquidity Provider; LP)가 자산 풀(pool)에 예치한 유동성이 0부터 무한대까지 모든 가격에 고르게 분포될 수밖에 없었고, 결국 너무나도 많은 유휴 유동성이 남겨지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가령 USDC/USDT 페어풀의 경우 가격이 주로 $1에 고정되어 있는 스테이블코인 특성상 자산 간 스왑(swap)이 대부분 $0.99 ~ $1.1 구간에서 발생하였기 때문에 해당 구간 밖에 자리 잡은 유동성은 버려지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프로토콜의 입장에서는 유동성 공급자가 제공한 자본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하였고, 유동성 공급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제공한 자본에 비해 낮은 수수료를 받는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이러한 비효율적인 자본 활용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트레이더 조 역시 CPMM의 한계점에 대해 공감하였고 이를 해결하고자 작년 새로운 AMM을 출시하였는데, 이는 바로 유니스왑 V3의 집중화된 유동성(Concentrated Liquidity)을 개선시킨 LB입니다. CPMM을 활용하며 유휴 유동성의 증가, 필연적인 비영구적 손실(IL), 거래 이전 표시가와 실제 체결가 간의 괴리를 나타내는 슬리피지 등의 문제를 겪은 트레이더 조는 LB 도입을 통해 자본효율성 증가, 비영구적 손실 감소, 그리고 슬리피지 절감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하고자 했습니다. 지금부터 Joe V2가 LB의 어떠한 기능들을 통해 위 세 가지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Price Bin Price Bin은 특정한 가격(자산 간 교환비율)을 나타내는 개별 구간으로 LB 내에서 자산 페어풀의 유동성은 개별 bin들로 쪼개져 있습니다. 더 직관적인 이해를 위해 이전 AMM 모델인 CPMM과 비교해 보자면, CPMM에서는 LP가 하나의 페어풀에 유동성을 공급하면 해당 유동성이 0부터 무한대까지 모든 가격범위에 걸쳐 분포되는 반면 LB에서는 LP가 자신이 공급하고자 하는 가격 범위를 설정하여 해당 가격을 가지고 있는 bin들에 집중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즉, LB는 price bin을 통해 무한한 가격 곡선 위에서 공급자가 원하는 구간만을 꼽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입니다. price bin, 출처 : joecontent 위 사진은 자산 X(Base Asset)와 Y(Quote Asset)로 이루어진 페어풀의 bin을 형상화시킨 것입니다. 가운데 Active bin은 현재 풀에서 거래가 이루어지는 가격(P14)을 나타내는 bin으로 유일하게 X와 Y 두 자산을 모두 가지고 있는 구간이며 Active bin을 제외한 다른 모든 bin들은 두 자산 중 하나의 자산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LP가 X와 Y 두 자산을 모두 풀에 예치하기 위해서는 현재 거래 가격을 제공하고 있는 Active bin에만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으며, 이외에 다른 bin에 자산을 예치할 시에는 하나의 자산만 예치하여야 합니다. 이때 LP는 각 bin에서 Y 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인 c(composition)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active bin에 유동성을 추가할 때는 해당 bin의 c와 동일한 비율로 두 자산을 예치해야 하고 그 외의 bin에 유동성을 추가할 시에는 X 자산만을 넣거나(c=1) 혹은 Y 자산만을 예치해야 합니다(c=0). 이렇게 X자산 혹은 Y자산만을 가진 bin들은 active bin 내의 두 자산 중 한쪽의 유동성이 고갈된 이후 active bin이 한 칸씩 이동해 감에 따라 그다음 active bin이 되며 active price 역시 새롭게 지정된 bin의 가격에 맞춰 변경됩니다. LB가 price bin을 사용함으로써 가져가는 가장 큰 장점은 하나의 price bin에서 거래가 이루어질 시 제로 슬리피지(slippage)를 보장한다는 것입니다. 슬리피지란 사용자가 거래를 체결하기 직전의 가격과 실제 체결되고 난 후의 가격에서 나타나는 차이를 의미하는 용어로 기존 CPMM 모델에서 발생하는 필연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각 bin은 CPMM의 x*y=k가 아닌 x+y=k 방식을 사용하며 슬리피지 문제를 일정 부분 해결하였습니다. P_i*x+y=k, 출처 : Joe V2 Liquidity Book whitepaper P_i : 해당 풀의 고정가격 x : X 자산의 양 y : Y 자산의 양 위 그래프 LB에서 x+y=k를 활용해 각 bin의 유동성을 나타내는 P_i*x+y=L의 그래프입니다. 곡선 형태의 x*y=k과 달리 어느 구간에서든 기울기, 즉 교환 비율이 일정한 직선 형태인 x+y=k를 활용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하나의 bin 내에서 거래를 체결할 시 슬리피지 걱정 없이 자산을 교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CPMM과 CSMM 비교, 출처 : Delphi Digital Variable Fee 두 자산을 하나의 풀에 넣고 자산 간 상대적 가격으로 거래를 수행하는 덱스의 특성상 비영구적 손실은 덱스 프로토콜들이 해결해야 하는 오랜 숙제였습니다. 비영구적 손실은 자산 가격 변동성의 크기에 비례하여 증가하기 때문에 높은 가격 변동성을 가진 암호화폐 시장에서 LP들의 유동성 공급 유인을 감소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Joe V2의 LB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유동성 공급자들에게 기본 수수료(base fee)와 더불어 자산의 변동성에 비례하는 변동 수수료(variable fee)를 지불하는 시스템을 도입하였습니다. 기본 수수료 : 모든 스왑 거래에서 발생하는 최소 수수료(거래량의 0.01% ~ 0.2%) 변동 수수료 : 자산 변동성에 따라 LP에게 추가적으로 지급되는 수수료 Joe V2의 풀에서 발생하는 모든 스왑 거래는 위 두 가지 수수료를 동반합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될 부분은 Joe V2가 유동성 공급자들이 겪는 비영구적 손실을 일정 부분 축소시켜 주기 위해 도입한 변동 수수료입니다. Joe V2의 변동 수수료는 Surge Pricing이라는 외부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고 내부 트랜잭션만으로 변동성을 실시간으로 계산하는 메커니즘에 의해 산출되는데, 이때 사용되는 파라미터로 는 다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변동 수수료 공식, 출처 : Joe V2 Liquidity Book whitepaper Bin step(s) : 연속된 두 bin간의 가격비율 Volatility Accumulator(v_a) : 거래량과 빈도를 통해 변동성을 측정하는 메커니즘 위 공식을 살펴보면 변동 수수료는 두 파라미터의 곱의 제곱에 비례하여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각 파라미터가 무엇을 의미하며 어떻게 변동 수수료에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앞서 하나의 페어풀 내 유동성은 수많은 price bin으로 쪼개어지고 각 bin은 하나의 고정 가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Bin step은 연속된 두 bin의 간격을 의미하는 용어로 1bp(0.01%) 단위로 표시됩니다. 가령 $ARB/$ETH 페어풀의 bin step이 20bp이고 현재 active bin의 가격이 $1.3라면, 그다음 bin의 가격은 $1.3에서 0.2%가 증가한 $1.3026가 되는 것입니다. Bin step은 기본 수수료와 변동 수수료 비율 결정에 모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파라미터이기 때문에 프로토콜은 시장 상황, 자산의 변동성, 유동성 수요 등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하여 bin step을 설정합니다. 일반적으로 가격 변화가 큰 자산 페어풀의 경우에는 높게, 스테이블코인 페어풀같이 변동성이 작은 자산에는 낮게 bin step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Joe V2의 유동성 풀, 출처 : Trader Joe Volatility Accumulator(VA)는 오라클에 의존하지 않고 내부 트랜잭션을 트랙킹함으로써 실시간으로 페어풀 내 자산의 변동성을 측정하는 시스템입니다. VA의 증가/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두 가지가 존재하는데, 이는 얼마나 많은 bin이 움직였는가 얼마나 자주 트랜잭션이 발생했는가 입니다. LB에서 active bin의 움직임은 고정가격의 움직임, 곧 단일 거래에서 얼마나 많은 가격 변화가 발생했는지를 나타냅니다. VA는 이처럼 bin의 변화 개수로 단일 시점의 변동성을 파악한 이후 바로 다음 거래가 발생할 때까지 걸린 시간을 고려하여 최종 변동성(v_a)을 산출합니다. n+1번째 거래와 n번째 거래와의 간격이 프로토콜에서 산정한 하한선(lower time limt) 보다 작으면 VA는 증가하며, 상한선(upper time limit) 보다 크면 VA는 감소합니다. 즉, 연속된 두 거래가 작은 시간차를 두고 발생한다면 프로토콜이 산정한 기준 간격보다 더 빈번히 트랜잭션이 발생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그 반대의 경우에는 예상보다 드물게 트랜잭션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거래가 몰릴 시에는 변동성을 크게, 거래가 드물게 발생할 시에는 변동성을 작게 산정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중요한 포인트는 VA가 변동성을 측정할 때 거래의 방향성을 고려한다는 점인데, 가령 A가 자산을 매도하여 bin이 5칸 내려간 직후 B가 매수하여 bin이 4칸 상승하였다면, 두 거래 간 시간 간격은 하한선보다 작더라도 총변동성은 9칸만큼 증가하는 것이 아닌 두 거래의 방향성으로 인해 서로 상쇄되어 bin 1칸만큼의 변동성과 동일하게 인식됩니다. 위와 같이 가격 간 거리, 가격의 변화, 그리고 거래의 빈도를 고려한 로직으로 인해 Joe V2의 유동성 공급자들은 자산의 변동성이 클수록 더 많은 variable fee를 받을 수 있게 되어 그들의 필연적인 숙제인 비영구적 손실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유연한 자산 관리 단순히 유동성을 제공할 범위를 설정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이 자금을 예치할 특정한 bin을 고르는 것이 가능한 LB의 특성 덕분에 LP는 시장의 상황, 자산의 변동성, 투자 성향 등을 고려하여 다양한 자산 예치 전략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현재 Joe V2에서 제공하는 예치 전략에는 총 4가지 방법이 있는데 각 전략의 장점과 단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Joe V2의 자산 예치 전략, 출처 : Trader Joe Spot : active bin 주위로 유동성을 집중시키는 전략 - 장점 : 가격 움직임이 적은 변동성이 낮은 자산에서 많은 수수료 획득 - 단점 : 유동성을 집중시킨 구간 밖에서 거래가 발생할 시 IL 증가 Curve : active bin을 기준으로 고르게 유동성을 분포하는 전략 - 장점 : 평균적인 수익률 - 단점 : 수익 극대화에 적합하지 않으며 IL에 노출될 가능성 증가 Bid-Ask : active bin에 가장 적은 유동성을 예치하고 외곽으로 갈수록 예치량을 늘려가는 전략 - 장점 : 변동성이 심한 시장 상황에서 높은 수익률 - 단점 : 리스크 증가 Wide : 모든 구간에 고르게 유동성을 예치(CPMM과 동일) - 장점 :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일정 수수료를 가져가는 패시브 수익전략 - 단점 : 자본효율성 하락 위와 같은 다양한 전략 덕분에 LP는 자산별로, 시장 상황별로 각기 다른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데, 가령 거래가 비교적 고정적인 구간에서 거래되는 스테이블코인 페어풀에서는 Spot 전략을 취하며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서는 Bid-Ask 전략을 취해 리스크를 감수하고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LB는 ERC-1155를 따르는 LP 토큰을 지급하며 유동성 공급자들의 유연한 자산 관리를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덱스 프로토콜 측에서는 유동성 공급자가 페어풀에 자산을 예치할 시 이를 증명하는 LP 토큰을 그가 가진 풀에 비례하여 제공하였습니다. LB 역시 LP들에게 LP토큰을 지급하는데, ERC-721을 따르는 다른 덱스들의 LP토큰과 구별되게 ERC-1155를 따르는 토큰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ERC-1155 토큰은 NFT(Non Fungible Token)로 인식되는 ERC-721 토큰과 달리 FT(Fungible Token)으로 인식되기에 LP가 그가 공급한 유동성을 다시 가져올 시 전체를 소각할 필요 없이 일정 부분만 소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LB는 각 bin을 기준으로 LP토큰을 지급하므로 Joe V2의 LP는 어떤 bin에서(active bin은 제외) 얼마만큼의 유동성을 가져올 것인지 자유롭게 결정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정리하자면 LP는 다양한 전략을 선택하고 유동성을 예치할 수 있으며, 상황에 변화가 발생할 시 원하는 만큼의 자산을 어떻게 리밸런싱 할지 유연하게 정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Liquidity Book의 다양한 기능들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Liquidty Book은 Price bin과 x+y=k를 통해 단일 bin 내에서 슬리피지 문제를 해결하였고 자산 변동성에 따라 증가하는 variable fee를 도입해 비영구적 손실을 완화하였으며 다양한 유동성 예치 전략 및 개별 소각이 가능한 ERC-1155 LP토큰을 통해 유연한 자산 관리를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LP와 트레이더 모두에게 이점을 제공하는 LB를 앞세워 Joe V2는 아비트럼 생태계를 이끌어갈 덱스 중 하나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Joe V2는 특히 높은 수익률로 아비트럼 위의 LP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거래량/유동성(volume/liquidity) 비율은 페어풀 내 예치된 자산의 양에 비해 발생하는 거래 규모를 나타내는 비율로, 자산이 활발히 사용되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됩니다. 따라서 높은 거래량/유동성 비율은 곧 적은 자본으로 비교적 많은 양의 거래가 채결됨을 의미하며 이는 LP 입장에서 낮은 경쟁 강도에 비해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뜻합니다. 아비트럼 위 덱스 프로토콜들에서 공통적으로 가장 많은 유동성이 예치되어 있는 ARB-ETH 풀을 예시로 해당 비율을 살펴보면 유니스왑이 47%, 스시스왑이 35%에 머무는 것에 비해 Joe V2는 175%에 근접하는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직 Joe V2의 절대적 TVL은 유니스왑, 스시스왑과 같은 메이저 덱스 프로토콜에 비해 많이 모자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Liquidity Book을 앞세워 기록하고 있는 가파른 성장 속도는 아비트럼 위의 덱스 경쟁에서 선두에 설 프로토콜로 Joe V2를 눈여겨볼만한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자료> Trader Joe, Liquidity Book Whitepaper, 2022 Joe Content, Introducing: Liquidity Book, 2022 Joe Content, Surge Pricing: improving swaps and protecting liquidity providers, 2022 Trader Joe, Liquidity Strategies, 2023' 아비트럼 DEX 생태계의 새로운 다크호스, 트레이더 조' 포스트의 썸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