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07일 03:31

2022년 3분기 가상자산 시장 리뷰 보고서



고팍스 3분기 가상자산 시장 리뷰 보고서






안녕하세요,

새로운 금융의 개척, 고팍스입니다.

고팍스는 투자자들의 시장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투자를 돕기 위하여 가상자산 시장을 분석한 다양한 보고서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목차>





1.개요

2022년 3분기는 거시경제의 흐름과 가상자산 자체의 내러티브가 합쳐지면서, 변동성은 축소됐고 상관관계는 높아졌다. 3분기가 마무리되는 9월 30일 기준, 가상자산 시장의 총 시가총액은 9000억 달러(약 1270조 원) 규모로 2분기 8600억 달러(약 1220조 원) 대비 5%가량 증가했다. 3분기 가상자산 시장의 시가총액은 3조 달러 규모의 작년 11월 최고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상태다. 그러나 긴축 이슈와 테라 사태의 여파 등으로 추가 하락에 대한 공포가 만연한 시기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3분기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시장 움직임을 보였던 시기라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NFT 시장의 경우, 전분기 대비 거래량이 80% 이상 급감하면서 냉랭한 시장 분위기가 지속됐다.

지속되는 인플레이션과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은 대부분 자산군의 하락을 촉발했다. 특히 위험자산은 혼란한 상황에서 투심의 붕괴와 안정성을 추구하는 움직임으로 인해 더 큰 가격 하락이 발생했다. 이러한 격변적인 혼란 속에서도, ‘이더리움 머지 업데이트’과 대형 기관의 가상자산 활용 사례, 규제와 법제화 이슈 등 가상자산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만들어낼 모멘텀은 발생했으며, 시장의 펀더멘털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3분기 가상자산 시장 움직임

1)변동성 장세

3분기 동안 위험자산은 다소간의 베어마켓 랠리 양상을 보였으나, 현물과 파생상품을 포함한 대부분의 가상자산은 전반적으로 시장에서 강한 매도 압력을 받았다.

BTC은 6월 저점인 17700달러 선을 방어해주며, 7000달러가량 상승했으나, 25000달러 저항선을 돌파에 실패하며 20000달러 가격선에서 분기를 마감했다. 한편 ETH의 경우 머지라는 이벤트로 인해 최저점 대비 100% 가까운 상승을 보이며, BTC보다 강력한 가격 상승을 보였다.

빠른 속도의 금리인상과 파운드·엔 시장 통화 시장의 혼란한 움직임은 글로벌 경제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VIX(변동성 지수)는 30을 웃돌았으며, G10 경제 성장의 연착륙과 인플레이션의 빠른 종식의 가능성은 무너졌다. 이런 환경에서, 3분기 가상자산 시장이 이 정도 낙폭으로 마무리된 것은 다소 놀라운 일이라 평가할 수 있다.

선진국 경제 체계에 심각한 변동성의 발생에 대해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일시적 현상에 불과할지, 아니면 달러 패권과 이를 바탕한 서구 중심 금융 질서를 송두리째 바꿀 붕괴 일지는 아직까지 알 수 없다.

2)기관 투자 감소

코인베이스 벤처스, 점프 캐피털, 애니모카 브랜즈 등 대부분의 액티브 투자자들은 투자 규모를 축소하는 경향성을 보였다. 1분기 이후 기준으로는 -45%, 2분기 이후 기준으로는 -29%의 투자 규모가 축소됐다.






<그림 1: 3분기 가상자산 투자자 트렌드, the block>

액티브 투자자들은 아직 NFT와 게이밍 섹터에 지배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나, 2분기와 비교했을 때 3분기는 인프라 부분과 Web 3 섹터가 투자 집행에 있어 보다 강세를 보였다.






<그림 2: 액티브 투자자의 투자 카테고리, the block>

3)스테이블코인의 볼륨 감소

상위 15개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은 2분기와 비교했을 때 3%가량 감소하여, 47억 달러(약 6조 7000억 원)가 줄었다. 특히 토네이도 캐시 규제에 대한 OFAC의 발표 이후, 미국 기업 Circle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 USDC는 90억 달러(약 12조 8000억 원) 가량의 시가 총액이 감소했다. 반면에 특정한 국가에 적을 두지 않는,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 BUSD의 경우, USDC의 유입과 바이낸스의 타 스테이블코인 BUSD 자동 전환 정책의 결과로 30억 달러(약 4조 2700억 원) 가량 증가했다. 또한 USDT는 USDC 매도세의 일부를 흡수하여 점유율이 소폭 상승했으며, DAI과 FRAX는 2분기 이후로 일정한 시가총액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림 3: 상위 15개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변화, coingecko>

4)킹 달러와 가상자산의 상대적 강세

3분기 가상자산의 시장은 높은 변동성을 보였으나, 비트코인은 미국 달러 지수(DXY)를 제외한 다른 자산군(오일, 금, 국채, 엔 등)의 가격 퍼포먼스를 능가했다. 다만 연초 누계 기준, 비트코인은 여전히 타 자산군 대비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다.




<그림 4: 상위 15개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변화, yahoo finance·coingecko>

비트코인은 미국 주식시장과 높은 동조화 경향을 보이며 하락을 함께 했으나, 주식시장 대비 강력한 회복력을 보이며 -1%의 가격 변동으로 3분기를 마감했다.






<그림 5: 자산별 3분기 및 YTD 가격 변동, yahoo finance·coingecko>

5)디파이의 반등

테라 사태 이후 크게 위축되었던 디파이 섹터는 3분기에 상당한 반등세를 보였다. 전반적인 디파이 섹터는 직전 분기 대비 31%가량 상승했다. DEX의 시장 점유율 또한 36.8%가량 상승하여, 109억 달러(약 15조 5000억 원)의 시장 규모를 기록했다. 이 같은 변화는 이더리움 머지 내러티브에 의해 주도되는 ‘유동성 스테이킹 프로토콜’ 거버넌스 토큰의 거래량 및 변동성 증가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스테이킹 섹터는 3분기 시가 총액이 15억 4000만 달러(약 2조 2000억 원)를 기록, 거의 3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해당 부문의 카테고리 킬러인 리도 파이낸스의 Lido는 동기간 264% 증가한 16억 달러(약 2조 2800억 원)를 기록했다.






<그림 6: 3분기 디파이 카테고리의 시가총액 양상, coingecko>

6)겨울이 온 NFT 시장

NFT 시장은 3분기에 매우 큰 타격을 입었다. 상위 5개 NFT 마켓플레이스인 OpenSea, Magic Eden, LooksRare, X2Y2와 CryptoPunks의 거래량은 도합 -77% 감소했다.

Magic Eden은 9월에 유일하게 거래량이 늘어난 마켓플레이스로, 나머지 경쟁업체의 약세와 더불어 시장 지배력이 크게 늘었다. 이 같은 약진은 Magic Eden 기반의 NFT인 y00ts의 출시에 대한 시장의 높은 관심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그림 7: 상위 5개 NFT 마켓플레이스 거래량 추이, footprint analytics·coingecko>

3.이더리움 머지와 파생상품 시장

비록 2000달러 저항선 돌파에는 실패했으나, 3분기 초 ETH에서는 강한 상승 랠리가 나왔다. ETH은 8월 중순 단기 고점을 형성 후 하락했으며 머지 2주 전 재차 상승 기류를 형성했다. 머지가 이더리움의 가장 큰 이벤트 여겨진 만큼 투자자들은 강력한 상승을 기대했지만, 상승세는 생각보다 약했다.

머지라는 큰 이벤트임에도 불구하고 랠리가 생각보다 약했던 이유로는 높은 CPI 지수, 매파적인 FED의 스탠스와 FOMC 금리 인상 불안, ‘Sell The News(소문에 사고 뉴스에 판다)’ 트렌드 등을 지적할 수 있다.

머지 이후 이더리움이 디플레이션 자산으로 완벽하게 변모한 것은 아니지만, 일일 평균 순배출량이 95%가량 감소하며 인플레이션율이 크게 감소했다.




<그림 8: 머지 이후 ETH 공급 추이, ultra sound money>

현재 이더리움의 인플레이션율은, 현재 블록당 6.25 BTC의 보상을 지급하여, +1.72%/y의 인플레를 기록하고 있는 BTC보다 낮은 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림 9: ETH(PoW)와 ETH·BTC의 인플레이션 비교, ultra sound money>

한편 머지 이후, 이더리움 체인에서의 온체인 트랜잭션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평균 가스비가 20 gwei 이하로 낮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 역시 유의미한 변화 지점이다.

머지와 관련하여, 이더리움 펀딩 마켓에서는 매우 특징적인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3분기 초까지 약간 마이너스 상태를 보였던 이더리움 펀딩 비율은, 머지와 가까워지면서 아래와 같은 요인으로 인해 폭락했다.


무기한 ETH 펀딩비는 머지 이전 크게 하락했고, 머지 완료 직후 급등했다.






<그림 10: ETH 무기한 선물 — 펀딩비, Genesis>

<그림 10>에서 확인한 것처럼, 머지 전후로 ETH 무기한 선물 펀딩비의 움직임은 매우 드라마틱하게 변동했다. 머지 이벤트를 한 달 이상 앞둔 시점, 일부의 스마트 머니는 현물 ETH를 매수하고, 9월 및 12월 만기 선물 ETH를 매도했다. 트레이더들은 보유하고 있는 현물 ETH와 같은 비율로 할당되는 ETHW 코인을 얻기 위한 포지션을 취했다. 다수의 투자자가 이러한 전략을 행했고, ETH 선물은 콘탱고에서 빠르게 백워데이션으로 전환되었다. 실제로 ETH 12월 선물은 이벤트 발생 하루 전, 7% 가까이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된 바 있다.

머지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자 시장 투자자들은 포지션을 조정, ETH 현물을 매도, 9월 및 12월 선물 포지션을 마감하기 위한 매수, 에어드롭받은 ETHW 매도 등의 거래에 나섰다. 이러한 행위는 ETH에 상당한 매도 압력으로 작용했고, 머지가 성공함에 따라 크게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 투자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흥미롭게도, 9월과 12월 선물 베이시스는 급격하게 반등했으나, 콘탱고 상태는 되지 못했다. 그 이후 합리적인 차익거래 기회가 없는 백워데이션 상태가 시작됐다.






<그림 11: 이더리움 선물시장 — 연차 롤링 3개월 베이시스, Genesis>

4. 매크로 상황

2분기는 가상자산 산업 전반에 걸친 자체적인 여러 가지 이슈로 인해 힘든 시기였다면, 3분기는 글로벌 거시경제 상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이 주요인으로 시장이 압박을 받은 시기였다. 미국의 2년물 금리는 5%로 급등했고, 10년물은 4%를 돌파했으며,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와 비슷한 수준까지 하락했고, 엔달러 환율의 경우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 유동성은 크게 축소되고 연준의 긴축은 이어지는 환경에서, 위험 자산은 투자자 사이에서 기피되었다. 투심의 회복은 이루어지지 못했으며, 가상자산의 가격 상승은 단발성에서 끝날 수밖에 없었다.

글로벌하게 퍼진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시민 불만이 크게 높아지고 있으며, 전 세계 국가의 80% 이상의 인플레이션율을 보이는 상황이다. 정치 불안과 연료 가격 폭등 등의 어려움으로 인해 사회경제적 리스크는 매우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다. 올해 3분기 시민사회 소요지수(civil unrest index)는 2016년 이후 가장 큰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유럽의 경우, 지속되는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에너지 비용 상승과 수급 불안정성의 잠재적 리스크가 이어지고 있다.




<그림 12: 3분기 국가별 시민소유지수 전망치, Verisk Maplecroft>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7월 중순부터 발생한 ETH의 강력한 수요는, 침체장에서도 투심이 완전히 죽지 않았으며 가상자산 매스 어답션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음을 어느 정도 방증한다.

5. 결론

가상자산이 4분기로 접어들면서 지속적으로 크고 작은 부정적인 이슈들이 대두했고, 특별한 방향성을 만들어낼 모멘텀이 부재한 상태가 계속되었다. 이에 따라, BTC의 옵션 미결제약정(OI; Open Interest)은 2021년 4분기 최고액인 150억 달러(약 21조 3000억 원) 대비 65% 이상 감소했다. 그러나 ETH 옵션에서는 머지에 앞서 상당한 규모의 베팅과 헤지 등 수요가 발생하면서, 이번 분기 새로운 최고치를 기록했다. ETH의 OI는 8월에 80억 달러(약 11조 4000억 원)를 기록 BTC의 OI인 50억 달러(약 7조 1000억 원)를 뛰어넘었다.






<그림 13: BTC 옵션 — 미결제약정(OI), Genesis·Deribit·OKEx>




<그림 14: ETH 옵션 — 미결제약정(OI), Genesis·Deribit·OKEx>

연준의 긴축적 기조가 지속되고 빠른 금리 인상이 이어지며, 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현재 진행되는 금리 인상 속도는 역사적으로 매우 급격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시장 심리 측면이 크게 위축되었고, 리스크가 매우 크다고 평가받는 가상자산 시장의 전반적인 약세가 지속되는 모양새다.






<그림 15: 역사상 금리 인상 사이클 비교, Genesis·FRED>

미 연준이 내년에도 다소간의 긴축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위험 자산은 더욱 압박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선물 시장의 경우, 2023년 말 경으로 예상되고 있는 연준의 피벗(금리 인하로의 기조 전환)을 염두하여 가격이 책정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드라마틱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상자산의 파생 상품 시장 분야는 그 규모에 있어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나, 시장 심리가 안정화되기 이전까지 미결제약정 규모는 직전 최고치를 넘지 못할 수도 있다.

금리 인상의 종료 및 연준이 완화적으로 돌아서는 피벗 전까지는, 쉽게 강세장을 전망할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일 수밖에 없다. 피봇팅으로 인한 상승은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강세장 시나리오지만, 이러한 태세 전환은 근시일 내로 일어나기 어렵다. 따라서 기관급을 포함한 여러 가상자산 투자자 사이에서는, 크립토 윈터를 나기 위한 준비를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현재 비트코인은 2만 달러 부근에서 강력한 저항대를 형성하며, 다소간의 안정세를 보이지만 예측 불가능한 대외적인 변수로 인한 붕괴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다만 온체인 데이터와 역사적인 지표 등은 현재 위험자산 가격의 저평가를 가리키며,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DCA를 시작하기에 적합한 가격대라는 공통의 함의가 형성되는 모습도 보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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