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잡] 탈중앙 SNS ‘노스트르’ 열풍…빅테크 실패 해결했다
백훈종의 알쓸₿잡 [66]

영구정지된 링크드인 계정
내가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재직중인 샌드뱅크는 여느 IT 스타트업들과 마찬가지로 신규 채용에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는 LinkedIn(링크드인)이다. 링크드인은 기업의 채용 담당자와 구직자들이 편하게 각자의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SNS 공간이자 만남의 장이다. 구직자가 이력서를 제출하면 채용 담당자가 검토하고 마음에 들면 연락을 하는 것이 기존의 채용 플랫폼 형식이라면, 링크드인은 (물론 그런 기능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SNS이기 때문에 서로가 목적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다가 상대방에 관심이 생기면 연락을 취하는 컨셉이다.
샌드뱅크도 그동안 링크드인을 통해서 좋은 채용 후보들을 많이 만났었고, 그중 몇몇은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나와 함께 샌드뱅크의 신규 채용을 담당하는 인사 담당(HR) 매니저는 본인의 링크드인 계정에 샌드뱅크 조직 문화와 관련된 재미있고 유쾌한 글과 사진을 자주 올려 구직자들에게 회사를 홍보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작년 여름 경기도 양평에서 진행했던 전사 워크샵에서 팀원들이 다같이 즐겁게 노는 모습, 업무 중 쉬는 시간에 사무실 로비 한켠에 놓인 턱걸이 바에 삼삼오오 모여 운동하는 모습, 생일을 맞은 동료를 위해 케잌을 준비하여 다같이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는 모습 등. 재미와 따뜻함이 가득한 직장생활을 보여주는 사진을 주로 포스팅했던 HR 매니저의 계정은 금새 인기가 많아져 팔로워가 빠르게 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주 해당 HR 매니저의 링크드인 계정이 갑자기 영구 정지되고 말았다. 친구 신청을 너무 반복적으로 많이 했다는 것이 정지 사유였다. 좀 더 정확히는 가짜 계정이라고 의심될 만한 동일한 패턴의 반복적인 행동 너무 많이 한 것이 문제라고 했다. 처음에 나는 해당 계정이 실제 우리 HR 매니저의 것이라는 것만 증명하면 무리없이 정지가 풀릴 것이라 믿었다. HR 매니저가 샌드뱅크에 다니는 현직자임을 증명하는 것, 그리고 신규 채용을 늘리기 위해 링크드인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온 점을 증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예상은 보기좋기 빗나갔다. 링크드인 고객센터 측의 입장은 확고했다. 한번 영구 정지된 계정을 다시 복구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수차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조치는 계정을 다시 생성해서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라는 대답만 앵무새처럼 반복해서 돌아올 뿐이었다. 한 기업의 인사 담당자가 거의 1년동안 들인 시간과 노력이 한순간에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왜 빅테크는 고객을 무시할까
지난해 ‘웹 3.0 사용설명서’ 라는 책을 집필하여 곧 탈중앙화된 인터넷의 세상이 도래할 것임을 주장한 나로서는 이 일화를 도저히 그냥 넘길 수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 생활과 일터에서 매일같이 사용하는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유명 SNS 들은 무책임하고 이해하기 어렵고 기준도 모호한 운영정책으로 지금도 억울한 사용자를 양산하고 있다.
갓난애기 아들의 성기가 이상하게 부어오른 것을 발견하고는 증상의 진행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성기를 자신의 안드로이드폰으로 촬영했다가 곤혹을 치른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마크라는 남성의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구글에 의해 아동 성학대자로 신고돼 경찰 조사까지 받았으며 구글 계정은 영구 삭제 조치되는 수모를 당했다. 다행히 그는 경찰 조사 결과 ‘혐의없음’으로 드러났지만, 구글은 여전히 별다른 설명도 없이 그의 계정을 복구해주지 않고있다. 우리 회사 HR 매니저가 링크드인으로부터 당한 조치와 비슷하다. 왜 이들 빅테크 기업들은 사실이 뻔히 드러났음에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고객의 불만을 해결해주려 노력하지 않는 걸까.
우선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구글은 1998년에 설립되어 2004년에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이다. 이미 20년 넘게 검색엔진을 비롯한 갖가지 인터넷 관련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구글보다 설립 시기가 조금씩 늦긴 했지만 비슷한 행보를 보인다. 링크드인은 2002년에 설립되어 2011년 나스닥에 상장되었으며, 페이스북은 2004년에 설립되어 2012년에 나스닥에 상장되었다. 하나같이 20년 넘게 해당 분야에서 일등을 놓치지 않고 독주 중인 기업들이다.
이들이 오랜 시간동안 독점적 지위를 놓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인터넷 플랫폼 사업의 특성 때문이다. 부지를 사서 그 위에 공장을 짓고 인력과 원자재를 투입해야만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전통 산업과는 다르다. 플랫폼 사업은 특정 임계점을 지나면 더 이상 비용, 즉 회원 유치를 위한 광고비를 늘리지 않아도 회원 수는 더욱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특징을 지닌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인곳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하여 회원수를 알아서 늘려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본격적으로 성장 궤도에 오른 빅테크 기업들은 회원수가 늘어날수록 방대하게 쌓이는 고객 행동 데이터 덕분에 경영상 시행착오를 최소화하여 후발주자의 추격을 쉽게 따돌릴 수 있다. 더욱 많은 데이터베이스가 축적된 빅테크 기업일수록 그때그때 고객이 좋아하는게 무엇인지 더욱 정확히 알아내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데이터베이스가 작은 신생 기업들이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한번 일등지위를 차지한 플랫폼은 여간해선 순위를 내주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한 기업이 해당 분야에서 수십년간 왕좌를 지키는 독점적 환경이 조성되다 보니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는 자신들의 명예나 내부 정책의 당위성이 우선시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물론 고객 수가 많은 만큼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불만과 문의가 접수될 것이다. 그러나 경찰 조사결과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람에게까지 내부 운영정책 운운하며 고집을 부릴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법정화폐와 닮은 빅테크 사업구조
빅테크 기업들이 제공하는 SNS 서비스는 대부분 공짜다. 누구나 몇 번의 클릭만으로 계정을 만들고 쉽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더 큰 플랫폼 효과가 발생한다. 대신 기업들은 이렇게 모은 고객들에게 보여줄 광고를 유치하여 돈을 번다. 앞서 소개한 구글, 페이스북, 링크드인 등 유명 SNS들은 모두 광고매출이 기업 전체 매출의 큰 영역을 차지한다.
기업들의 광고매출이 상승하려면 더 많은 광고주를 유치하거나 더 비싼 광고 단가를 매기면 된다. 이는 광고를 유치하는 플랫폼이 얼마나 많은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지와 직결되는 부분이므로 기업들은 항상 고객 수를 늘리는데 혈안이 되어있다. 여기서 등장하는 문제가 바로 가짜계정 문제다.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SNS인 트위터의 경우 하루에 100만건 이상의 가짜계정을 삭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삭제되는 속도보다 새로 만들어지는 속도가 더 빠르다보니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새로운 계정을 생성하는 데 비용이 들지 않다보니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셀 수 없이 많은 계정을 만든다. 이를 마치 진짜 사용자인양 활동하게 해서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의 홍보에 이용한다.
내 계정은 비트코인 관련 콘텐츠를 많이 올리다보니 주로 처음 들어본 신생 코인이나 NFT를 홍보하는 DM과 댓글들이 많이 달린다. 나중에 더 많은 코인을 에어드랍 해줄테니 지금 해당 코인을 사라고 하거나, 아예 내가 가진 비트코인을 특정 지갑주소로 보내면 그것의 두 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다시 보내주겠다는 식이다. 과연 누가 이런 스캠성 홍보글에 속을까 의심이 들지만 공격자 입장에서는 아쉬울게 없다. 공짜로 생성한 가짜계정 100만 개를 이용해 홍보 메세지를 쉴세없이 보내서 순진한 한 두명만 낚아도 이득이기 때문이다.
트위터 입장에서 가짜 계정을 속시원히 근절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가짜 계정 덕분에 회원 수가 많아보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진짜 계정이든 가짜 계정이든 플랫폼에 올라오는 콘텐츠 조회수와 클릭수만 늘게 만들면 광고주들의 환심을 살 수 있으므로 플랫폼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올라간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가짜 계정들이 너무 늘어나면 실사용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이 가중되기 때문에 그냥 두고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때문에 보통 SNS 플랫폼들은 어느정도 선까지는 가짜 계정과 스팸성 광고 메세지가 늘어나는 것을 용인하다가 실사용자들의 불만이 슬슬 터져나온다 싶을때쯤 가짜 계정들을 색출하여 삭제하고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곤 한다.
빅테크 SNS의 이런 행태는 중앙은행이 관장하는 법정화폐 시스템과 닮았다. 끝없는 양적완화를 용인하는 현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스팸성 가짜 계정의 생성을 어쩔 수 없이 용인하는 빅테크와 비슷하다. 너무 많이 풀면 미래 세대에 더 큰 청구서가 날아갈 것을 알면서도 당장의 이익을 위해 빚을 내는 형국이니 말이다. 돈을 풀어 문제를 틀어막는 경제는 결국 구조조정의 시기를 놓쳐 나중에 더 큰 규모의 돈으로 문제를 틀어막아야 하는 상황에 봉착한다. 그럴때마다 많은 국민들이 평생 일궈온 재산, 특히 예금은 통화량 증가에 따른 현금 구매력 하락으로 가치가 감소한다. 결국 국민들의 삶은 점점 피폐해져 간다.
SNS에 광고를 태우는 광고주도, 실제로 SNS를 사용하는 사용자도 모두 점점 더 가짜계정에 잠식되어가는 플랫폼이 주는 피해에 노출되어있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가짜 계정이 많다보니 구매 전환율이 예전만큼 나오지 않아 광고비를 낭비하게 되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의미없는 스팸성 홍보글과 가짜 좋아요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탈중앙 SNS 노스트르
최근 비트코이너들 사이에서는 탈중앙화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노스트르(NOSTR) 열풍이 불고 있다. 노스트르는 “Notes and Other Stuff Transmitted by Relays”(단문 및 기타 자료의 전달)의 약자로 쉽게 설명하면 탈중앙화된 SNS 플랫폼을 만들 수 있는 프로토콜이다. 플랫폼이 배라면 프로토콜은 모든 배들이 떠있는 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노스트르는 그 자체가 트위터나 페이스북같은 플랫폼은 아니지만 그러한 서비스를 만들어 올릴 수 있는 일종의 표준 규약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노스트르가 일반 SNS 플랫폼과 다른점은 바로 릴레이(Relays)라는 기술을 활용하여 탈중앙화된 시스템을 구축했다는데 있다. 노스트르에서는 서비스 계정을 만들때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ID와 PW를 설정하는 대신 공개키(Public key)와 개인키(Private key)로 사용자를 식별한다. 공개키는 남들에게 공유하여 내 계정을 팔로우하는 등을 요청할 때 쓰며, 개인키는 해당 계정이 내 소유임을 증명할 때 쓴다. 그러므로 개인키는 절대 외부에 공개해서는 안된다.
마치 비트코인 개인지갑 사용법을 연상케하는 이 방법은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보호해 주는 게 강점이다.사용자들의 개인정보와 행동정보 등 모든 데이터는 특정 기업의 중앙 서버에 저장되는것이 아니라 릴레이라고 불리는 별도의 노드를 운영하는 사용자들의 컴퓨터에 분산되어 저장된다. 나를 검열할 주체가 없다는 신뢰성을 바탕으로 노스트르의 사용자들은 안전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교류할 수 있다.
노스트르 기반 SNS는 중앙 서버에 고객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는 탈중앙 플랫폼의 특성상 맞춤 광고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용자의 직접 참여를 기반으로 한 보상 시스템을 운영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들은 콘텐츠 작성이나 좋아요, 댓글 작성 등의 활동을 통해 비트코인을 보상으로 받는다. 노스트르에는 수수료를 거의 들이지 않고 빠르게 비트코인을 송금할 수 있는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이미 창작돼 있다. 양질의 콘텐츠를 올리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면 할수록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더욱 더 활발한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노스트르는 탈중앙화된 시스템과 기존 SNS가 시도하지 못했던 새로운 보상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안전하고 보안성 신개념 SNS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 회사 HR 매니저처럼 오랜시간 공들여 만든 계정이 하루아침에 정지당하는 등 분통터지는 경험을 해본 사용자들은 더욱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더욱 더 고객 중심적인 경험을 누릴 수 있다.
현재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노스트르 기반 SNS 앱은 다무스(Damus)가, 그리고 구글 플레이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앱은 아메지스트(Amethyst)가 가장 대표적이다. 이 글을 끝까지 읽었다면 한번 다운받아 설치해보자. 그리고 아래 내 공개키 주소를 남겨 놓으니 팔로우해보기 바란다. 진짜 웹 3.0 세상이 이런것이구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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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프레드 테스트
1\. 서론 ====== 1.1. 레이어 1 순환매 장세 ----------------- 2020~2021년 이 시장에 새로이 진입하는 유저가 대거 발생하면서, 신규 크립토 시장 참가자는 네트워크의 **탈중앙화**와는 관계없이 **낮은 거래 수수료** 환경을 추구하는 경향 및 행동 (Behaviour)이 강하다는 의미 있는 교훈이 있었습니다. 이더리움의 레이어 1 블록 스페이스는 당시 투기 의욕이 강력했던 신규 시장 참가자들의 유입을 수용하기에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블록 스페이스에 대한 과부하는 가스 수수료의 지속적인 상승을 초래하였고, 평범한 시장 참가자들이 원했던 투기적 온체인 활동은 억제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바로 이더리움 블록체인 온체인 활동 및 TVL의 상당수가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 솔라나, 아발란체와 같은 다른 네트워크로의 이동을 촉진했던 원인이었습니다.  2021년 발생한 레이어 1 순환매 장세에서 관찰된 이더리움 TVL의 하락 물론 유동성 마이그레이션이 내포했던 것은 투기적 측면 외에도, 프로토콜 단 자체의 혁신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밸리데이터 세트로 구성된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합의 알고리즘, 연산 환경 (Execution Environments), 처리량/노드 하드웨어 요건 그리고 거래 완결성까지 걸리는 시간 (Finality Periods) 등 체인 매개변수에 관련한 논쟁이 지속되는 한 프로토콜 단에서 발생하는 혁신은 계속될 것입니다. 즉 이러한 멀티체인 패러다임이 계속되는 한, 소스 (Source) 체인 ~ 목적지 (Destination) 체인 간의 유동성 마이그레이션 및 임의의 메시징 활동을 용이하게 하는 브릿징 및 메시징 시스템에 관한 인프라가 가장 중요해질 것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인프라는 EVM과 호환 체인 뿐만 아니라 호환되지 않는 체인까지 모두 연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해당 개념을 포괄하는 **상호운용성 (Interoperability)**이라는 섹터는 특히 보안-지연 시간 간의 트레이드오프를 고려해야 하며 이에 따라 현재까지 가장 큰 규모의 익스플로잇이 발생하기도 한 결코 쉽게 정복할 수 없는 분야입니다. 위와 같은 서론을 배경으로 하여 본론에서 **(1)** 범용적 메시징 시스템 (Generalised Messaging Systems)의 중요성, **(2)** 물리적인 유동성의 마이그레이션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잠재력, **(3)** 옵티미스틱 롤업 (Optimistic Rollup)의 부상 및 블록 확정까지 소요되는 7일이라는 시간이 시사하는 브릿징 인프라의 중요성, **(4)** 시냅스 프로토콜과 레이어제로와 같은 새로운 범용적 메시징 시스템의 등장에 대하여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1.2. TCP/IP와 범용적 메시징 시스템 (Generalised Messaging Systems) -------------------------------------------------------- TCP/IP는 인터넷을 통해 네트워크 장치 간에 데이터가 전송되는 방식을 정의하는 일련의 프로토콜입니다. TCP (Transmission Control Protocol)는 인터넷을 통해 전송되는 데이터는 패킷의 형태로 전환되며, 적절히 지정된 주소로 라우팅 및 수신되어야 함을 정의하는 규약입니다. TCP 프로토콜은 인터넷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디바이스 간의 상호운용성에 대한 토대를 마련하였으며, 전 세계에 걸쳐 데이터를 원활하게 교환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즉, 상호 간의 연결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현대 세계를 뒷받침하는 가장 중요한 프로토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Transmission Control Protocol (TCP)에 의해 정의된 데이터 패킷 마찬가지로, 근래 인터넷 상에서 ‘웹 3’라고 불리는 새로운 형태의 애플리케이션 레이어를 뒷받침하는 프로토콜 또한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서로 통신하는 방식을 정의하는 프로토콜을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무허가 정보 교환”이 바로 TCP/IP를 정의하는 요소였던 것 처럼, 블록체인 또한 마찬가지로 자산의 무허가적 이동 및 서로 다른 체인에 있는 디앱 인스턴스 간의 메시징에 있어서도 동일한 수준의 상호운용성을 필요로 합니다. 현재 지속적으로 프로토콜 레이어에 대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동시에 이미 분리된 트랜잭션 연산 환경을 갖춘 이더리움의 롤업 로드맵을 고려해 보면, 범용적 메시징 시스템은 네트워크 간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프로토콜로서 가장 중요한 인프라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래는 상호운용성에 관한 논거(Thesis)를 만들어가며 참고될 논지입니다. > 만약 이미 현대 사회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는 TCP/IP Protocol Suite가 토큰을 가졌다면, 시장은 그 토큰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분리된 블록체인 네트워크 간을 연결하여 멀티체인 패러다임을 지지하는 프로토콜에도 비슷한 논리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2\. 상호운용성에 대한 논거 ================ 상호운용성 논거는 총 세 가지의 주장에 의해 의해 뒷받침됩니다. 그리고 자체적으로 이 세 가지 주장은 거의 사실이라고 확신하고 있으며 공리와 같이 여기고 있습니다. > **1.** 프로토콜 레이어에게 혁신을 바란다면, 새로운 네트워크를 생성해야 한다. 이것은 멀티 체인 패러다임을 뒷받침하는 가장 기본적인 공리이다. > > **2.** 이더리움 [롤업 중심 로드맵](https://ethereum-magicians.org/t/a-rollup-centric-ethereum-roadmap/4698) (Rollup-centric Roadmap)은 여러 개의 연산 환경 및 기존의 레이어 1에 걸쳐서 유동성의 파편화를 초래할 것이다. 옵티미스틱 롤업은 현재 가장 지배적이고 실제로 적용이 되고 있는 확장성 솔루션이지만, 자산을 인출하기 위해서는 해당 거래가 완결성을 갖추는데 7일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그 소요 시간을 우회할 수 있는 브릿지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이다. > > **3.** 디앱은 더욱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여 프로토콜 매출을 늘리기 위해 멀티 체인화를 추구하나, 현재의 멀티 체인 전략은 새로운 체인을 온 보딩 할 때마다 추가적인 프로토콜 인스턴스를 동반해야 한다. 때문에 프로토콜 유지 관리에 필요한 리소스가 증가하고, 새로 도입된 연산 환경/코드 베이스에 대한 공격의 여지가 많아지는 부작용을 수반하며, 유동성이 파편화되기에 사용자 경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한다.' 디스프레드 테스트' 포스트의 썸네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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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3 게임 토크노믹스 엔드게임
웹3 게임 토크노믹스 엔드게임 이상적인 게임 토크노믹스에 대한 생각 Disclaimer: 본 보고서의 저자는 본 보고서를 조사하거나 초안을 작성하는 동안 미공개 중요 정보 등을 이용하여 관련 토큰을 구매하거나 판매하지 않았습니다. 각 보고서의 내용은 해당 보고서의 각 작성자의 의견을 반영하고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제공되며, 토큰을 구매 또는 판매하거나 프로토콜을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목적으로 서술되지 않습니다. 이 보고서에 포함된 어떠한 내용도 투자 조언이 아니며, 투자 조언으로 해석되어서도 안 됩니다. Why blockchain? 작년 하반기 이후 ‘웹3 게임’, 특히 ‘게임 토크노믹스’를 중심으로 리서치를 이어왔으며, 크게 총 3편의 글을 출간했다. 1편: Do Dive into Web3 Game: 웹3 게임을 위한 평가 프레임워크 2편: Do Dive into Web3 Games: 토큰 경제와 콘텐츠 설계 3편: 웹3 게임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주로 엑시 인피니티(Axie Infinity)와 스테픈(Stepn) 등 시장에서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웹3 게임 프로젝트들을 중심으로 기존 P2E 시스템을 적용한 웹3 게임들의 실패 요인을 분석하고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서술하였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웹3 게임은 왜 블록체인을, 혹은 토큰화 자산을 도입해야 하는가? 이번 글은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웹3 게임 토크노믹스에 대해 논해보려 한다. 프레임워크 설정하기 웹3 게임 토크노믹스 논의를 위해 위와 같이 인게임 경제와 비즈니스 영역에서의 토크노믹스 두 가지 형태로 프레임워크를 설정하겠다. 인게임 경제 영역에서는 게임 플레이어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어떤 인게임 자산을 토큰화할 것인지, 발생과 소각 메커니즘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플레이어 경험을 어떻게 증진시킬 것인지가 핵심으로 취급될 것이다. 반면, 게임 외부인 비즈니스 영역에서의 토크노믹스는 프로젝트, 재단, 투자자 등 해당 프로젝트들과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토큰을 활용하여 어떠한 행동 발생을 유인할 것인지가 핵심으로 취급될 것이다. 인게임 경제의 경우 인게임 경제 영역에서 토큰화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자산은 크게 ‘재료(input)’와 ‘최종재(final goods)’로 구분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게임 상에서 플레이어들의 경제 활동은 다양한 재료를 생산 및 조합하여 최종재를 획득하고, 더 많고 질 좋은 최종재는 더 많은 양의 재료 자산을 생산하는 과정으로 정의된다. 웹3 게임의 경우에도 대부분 이와 같은 공식을 따르는데, 엑시 인피니티가 채택한 방식과 같이 재료 아이템을 FT(Fungible Token)로, 최종재를 NFT로 토큰화하여 인게임 경제를 구성하고,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더 많은 보상 수령을 위해 더 많고 질 좋은 최종재 NFT를 끊임없이 수요하게 만드는 순환 경제를 말한다. 대부분의 웹2 게임 경제는 게임 플레이를 통해 재료 아이템을 획득하고 자본 유입만이 가능한 폐쇄 경제 상에서 구동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밸런싱 작업을 통해 하이퍼 인플레이션 등의 인게임 경제 위협 요소를 억제하는 것이 (완벽히는 아니지만) 가능하다. 하지만, 웹3 인게임 경제 상에서는 토큰화된 재료 및 최종재 아이템들이 외부 시장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기존 인게임 경제에 비하여 문제가 아주 빠르게 발생한다(예: SLP 토큰의 가격 급등락 혹은 유통량 급증). 이는 이전 글에서 인게임 토큰이 가진 특성으로 인해 웹3 게임에 인게임 토큰을 도입할 의의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이(웹3 게임의 불안정성)는 다음과 같은 인게임 토큰의 특징에서 기원하는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 PvE 플레이를 통해 획득 가능: 별다른 조건 없이 일정 플레이 시간을 투입하는 것으로 토큰 획득이 가능, 다계정 혹은 봇에 의한 토큰 획득 경로로 악용될 가능성 존재 - 개방성: 인게임 생태계에 한정되어 상호작용하는 것이 아닌 누구든지 매매 가능한 개방된 환경에서 취급됨 게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인게임 토큰의 순발행량(발행량-소각량) 조정을 통한 지속적인 적정 가격 유지가 필수적이지만, 상기한 특징들로 인해서 토큰의 발행 및 소각처 설계를 통한 지속가능성의 도모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인게임 아이템을 토큰화시켜 자산 가치를 형성하고 유저들에게 소유권을 부여하여 자유로이 매매하도록 하는 방안은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든지 P2E 시스템으로 귀결하도록 만들며 지속가능성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인게임 경제에 토큰화 자산을 도입하면서도 지속가능성을 달성할 수 있을까? 다음과 같은 방안을 생각해 보자. 1안: PvE 플레이가 아닌 PvP 경쟁에 따라 한정된 양의 보상을 플레이어에게 지급 2안: NFT 형태로 주어지는 최종재 보상이 더 많은 재료 아이템 혹은 FT 보상을 야기하지 않도록 설계 대안 분석 1안의 경우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보상 풀의 크기를 한정시켜 놓은 후에 게임 플레이 성과에 따라 플레이어에게 토큰화 자산을 보상으로 수여하는 방식이다. 플레이어는 PvE 플레이를 통해서 보상을 획득할 수 없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고, 혹은 자본을 투입하여 타 플레이어와의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웹3 게임 중에서는 대표적으로 AXS 토큰을 활용하여 시즌별 보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엑시 인피니티’와 NCG를 중심으로 싱글 토큰 경제를 구축한 ‘나인 크로니클(Nine Chronicle)’이 이러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2안의 경우 최종재가 부가적인 인게임 자산을 생성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인게임 경제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인플레이션 요소를 배제하는 방식이다. 해당 대안 상에서는 최종재 보상이 더 이상 인게임 자산을 생산하는 기능을 갖지 않고 플레이어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심미적 기능에 한정된 쓰임새를 가진다. 대표적으로 최근 인기를 끌었던 트레저다오의 ‘더 비콘(The Beacon)’이 이러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더 비콘의 플레이어들은 게임 플레이를 통해 일정 조건을 달성하면 캐릭터 및 개인 공간을 꾸밀 수 있는 NFT를 얻을 수 있다. 한 더 비콘 유저의 캐릭터 및 방 풍경; 출처: 더 비콘 다만, 위와 같은 구조를 구축한다고 해도 결국 유저들에게 보상으로 주어지는 자산에 어떻게 가치를 지속적으로 축적시킬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선결과제로 작용한다. 인게임 경제 구조의 도입 자체로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재미나 경험을 증진시키는 효과를 발생시킬 가능성은 거의 존재하지 않고, 오히려 인게임 경제는 폐쇄적으로 운영하면서 게임 외부 환경에서 상호작용하는 거버넌스 토큰에 가치를 축적시킨 후 시즌별 유저 보상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인게임 토큰(FT 및 NFT)의 도입은 유저 경험의 증진과 지속가능성 달성 사이의 딜레마에 빠져있다. 게임 플레이를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의도한다면, 인게임 환경에 선진입한 유저들이 후발 주자들의 진입비용으로 수익을 얻어가는 폰지 구조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 지속가능성이 낮은 반면, 지속가능성 달성을 위해 인게임 환경에서 발생과 소각 시스템을 엄격하게 구성한다면, 기존 웹2 게임 환경과 같이 폐쇄적인 경제 시스템과 다를 바 없어져 토큰화 자산의 도입이 유명무실해지는 양상이 발생하게 된다. 리니지라이크 장르와 같이 인게임 환경 안에서 지속적으로 자본을 투입하는 계층과 게임 플레이를 통해 돈을 벌어가는 계층을 나누어 설계하는 방안도 제시할 수 있겠으나, 인게임 토크노믹스의 도입이 그러한 설계 구조에 어떠한 용이성을 더해줄 것이라 생각되지는 않는다. 결과적으로, ‘웹3 환경’에서 ‘토큰화 자산을 도입’하여 ‘인게임 경제를 구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우며, 차라리 기존 웹2 게임들과 같이 폐쇄적인 인게임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즌별 플레이 보상으로 거버넌스 토큰 혹은 NFT를 부여하는 방식이 실현가능한 웹3 게임 구조로 보인다. 이상적인 게임 토크노믹스 예시 상기한 인게임 토크노믹스의 부적절성으로 인해 게임 토크노믹스 설계의 주요 대상은 자연스레 게임 외부 영역으로 이동한다. 게임 외부 환경에서 토크노믹스를 적용함으로써 펀딩 과정을 용이하게 진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게임 프로젝트 운영에 있어서 투자자(Investor)와 플레이어(Player)들의 긍정적 행동을 유발하는 데에도 강점을 가진다. 토큰을 통해 다양한 집단에서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그들의 행동을 생태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현재 블록체인, 그리고 토크노믹스 도입의 가장 큰 이유가 될 수 있다. 생각해 볼 수 있는 토크노믹스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Investor <> Auction - 투자자는 토큰 옥션을 통해 게임 프로젝트에 자본을 제공하고 토큰을 구매 Investor <> Staking pool - 투자자는 보유한 토큰을 스테이킹 풀에 락업하고 스테이킹 보상 및 거버넌스 권한 등을 수령 - 게임의 KPI를 스테이킹 보상률과 연동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음 Player <> Game - 게임 플레이에 필요한 구독권이나 입장권 등을 토큰에 연동하여 플레이어들의 수요 창출 - 플레이어들은 게임 플레이 성과에 따라 토큰 보상 수령 Investor <> Market <> Player - 투자자와 플레이어들이 시장에서 토큰에 대한 수요 및 공급 형성 이와 같은 토크노믹스를 기반으로 다음과 같은 여러 장치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ve토크노믹스(by 커브 파이낸스) or 스테이킹 경쟁 게임(by Bridgeworld) - 스테이킹 풀에 토큰을 일정 기간 락업해야만 보상 수령 및 거버넌스 권한 획득이 가능 - 토큰 양뿐만 아니라 락업 기간에 비례하여 보상률 및 권한의 양이 증대 - 커브 파이낸스와 같이 여러 참여 주체들이 참여하는 플랫폼 비즈니스인 경우, 한정된 토큰 인플레이션 양을 두고 경쟁 구조 설계 가능 - Bridgeworld와 같이 스테이킹 시스템을 게임화 시켜 참여 주체들이 부스팅 기능이 있는 NFT를 끊임없이 수요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으로 설계하는 방법도 존재 일반적인 토큰 옥션을 진행하는 대신 프로젝트 기여도 등에 따라 토큰을 차등 분배하는 레트로액티브 에어드롭(Retroactive Airdrop) 방식 사용 Echelon Prime 사례 살펴보기 Echelon prime은 Paradigm의 투자를 받은 웹3 게이밍 플랫폼으로, 필자가 상기한 토크노믹스 구조를 PRIME이라는 싱글 토큰을 중심으로 유사하게 구현하였다. 플랫폼에서 구동되는 첫 게임으로 Parallel이라는 TCG 장르의 AAA급 게임이 클로즈드 베타 상태에 있으며,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성패를 판단할 단계는 아니지만, 안정적인 토크노믹스 구조를 가지고 있어 살펴볼 의의가 있다고 판단된다. NFT 세일과 Caching을 통한 토큰 분배 - Echelon prime은 특정 NFT를 스테이킹하면 NFT의 희귀도와 양에 비례하여 PRIME 토큰을 분배하는 ‘Caching’이라는 작업을 수행 - 프로젝트 측은 NFT 세일을 통해 자본을 모집하고 투자자들은 NFT 스테이킹을 통해 토큰을 수령 플레이어들은 PRIME 토큰을 게임 플레이 자산인 카드 NFT를 구매하는 데에 사용하고, NFT 보유량은 플레이 보상으로 주어지는 PRIME 보상량에 비례 - Echelon Prime 플랫폼에서 론칭 준비 중인 Parallel의 NFT를 PRIME 토큰으로 구매할 수 있고, 게임플레이 풀에 할당된 PRIME 토큰 보상을 플레이어들이 플레이 성과에 따라 수령할 수 있음 NFT 보유량에 따른 PRIME 보상비율 그래프; 출처: Echelon prime docs Parallel에는 PRIME 외에 Glints라는 인게임 통화가 있으며, PRIME으로 구매 가능하고 PRIME과 구분되는 역할을 수행 플레이어가 소요한 PRIME 토큰은 게임플레이 풀, 리저브 풀 등에 재분배되어 순환 딱 여기까지 필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게임 토크노믹스의 전형은 지금까지 소개한 바와 같다. 단일 토큰을 활용하여 투자자와 플레이어가 모두 상호작용하는 구조이면서, 토큰의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구조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토크노믹스가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은 딱 여기까지라고 생각한다. 게임 프로젝트의 성공은, 그 핵심 동력은 ‘어떻게 많은 게이머들을 끌어들일 것인지’이며, 이 목표를 위해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사항은 게임의 재미나 퀄리티, 그리고 밸런싱 및 마케팅 등의 운영전략이지 게임 토크노믹스 그 자체는 아닐 것이다. 인게임 토큰을 도입하는 방법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게임 토큰 도입, 더 정확히는 인게임 통화를 성공적으로 토큰화할 수 있는 방법이나 시나리오는 없을까? 필자가 생각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인게임 경제를 외부 환경에 개방하는 데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점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 인게임 경제 자체의 통화 인플레이션율이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인게임 통화의 발생과 소각(일명 ‘faucet and sink’) 비율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해야 하며, 인게임 통화의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에 미치지 않도록 운영 측면에서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두 번째로 인게임 경제를 개방하기 전에 외부 자본의 진퇴에 따라 경제 전체가 흔들리지 않을 만큼의 규모 형성이 필요하다. 이때 ‘규모’라 함은 인게임 통화의 시가총액 등의 양적 규모를 뜻하기도 하지만, 인게임 통화의 쓰임새의 다양성이 충족되어야 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는 Tascha가 UST 폭락 사태 이후 스테이블코인 비즈니스에 대해 설명한 조언 중 하나인 “상관관계가 적은 수요의 필요”와 맥락을 공유한다. UST를 뒷받침하는 것 외에는 LUNA의 사용 사례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디페깅 압력이 충분히 높은 경우 가격을 지지할 다른 수요가 없기 때문에 LUNA 가격은 0으로 밀려나게 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대부분의 법정화폐는 상업 및 무역과 관련된 비투기적 수요가 존재하고, 따라서 투기 세력에 의한 공매도가 심하더라도 통화 정책의 중대한 실수가 없는 한 가격이 0이 되지는 않는다. — 출처: ‘5 Lessons From Terra/Luna Fallout, for Future Stablecoin Designers, Investors, and Regulators’, Tascha 발생과 소각 메커니즘 — 이브 온라인(Eve Online)의 예시 이브 온라인은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MMORPG 게임으로 2003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장수 게임이다. 약 8,000여 개의 각기 다른 항성이 존재하며, 각 항성이 각기 다른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브 온라인은 탄탄한 인게임 경제를 구축한 것으로 유명한데, 일반적으로 많은 MMORPG 게임들이 과도한 인플레이션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인게임 토큰 도입을 고민하는 입장에서 모범 사례로 평가할 만한 대상이다. 이브 온라인 경제의 특징 이브 온라인의 경제는 인게임 화폐인 ISK를 중심으로 순환하는데, 실제 경제와 같이 통화량, 통화 속도, 물가 수준, 생산량 등을 게임사 측이 트래킹 및 분석하여 월별 리포트로 제공하고 있다. 현재 2003년 서비스 이후 ISK 총공급량은 약 8배 증가했으며, 실제 경제에서 달러 M2 통화량이 2000년대 초반에 비해 약 4배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굉장히 건전한 수준의 가상 경제가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2017–2023년 이브 온라인 ISK 통화 공급량 추이; 출처: 이브 온라인 월별 경제 리포트 달러 M2 공급량은 2000년대 초반에 비해 약 4배 상승; 출처: FRED 지속 가능성이 높은 이브 온라인의 경제 시스템은 크게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보통 MMORPG의 경우 캐릭터 성장에 따라 안정적으로 더 많은 인게임 통화를 수급할 수 있는 환경을 특징으로 한다. 하지만 이브 온라인상에서는 그러한 환경이 제공되지 않으며, 거의 모든 곳에서 PVP(유저 간 전투)가 가능하고, 캐릭터 사망 시 아이템이 소각되는 메커니즘을 통해 자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구조를 유도하고 있다. 월 정액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PLEX’라는 구독권의 개념을 가진 아이템을 주기적으로 결제하여 게임 플레이를 이어나가야 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봇을 이용한 무분별한 ISK 생산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진다. PLEX는 인게임 아이템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를 통해 ISK를 획득하여 구매하는 방법도 존재한다. 무료로 이브 온라인을 플레이하려는 플레이어들은 ISK를 생산하여 타 플레이어들이 판매하는 PLEX를 구매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거래 수수료 명목으로 ISK가 소각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거의 모든 아이템이 플레이어에 의해 생산되고 거래되며, 게임사는 NPC 보상을 통해 통화량을 조절하는데에 집중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디스이즈게임에 게재된 한 게이머의 글을 참고해 주길 바란다. 인게임 통화를 토큰화한다는 것은 이브 온라인을 운영하는 CCP 게임즈는 이브 온라인 생태계 내에서 발생하는 ISK 총 공급량 추이, 모든 생산물의 가치, ISK의 통화 속도, CPI(Consumer Price Index) 및 PPI(Producer Price Index) 등의 물가 수준을 수치화하여 월별 리포트로 공시하고 있다. 2023년 2월 이브 온라인 생산, 파괴, 채굴 가치 추이; 출처: 이브 온라인 월별 경제 리포트 2023년 2월 ISK 통화 속도; 출처: 이브 온라인 월별 경제 리포트 2023년 2월 이브 온라인 CPI 분석; 출처: 이브 온라인 월별 경제 리포트 위와 같이 인게임 생태계의 통화, 생산물, 물가 수준을 모두 수치화하여 분석하고 운영 기반으로 활용하는 일은 지속가능한 경제 시스템 구축에 있어서 중요한 일이다. 경제의 구성 요소를 아주 단순하게 살펴보면 위 화폐 수량설과 같이 통화량(M), 통화 속도(V), 물가 수준(P), 총 생산물 가치(Y)의 총 4개의 요소로 분해해 볼 수 있는데, 인게임 경제 요소 분석을 통해서 전체적인 시스템을 조망하고 게임사 측은 통화량 조절(M 변수 조정)을 통해 인게임 경제를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구축해 나갈 수 있다. 결국 인게임 통화를 도입하고 운영한다는 것의 의미는 게임사가 인게임 경제를 책임지는 작은 중앙은행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귀결한다. 개방 경제로의 이행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인게임 통화를 성공적으로 토큰화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선례가 존재하지 않아 방법론을 주장하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방법은 다음과 같다. 물론 앞서 설명한, 인게임 경제의 규모나 인게임 통화에 대한 다양한 수요 형성이 이미 선결되었다고 가정하겠다(다양한 수요란 인게임 통화가 개방 경제에서 다루어지더라도 투기적 수요 외에 (주로 인게임 상에서) 거래 및 소비 등 다른 목적의 수요를 보유해야 함을 의미한다). 인게임 경제를 폐쇄 경제로 출범 - 우선 인게임 경제가 출범할 당시에는 폐쇄 경제로 출범할 필요성이 있다. 충분한 경제 규모가 달성되지 않은 상태의 인게임 경제는 개방 경제 환경에서 대규모 자본 움직임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거나 인게임 화폐의 쓰임이 투기적 수요에 치중될 위험이 높다. - 따라서 게임 출시 당시에는 자본의 유입만을 허용하는 폐쇄 경제로 출범하되, 인게임 경제 규모에 따라 인게임 통화를 토큰화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마치 유니스왑(Uniswap)의 ‘fee switch’ 개념)을 명시해 두는 것으로 충분하다. 토큰화 이후 관세의 적용 - 인게임 통화가 토큰화되었다면, 통화의 유출에 대한 관세가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개방 경제 도입 이후에도 인게임 경제는 전체 시장에 비해 여전히 작은 수준일 것이므로 통화 유출에 대한 높은 관세를 적용하고, 경제 규모 성장에 따라 거버넌스를 통해 관세를 점진적으로 낮춰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게임사는 왜? 이처럼 인게임 토큰을 도입한다는 것의 의미는 진정한 의미의 ‘메타버스’, 즉 가상의 국가를 형성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취급될 수 있다. 그렇다면 게임사들이 이러한 과정을 수행할 동기는 존재할까? 가장 명시적인 동기는 가상 경제의 규모가 현실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인게임 토큰을 도입하고 안정적인 메타버스를 구축하게 되면, 인게임 경제를 현실 시장과 연결시킴으로써 게임 경제 가치를 시가 총액 등으로 수치화하여 표현하고 그 가치를 게임사에 투영시킬 수 있다. 또한 게임의 금융화, 즉 인게임 통화 및 자산을 이용한 금융 상품을 개발하고 운용할 가능성도 있을 수 있으나, 너무 막연한 사례이므로 단순히 언급하는 정도로만 줄이겠다. 마치며 지금까지의 논의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게임 토크노믹스는 인게임 경제에서 도입하는 경우 당위성을 거의 찾을 수 없고, 게임 외부에서 투자자와 플레이어 간의 상호작용에 있어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인게임 토큰을 적용하려는 경우, 실제 현실 경제와 매우 유사한 가상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경제 규모 성장에 따라 점진적으로 개방 경제로 이행하는 시나리오가 필요할 것이다. 게임 토크노믹스의 의의는 플레이 경험이나 재미의 증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게임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자와 플레이어의 긍정적 행동 유발에 있다. 게임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의의를 인게임 경제에 대한 토크노믹스 설계를 통해서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속가능성은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고 돈과 시간 등 자신이 가진 자원을 투입하려는 의도를 보일 때 달성될 수 있으나, 인게임 경제에서 이것이 가능한 경우는 겜블(Gamble) 장르의 게임 외에 거의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웹3 게임의 영역에서의 토크노믹스는 이 글에서 논의한 수준 이상으로 크게 발전시킬 가능성이 남아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진부하지만 원론적인 얘기로 돌아가 블록체인이라는 툴이 게임과 게이머의 경험에 기여할 수 있는 본질적인 부분에서 논의를 이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Immutable Game Studio의 VP를 역임하고 있는 Derek Lau의 글에 나타난 블록체인이 게임에서 사용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언급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겠다. 블록체인이 실제로 게임에서 사용될 수 있는 방안들 — Derek Lau 글에서 발췌 플레이어에게 소유권 및 거래 가능성 제공 - 아이템 제작, 거래 등의 행위를 합법적으로 수행 가능 희소성이 있는 디지털 상품 만들기 - 게임 아이템 희소성을 투명하게 증명 가능 소유권에 대한 기록으로 사용하기 - 게임 아이템에 대한 거래 기록 확인이 용이 게임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해금 - 아이템 거래 수수료 징수, 토큰 및 랜드 세일 등 비즈니스 모델 다양화 게임 생태계의 모든 참여자 간의 인센티브를 조정 - 게임 생태계의 모든 참여자가 게임의 발전으로 인한 이익을 공유 가능 게임 개발자에 대한 기금 모금 방식을 다양화 - 일반적으로 게임 개발을 지속하기 위해 기금을 모금했던 방식에서, 게임 내 자산 판매를 통해 초기에 자금 조달이 가능해짐 제3자가 게임을 기반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허용 - 게임 플랫폼 위에서 프로젝트 주도가 아닌 제3자가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것이 가능 <참고 자료> Echelon prime docs coldplunge, Twitter thread Eve online, Monthly Economic Report — February 2023 DeftCrow, 이브 온라인의 경제가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 Derek Lau, Blockchain game design: analysis of opportunities and design challenges DeSpread — Website | Twitter | Telegram | Facebook | Dashboard 디스프레드는 건전한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는 2019년 창립된 웹3 및 블록체인 전문 컨설팅 기업입니다. 디스프레드는 대중에게 양질의 소통과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올바른 크립토 생태계를 안착시키고자 하는 사명을 갖고 있습니다.' 웹3 게임 토크노믹스 엔드게임' 포스트의 썸네일